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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종말, 그 너머의 세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미즈노 가즈오 지음, 김정연 옮김 / 테이크원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자본주의의 종말, 그 너머의 세계>는 일본 경제 관료 출신의 두 경제학자가 쓴 책이다. 1부와 2부에서 각자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글, 세계경제지표에 비추어서 본 일본경제로 본인의 주관적 글을 제시했고, 3부는 두 학자의 대담으로 구성된 책이다. 개인적인 관심은 1,2부에 집중되었다.
1부는 경제적 지식에서 도출되는 산식 등을 통해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큰 틀에서 선진국 수준이라 인식되는 일본의 경우조차 자본주의의 핵심 기능인 '수집'(자본수집 -> 자본의 효율적인 자기증식의 작동)적 매커니즘이 초저금리라는 인류 역사상 초유인 상황에 당면해서는, 더이상 금리에 따른 이자가 제로로 하방하는 현실 등 자본이 더이상 이윤의 자기증식(은행 이자)을 못하고 있다는 미즈노 가즈오 교수의 문제인식은 조금이지만 이해가 되었다. 전술했듯 1부 분량 중 중간 부분의 계산식 외에는 자본주의의 태동(12세기)부터 1971년 닉슨쇼크로 막다른 자본주의까지 미즈노 가즈오 교수만의 역사적 지식에 기반한 자본주의의 시대 종말에 대한 규정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미스터 엔(일본 경제 통화인 엔화를 지칭)'이란 별칭을 가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교수의 2부 내용을 보기 전에 1부 전체내용에 대한 느낀 점을 말하면 아직은 세계경제에 대한 식견이 부족한 나이지만 세계 2차대전 전후 형성된 전후질서가 흔들릴 때 일본, 독일의 고성장에 대한 고강도 자세를 취한 '플라자 합의'에 대한 미즈노 교수의 인식이 그리 불편하지 않고, 신중세시대 등 그의 고전적인 견해는 신선했다. 특히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일본과 같은 저성장의 고착화,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증가속도의 심각성은 <자본주의의 종말, 그 너머의 세계>를 읽는 동안 불쑥 불쑥 떠오른 생각이었다.
2부는 1부에 비해 좀 더 계량화된 통계지표를 활용해서 일본의 풍요를 부각(80년대후반부터 2000년까지 1인당 소득은 세계최고수준)시키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교수의 시각을 볼 수 있었고 내용도 (다루는 내용의 주제는 무거웠지만) 대체로 쉬웠다. 그래서 별다른 내용은 없었던 것 같다.
일본어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나로서는 비록 저자의 수고를 통해 좋은 책을 읽는 시간은 누렸지만, 원서를 읽는 능력에 대한 로망이 절실함을 또 한번 느끼며 이만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