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
레몽 드파르동 지음, 정진국 옮김 / 포토넷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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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랑... 다소 요즘 방랑에 대해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저자 레몽 드파르동의 방랑에 대한 인식에서 방랑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기존의 방랑과 비슷한 이미지이지만, 방랑 Errance이라는 단어의 어원에서 좀 더 구심적이고 구체적이고, 명확함을 찾아 방랑의 부정적 의미엔 치우지지 않은 것이 그것이다. 그는 강한 자의식이랄까 아니면 프랑스인 특유의 천성 내지는 기질이랄까 설명하기는 모호한 그 어떤 것을 책에서 본 것 같다. 그래서 전체적인 감상평을 적는 게 어려워 책의 구성과 간략한 순간적 느낌을 적어본다.

 

  <방랑 ERRANCE>은 1~5로 구성되어 있다.
  방랑1에서 저자는 자전적으로 자신의 과거 행적(클로스트르사건, <산 클레멘테>등 등)을 담담히 얘기한다. 그가 당대에 활약한 무대를 보면 좌파성향인 르몽드, 리베라시옹 쪽의 언론지에 가까웠던 것 같다. 레몽 드파르동은 인생에서 보면 늦게 이름을 얻은 사진작가이지만 그를 설명하는 이력에는 화려한 수사가 뒤따르는데 그는 <방랑 ERRANCE>에서 반세기 넘게 자기 분야에서 쌓은 그리 대단치 않은(그의 인식에 따르면) 사건, 작품들의 이면과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한다. 그는 다큐멘터리영화로 활동범위를 넓히는데 이 분야에도 애착이 강한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는 사진집이나 다큐멘터리 제작에서 그의 특종적 보도사진을 생산한 일화와는 좀 다르게 ‘지극히 충격적이지 않고 정적인 것’을 필름에 담는데 이러한 레몽 드파르동의 경향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방랑2에서 그는 자신의 정체를 서서히 밝힌다. 자신은 사진을 대하면서, 사진가의 사명을 말하면서 자신을 포장하거나 변론, 옹호하거나 엄호하지 않는다. 다른 사진가들처럼 자기 존재가치를 치장하고 극대화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이 사회의 이슈, 논쟁거리, 특종에 기대지 않는다고 담담히 얘기하면서 그 자신감을 드러낸다. 이러한 자신감은 옮긴 이도 언급하지만 (말이 장황해지는지 모르겠다) 프랑스 문화인(지성인)을 보며 드는 인상처럼 그것에서도 비롯되는데 프랑스인의 특징이 집단이 지향하는 그 어떤 가치만큼이나 개인의 자유(개인의 극대화된 자유), (또는 이기적일 수도 있는...)를 인식하는 태도에서 기인하지 않는가 싶기도 한다.

 

  방랑 3~5에서 레몽 드파르동은 자기를 어필하는 대목에서 A도 아닌 B도 아닌 중간이라는 말을 몇 번 하는데 이는 방랑5에서 언급한 ‘중간지대’와 연결되는 듯하다. 이것은 이것도 저것도 둘다 조금씩은 그에게서 내재되었지만 겸양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이건 지극히 개인적 시각으로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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