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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ㅣ 뫼비우스 서재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차일드44>는 1932~33년의 수백만의 아사餓死자를 낳은 우크라이나 대기근의 참상을 생생하게 묘사해내며 묘한 흥분감과 긴장을 유발하며 시작한다. 나는 <차일드44>를 읽으며 소설의 구도나 캐릭터에 대해 개별적 특성에서 스릴러作적 존재감을 찾으려 하기보다 이 소설이 불러온 반향 - 영미권에서 과거 적대시했던 대상국가의 사회체제와 그 내부모순을 들추어 낸 - 을 생각하며 책의 전반부를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 이러한 접근방식은 문학(소설)이 독자에게 우회해서 제시한 즉,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에 관심과 촉을 집중한 것 이었다 - 읽는 내내 사회전체를 관통하며 흐르고 있는 체제 안의 무거운 분위기를 - 경직된 사회분위기라기 보단 체제유지를 위한 조직이 구조적 모순에 빠진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 사회근간을 유지해야할 국가의 공식 비밀조직이 아이러니하게 사회 안과 밖의 경계를 넘나들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모순과 그에 기인한 폐해(혁명정치로 포장했지만 실상은 공포정치와 지도자 우상화, 지위에 따라 형식적으론 평등사회지만 실질은 계급사회)가 조성한 공포와 암묵하는 분위기를 - 빤하게 드러내고, 암시하는 대목에서 많은 인민들의 억눌림, 즉 압제, 강압적 이미지를 떠오르게 했다. 이 소설에서 부분 부분, 대목 대목마다 작가가 은연중에 전하는 - 정확히 말하면 어떤 감정조차 섞이지 않은 관찰자로서의 객관적 시각에서 대상을 묘사한 것에 불과하지만 - 1950년대 시기 소비에트연방의 국가정의와 국가를 원활이 운영키 위한 당위적 목적을 뒷받침하는 국가이성의 무결점을 완수하라는 소비에트연방의 카르텔을 말하려고 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체제의 무결함의 허점을 역으로 찌르고 들어오는 스토리 전개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차일드44>에 대한 정보를 여러 경로로 들은 연후에 책을 읽게 됐지만, 구체적으로 내용을 보면서 느낀 것은, 경우에 따라 생사여탈권을 진 국가체제에게서 눈 밖에 난 주인공이 대의에 의거해 악전고투를 감내하며, 다시 국가체제에 의해 회생하는 과정 속에서 인물에 대한 내밀한 심리묘사와 인물 간 갈등을 첨예하게 표현해 낸 것에 감정이 이입되었다는 것이다. 워낙에 작품 속에 드러난 '사회체제'를 향한 문제의식과, 주인공을 비롯한 인물이 겪는 다양한 사건들로 인한 감정의 극적 변화를 현실적이게 잘 표현하고 있어 실제의 사건이라는 느낌을 들게 했는데, 역시 상상과 실화에 기반했다는 - 허구와 현실을 넘나드는 - 것을 알고 난 후 작품 속 여러 극적인 구성을 위한 장치들이 잘 작동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