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성주의 - 미국이 낳은 열병의 정체
모리모토 안리 지음, 강혜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반지성주의는 엄밀히 말하면 낱말 그대로의 의미는 현재 반지성주의라는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 이 책 <반지성주의>를 읽고나면 알게 되지만 여러 가지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먼저 첫째, 미국이라는 나라의 태생적, 본원적, 기원적 측면에서 볼 때 그것이 토양이 되어 지금까지 발전해 온 것이 '반지성주의(Anti intellectualism)'이다.


  둘째, 결론부터 말하면 구세계(유럽)의 전통적, 세습적으로 특권이라는 '계급과 의식'을 전유해온 귀족들을 타파하는 주의이다.


  셋째, 이러한 특권의식이 일종의 지식층(인텔리)과 권력이 결합하는 현상을 '평등'이라는 미국적 기독교(개신교)(감리,침례,장로교파)의 정신을 방법삼아 타파하려는 주의이다.


  넷째, 셋째까지는 긍정적 면모만 보이지만, 미국 (정신)문화사적으로 책을 접근할 때에는 이것이 미국적 환경(토양)과 결부되면서 유럽 지적 전통에서 '이탈' 내지는 '새로운 개척'을 하는 과정이 종교적으로 열등감의 발로였다고도 본다.


  다섯째, 이러한(중세가 없는, 개신교의 역사만 있는, 더 나아가 신교의 신교가 존재하는, 또 제정분리를 헌법에 명시한) 미국에서 자란 교회의 교세확장 및 전도방법은 성서해석주의에서 어찌보면 변질한 리바이벌리즘과 기업 비즈니스의 결합이다.


  <반지성주의> 책은 반지성주의의 형성과정을 유럽보다 더 경건해 보이는(공표한 무신론자는 정치를 하기 힘들고, 과학이 고도로 발전했지만 진화론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이다) 미국이 제정분리를 표방하고 있는지 등 개인적으로 미국을 바라보는 하나의 패러다임이나 틀을 제시했다고 보아 인상적이고 크게 유익했다.


  하나 사족을 달자면, 그렇게도 종교가 세계관과 현실세계를 지배했던 유럽과 미국 중 어떻게 그토록 미국에서는 지금에 (종교) 설교와 전도가 볼거리(쇼), 즉 감각적 극대화에 몰두하는가란 개인적 물음을 풀어주기도 했다.

  쉽게 말해 막말하고 거친 언사를 내뱉는 (자수성가형) 트럼프 美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이라는 지적 엘리트를 꺽은 현상은 이 책의 저자 모리모토 안리에 따르면 미국 정신사 '반지성주의'의 역사적 계보의 하나의 연장에 불과하다는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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