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인의 시선 - 연대보다 강력한 느슨한 연결의 힘
김민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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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눈길을 끄는 김민섭님의 경계인의 시선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일찍이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대리사회라는 책을 써서 8년간의 대학 생활 중 박사과정을 중단하고 대리운전기사 뿐만 아니라 맥도널드 아르바이트도 경험하고 동시에 작가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먼저 '경계인은 어떤 사람일까?' 누구를 말하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저자는 자기 소속감이 강하지 않는 사람이고 그렇다면 나를 포함한 다수의 사람들이 경계인이 될 수 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자는 우리사회의 수많은 경계인이 있지만 그 중 제일 가장자리에 위치하는 경계인은 '청년'이라고 합니다. 한 세대 전에는 가장 활기차고 미래를 선도하는 청년이라는 세대가 현재는 'N포 세대'가 되어 결혼, 취업, 출산을 포기하는 구조적 문제를 겪어내고 있는 세대라고 합니다.

 

책을 읽는 두세 시간 동안의 저자와의 만남은 우리사회 청년들이 겪고 느끼는 어려움이나 견해에 대해 기성세대로서 헤아리지 못한 부분들이 많다는 뜨끔함을 느꼈습니다.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대학생활 동안 최선을 다하는 청년들이 모습이었습니다.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가 벌어지고 있는 동안 학과 수업을 받아야 원하는 학점을 얻을 수 있고 앞으로 취업과 조교로 지원했을 때 불이익이 없을 수 있다는 점은 부모님 세대보다 가난할 수 있는 첫 세대인 청년들이 느끼는 위기감을 공감했습니다.

 

저자는 대학에서 8년이라는 시간을 학생, 대학원생, 조교, 시간강사로 보낸 만큼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과 교수와 조교에 관계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학이라고 하면 교수들과 학생들만 주체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 완충 지역에 대학원생과 시간강사라는 경계에 위치한 있는 사람들 있었습니다. 이들에게 벌어지는 사건 중 스캔 노예사건”,“인분 교수사건은 이들이 가지는 법적지위는 얼마나 취약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15시간 이상 한 대학에서 강의(근로)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시간강사들에게 건강보험이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미 법률에서 정하고 있다. 법의 정의로움이나 노동자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지적하기 이전에 시간강사는 법이 버린 존재. -56p

 

결혼을 해도 마음 놓고 혼인신고도 못하고 미룰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이들을 구조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에서는 대학원생들의 연합이 만들어져 목소리를 내고 있고, 시간강사법안이 통과되었지만 이를 두고 이해관계가 얽히는 사람들로 인해 찬반입장이 팽팽하다고 합니다.

 

2장은 청년과 아재의 경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청년을 지나 어른이 되면서 이제껏 느끼지 못한 어른세대로서 그들이 느끼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83년생이라서 가장 열심히 응원하고 젊음을 발산할 수 있었던 2002년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그 때를 경험한 모든 이들에게 즐거운 기억을 불러일으켜 줍니다.

광장에서 모여 전 국민이 하나 되어 대한민국을 응원하던 모습은 국민의 응집된 힘으로 나타나고 이는 다음에도 우리사회에서 중요한 시점에 국민들이 뭉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3장에서는 연대하는 사회 느슨함과 긴밀함의 경계라는 부분입니다.

서로에 대해 더 강력한 연계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느슨한 연결을 강조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는 언젠가 느슨한 연대를 주장했다. 평소에는 잘 알 수 없지만 어떤 일이 있어 잡아당기면 비로소 팽팽해지는, 느슨하지만 결국 연결되어 있는, 그래서 곧 만날 수 있는 그러한 관계가 있다. 나는 그와 느슨하지만 긴밀한 끈을 서로 붙잡고 있다고 믿는다. -210p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이 느슨한 연결의 힘이라는 점입니다. 연결이 되어 조직으로 나아가야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고 사회를 변화할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책을 읽는 시간동안 즐겁고 슬프고 처량한 마음이 들었고 한편의 드라마를 본 느낌입니다. 이제껏 알지 못했던 시간,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의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상적입니다. 저자는 심야버스를 타는 대부분이 대리기사라는 점, 지하철 운영시간이 끝나고 청소를 시작하는 사람들, 새벽 첫차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밤을 요정의 밤이라고 전합니다.

 

경계인의 시선은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가지도록 격려합니다

 

-인물과 사상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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