공원 사수 대작전
황두진 지음 / 반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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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사수 대작전은 통의동에 살고 있는 건축가 황두진 님이 쓰신 공원의 기록에 대한 책입니다.

보통의 책이 사람이 주인공이지만, 이 책은 통의동 마을마당이라는 작은 공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저자가 공원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개인적으로 경복궁과 청와대를 들러 지하철 타러 효자로를 따라 내려와본 적이 서너 차례 있기에 통의동 7-3번지 마을마당을 지나쳐본 적이 있지만 그 공원이 이토록 많은 부침을 겪으며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공원에 대한 시선이 주로 빨리 개발해서 멋진 건물을 지어 공간을 활용할 대상으로 보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간혹 뉴욕의 공원인 센트럴파크의 모습을 보면 공원 그 자체도 멋지지만 공원 내 비치되어 있는 벤치를 기부자의 이름이 붙어있어 시민들에게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는 모습을 봅니다.

런던의 하이드파크, 켄싱턴파크, 파리의 마르스공원, 틸뤼르 정원등 주요도시들에 방문했을 때, 공원에서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 도심 한 가운데 있는 공원은 그 자체로 도시에 활력을 가지게 해주는 청량음료와도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공원에 대한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그 공원에서 않아 책도 보고, 커피나 차도 마시고, 햇빛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 많았으면 합니다.

 

이 책을 읽고 우리 집 주변의 작은 공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고 공원에 대해 아끼는 마음, 공원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책의 주인공인 통의동 마을마당은 통의동 7-3번지에 위치한 419.3 제곱미터 (127)에 공시지가가 554만원에 이르는 경복궁의 영추문 맞은편에 위치한 공원입니다.

이곳은 청와대가 경복궁의 오른편 삼청동 쪽의 안가로 사용할 주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대토교환으로 민간에 소유권이 넘어가게 됩니다.

 

이 소식을 접한 저자 황두진 님을 비롯한 주변의 시민들은 공원을 사랑하는 모임(공사모)를 조직하고 공원을 공공장소로 남아있을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책에서는 서울시가 다시 민간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하여 등기부등본에 소유주가 변경되기까지의 험난했던 여정을 1부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공사모 회원들은 공원을 지키기 위해 플랜카드를 설치하고, 공원앞 서명대를 설치해서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서명을 받고 이를 기본으로 해서 각종 공공기관에 탄원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공사모 회원들은 공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청소를 비롯해서 황두진 님( 이 책의 저자이자 통의동 마을마당 바로 옆에 거주하고 작업장 겸 건축사무실인 목련원대표)과 주변인들은 시낭독회, 마라톤대회(비록 3명이지만)를 비롯해서 이 공원에 대해 기록과 언론에 알리고,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 통의동 마을마당을 알립니다.

 

청와대가 이 토지를 매각한 후, 나라는 탄핵정국에 들어서게 되고 촛불집회가 여러 차례 열리면서 공사모의 활동에 커다란 사건이 일어나는데요.

촛불집회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게 되어 박원순 님은 이 공원을 다시 서울시가 매입하려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우리사회의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언급하는데요. 오랜 경험으로 저자는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해 이야기 합니다.

 

박원순 시장과의 만남 이후, 서울시는 이 공원을 매입하는 절차에 들어가고 서울시의회에서 예산이 통과된 후 통의동 마을마당은 다시 공공의 소유로 돌아옵니다.

 

2부에서는 통의동 마을마당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공원이전에 그 땅은 분명 다른 용도가 있었을 텐데요. 통의동 7-3번지는 70여 년 전 서울에서 건축회사가 드물었던 당시 마종유라는 건축가의 한옥 주택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이곳 효자로는 청와대로 들어가는 입구인 효자로에 위치한 관계로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우리 역사의 증인이 되기도 하는데요.

 

가장 극적인 부분인 마을마당 앞이 4.19 혁명이 일어나서 성난 시위대가 광화문에 집결한 후 청와대로 진격할 당시 경찰과 대치하였던 곳이었던 겁니다.

 

이제 통의동 마을마당은 서울시의 소유로 돌아와서 공공소유지의 공원으로 기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공원을 사용하고 가꾸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공원은 이용함에 따라 우리에게 추억을 만들어주는 장소입니다.

 

이 책을 읽고 통의동 마을마당에 대한 나에게도 추억이 생겨, 다음 경복궁을 방문하게 되면 영추문은 나와 이 공원에 앉아 또 다른 추억을 더하고 싶습니다.

 

공원을 지켜내느라 오랜 시간 노력한 황두진 님과 공사모 회원분들, 그 외 공공기관 관련자들의 노력에 감사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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