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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화가들은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 - 아름다운 우리 땅 그림 순례, 도원을 꿈꾸다 조선 땅을 만나다
이태호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이 책은 두 챕터로 나누어져 있는데, 저자 이태호 교수는 먼저 첫 번째 챕터에선 진경산수화의 오해와 진실을 제대로 알려주며 진경산수화의 시방식視方式과 화각畵角에 따라 진경산수화를 정의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최고의 진경을 가진 금강산의 의미와 금강산화, 최근 20C 의 금강산화를 들면서 정립한 전경산수화론을 완결짓는다. 두 번째 챕터에선 진경산수화를 개념화해 창시한 겸재 정선, 겸재 일파로 김윤겸, 사생화가 정수영, 진경작가 김홍도, 선구자 한시각, 문인이자 사생론자 신익성을 조명해 차례로 구분해 진경산수화 시대에 개성적인 화법을 구사한 다양한 화가들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이 책 제목 ‘옛 화가들은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 라는 물음에 답을 내리면, “우리나라는 중국 송,명 시기의 북종화법을, 그리고 명 시기의 강남지방에서 발생한 남종화법을 수용하여 우리 땅을 그렸다. 17C 까지만 해도 이러한 경향이 강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17C 엔 우리 고유의 화풍이 나타나는, 그런 선구적 시도가 존재했기는 하나 그 존재성은 미약했다. 시기적으론 18C 에 들면서 조선 특유의 화풍이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이는 300백년 만의 쾌거라고 할 만한데, 새로운 사조의 등장으로 이는 정선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답을 내리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우리나라의 진경을 화폭에 담으려는 우리 자연에 대한 크나큰 관심과 고찰과 사유가 부단히 요구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18C 이후 회화사조의 변화의 획을 그은 겸재 정선의 개인 약력부터 비롯해 ‘인왕제색도’로 대표되는 그를 설명하는데 그는 대표적 수를 볼 때 조선 이래 300년 만의 쾌거라고 불릴 만 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그에서 시작해 단원 김홍도를 거치기까지 겸재와 단원 사이의 낱낱이 분석한 화풍 차이로 몇 가지 제시한다. 예를 들면 대상물의 배치에 따른 구도의 차이나 진경을 구현하는 과정의 차이로 들 수 있겠다. 예의 후자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아래 문장에서 그 실마리를 뽑아볼 수 있을 것인 즉,
단원 김홍도는 정선에게 부족했던 현장사생의 사진 개념과 심사정에게 결핍되었던 폭넓고 고량한 시각을 보완해 자기 양식을 완성한 것이다. - 본문 中 138p
겸재 정선은 사실적 진경을 담았다기 보단 그 시각적 경험에 의존한 기억에 근거해 머리로 재해석한 그림에 가까웠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한편 겸재와 단원은 ‘사실정신’에 입각해 조선후기 회화에 끼친 공로는 지대하다고 할 수가 있다.
저자 이태호 교수의 고견을 보면 두 가지로 특질적 학문성과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첫 째는 진경으로서 금강산이라는 민족적 영감을 주는 이 산의 위상을 대변하는 것으로 문예창작의 요람으로서 금강산은 이름모를 화가로부터 시작해 겸재의 ‘금강전도’에 이어 소정 변관식에 이르기까지 회화소재로 계승되어져 오고 있다는 것, 이 것을 한민족 통일의 염원과 절묘히 엮어냄으로써 강조하는 바이며, 두 번째는 단원 이후의 진경산수화의 계승과 관련해 단원이 끌어올린 진경산수화가 문예분야 외에도 정치, 경제, 사회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요컨대 패러다임이었던 성리학이 순리에 따라 포스트 성리학 시대로 이행되는 시점에서 탈성리학시대로 이끄는 한 견인차가 될 수도 있었음을 피력하는 대목이다. 조선식 화풍이 꺽임과 세도정치를 거쳐 후성리학이라는 아쉬운 역할과 위상에 머묾은 저자와 더불어 나 또한 공감이 간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일반인은 모르는 진경산수화의 실재한 대상을 반영한 정도와 저자가 카메라와 그 각도로 설명하는 그림의 구도 등이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