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상상력 - 지나간 백년 다가올 미래
김정섭 지음 / Mid(엠아이디)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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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한 역사가가 말했듯 과거 역사를 거울삼아 오늘의 현재를 이해하는 방편으로 삼을 수 있다. 여러모로 이 책은 책을 읽고 싶었던 동기와 책을 통해 얻고자 한 목적을 기대한 만큼이나 얻게끔 해주었다.

 

  미소 냉전 당시 초기엔 미국의 핵무기가 사정거리 우세로 소련에 앞섰으나 점차 소련이 맞대응하면서 우위가 사라졌고 이에 동반한 결과가 나토의 일원인 유럽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소련의 핵미사일에 상시 노출된 것이었다. 여기서 이들 유럽국가의 안보상황은 오늘날 북한핵에 위협받는 한국의 안보상황으로 바꿔 생각해 볼 수도 있고(챕터4), 독일의 통일과정에서 서독 사민당의 내독정책과 냉전 말 기민당 집권시 콜 총리의 통일정책으로 이어진 그 일관성을 볼 때,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수권정당이 바뀔 때마다 폐기되다시피 하는 이전 정권의 통일정책을 생각하면 깨달을 점이 많다는 사실은 책의 서문에서 제기하는 팩트이기도 하다.(챕터10)

 

  국제질서에서 패권국에 대한 부상하는 도전국의 등장은 고전적인 물음으로 오늘날 부상하는 중국 역시 같은 맥락으로 바라볼 수 있다. 비록 중국이 과거 제국시절(18C 이전)에 현상유지라는 지역패권을 추구하기 위해 훗날의 19C 영국, 20C 미국과 달리 관용적이고 비군사화적 전략으로 목표를 달성했다지만 역동적인 역사적 조류로 인해 중국이 미국에게 '신형대국관계'를 제시하고, 또 대외기조가 '도광양회'에서 '주동작위'으로 변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제 1도련선을 넘어 제 2도련선으로 확장하려는 전략, 남사군도, 시사군도를 점거해 군사긴장을 유발하는 것은 또 과거와는 다른 시각의 해석으로 보아 지게 하기도 한다.(챕터7)

 

 

  신선한 새로운 관점이자 개념을 접했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접하기 힘들 것 같다. 바로 '동아시아의 다자적 안보체제'이다. 현재 동아시아(광의에서 한,중,일,동남아)를 규율하는 다자적 안보체제는 과거에도 또한 지금도 없다. 저자분의 설명에 따르면 지금까지 없었고 이는 과거를 세계사적으로 볼 때 그럴만한 이유도 일정 있으리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를 전망하면 비록 불투명하기는 하나 없으리라고 볼 수는 없을 듯하다. 기존 아세안+3 정상협의체가 있지만 EU(유럽연합)처럼 경제,통화,정치,안보가 통합된 공동체는 그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과 역사적 비극, 난관을 발판 삼아 탄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EU의 성장과정을 책으로 느끼면서 당시 우리 한국 지식인이 느꼈을 충격을 새삼 깨닫게 된 듯하다. 그리고 더 앞서 탄생한 UN(국제연합)은 더욱 비장미를 느낄 수가 있었다. 오늘날 흔히 우리가 든든한 지원군으로 느끼는 UN이, 우리 대한민국 국가안보의 중심축에 위치해 기능하는 UN이라는 '집단안보'의 개념과 그 전쟁억제력이 거저 생겨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이상적으로 역사를 반성한 결과 있어서는 안될 전쟁(제1,2차세계대전) 역설적으로 있었지 않고서야 (UN이) 존재할 수 없었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에 이르고 나면 오늘날 우리를 위협하는 전방위의 모든 대상국가들이 냉혹하게도 가벼이 인식할 수 없다는 이 엄중한 현실이 몸 깊숙이 파고들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나로서는 우리나라의 대외전략의 기조라는 빅픽처를 구상하지는 못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국제정치라는 것이 큰 틀에서 국가가 대외적으로 추구하는 분명한 입장과 메시지를 견지한 상태여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강대국들은 이미 자신있고 분명하게 실행하고 있다. 이른바 대외정책을 각 개별 국가와의 관계, 즉 양자관계로써 잘게 쪼개서 보지 않는 것이다. 이는 작은 시야와 사안에 매몰되지 않고 보다 큰 국면, 그리고 핵심이익을 상정해 조망하는데서 시작한다

 

  <외교상상력>은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강의 3년 차에 이광형 대학원장의 제안으로 강의실 밖 더 넓은 독자층과 그 내용을 공유해보라는 제안으로 계기가 되어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독자로서 이론과 역사라는 창을 통해 국제정치를 바라보는 시각, 지난 100여 년간 오늘의 세계를 있게 한 역사적 사건, 평화와 위협이 상존하는 시공간에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보다 큰 국면을 조망하고 미래를 희망적으로 그려갈 수 있는 힘을 전해준 이 책에 저자님과 출간에 힘써 주신 모든 관계자 분들께 감사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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