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팔사략 - 쉽게 읽는 중국사 입문서 현대지성 클래식 3
증선지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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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팔사략이 정작 중국이 아닌 (근대) 조선에서나 일본에서 널리 읽혔다는 것은 조금 놀라운 사실이었다.  이는 관찬(官撰, 관청에서 편찬함)이 아닌 증선지 개인이 그 어떤 사연으로 찬수(撰修, 책을 저술함)하였음이 미친 배경도 있었을 듯하다. 여하튼 본 십팔사략은 중국 정사(正史)로 인정되는 사건을 시간 순으로 에센스만 담고 있기에, 십팔사략의 저술시기로 중국 24사(史)가 대개 그렇듯 급변하는 대외환경(십팔사략의 경우 송말원초, 宋末元初)에 쓰여진 사서(史書, 역사서)로써 삼황오제(三皇五帝)라 불리는 전설시대부터 송말원초시대까지 역사를 통독하기에 긴요하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원전(BC) 3천년 전부터 송나라가 이민족 칭기즈 칸이 이끄는 몽고족으로부터 멸망되는 1279년까지, 4천년에 달하는 방대한 시기의 역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  십팔사략을 펼쳐서 보게 되면 알게 되겠지만 역사 서술에 있어서 정사(正史)만을 다룬 사서가 취하는 형식의 서술로 볼 수 없는 측면으로 들 만한 것이 있다. 통속적인 이야기체라는 점에서 쉽게 술술 읽힌다는 점은 특징적이지만 채담과 채록이라는 과정에서 부정확한 기술(記述)이 개입될 여지가 남아있게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관청이 아닌 개인이 편찬했기에 사실(史實)의 취사선택에 있어서 정확성을 담보하기에 무리가 따르는데, 이 점은 중국 현지에서는 평판이 좋지 않았던 이유가 된다.

 

  십팔사략은 여하 간에 예부터 우리가 중국의 역사를 보다 쉽게 접근하는 데에, 입문 교재로 사용되어 왔다. 본 책이 제시하는 삶의 자세와 그 방향성, 또 매끄러운 편역에서 오는 가독성은 이 책이 십팔사략의 취지(초보적 역사교과서)와 목적을 우리 실정과 현실에 맞게 활용하는 데에 있어 보다 나은 길을 닦도록 한, 실용적인 책이 되게 한 요소라고 본다.

 

  십팔사략을 읽게 되면서 좀 더 이른 시기에 읽는 기회가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비록 통속적으로 역사를 기록했다는 인상도 있었고 다른 사람의 편역을 읽어보지 않아서 그런 면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내가 읽은 책은 옛 선인의 지혜와 리더십에 관한 측면을 가미한 책이었기에 그런 면에서 옛 중국의 역사의 큰 줄기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을 모색해보는 시간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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