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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태니커 : 잠들기 전 5분 잠 이야기 - 잠에 관한 놀랍고 재밌는 사실들
재키 맥캔 외 지음, 에이미 그라임스 외 그림, 강수진 옮김 / 한솔수북 / 2022년 6월
평점 :
잠을 많이 자고 나면 뭔가 손해를 본 느낌이다. 특히 늦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는 하루가 다 사라져 버린 듯한 낭패감에 빠질 때도 있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며 잠 못드는 밤이 늘어가며 제발 잠이 찾아와주길 기다리는 불면의 새벽이 늘고 있다. 인생의 시기마다 잠을 자는 시간은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대부분 삶 전체의 1/3~1/4을 차지하는게 바로 이 잠이고, 잠의 질에 따라 삶의 질도 달라지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잠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듯한 그림책이 나왔다. 이걸 그림책으로 봐도 될까 싶을만큼 두께가 엄청나고 그 분야 또한 방대하다. 방대한 분량인만큼 글과 그림에 참여한 작가 수도 많다. 이 많은 양을 세세하고 꼼꼼하게 홀로 번역한 우리나라 번역가의 노고가 크게 느껴진다. 그런 노고 덕분에 나는 이렇게 잠과 관련된 수많은 정보를 재미있으면서도 쉽게 얻고 있으니 그저 감사할 뿐이다.
잠 이야기라면 그저 자장가나 잠에 관한 몇 가지 기록들, 침대의 역사 정도가 들어있을 줄 알았는데 이 책은 그렇게 잠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분야를 넘어서 동물들의 잠, 우리가 잠자는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 잠과 관련된 여러 생태 이야기, 밤에 보이는 별자리와 달 이야기, 낮과 밤을 만들어 내는 태양 이야기 등 인문학부터 생태와 천문우주까지 다루지 않는 분야가 없다. 그런데도 책의 내용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 건 곳곳에 숨어 있는 유머와 간결한 서술들 덕분이다. 핵심 내용을 담으면서 정보의 양으로 질리게 하지 않는다. 그래도 워낙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어 다 읽고 나면 알게 되는게 정말 많다. 아하, 오호 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재미와 지식이 함께 들어오는 책이라고나 할까?
<헤어질 결심>이라는 영화가 장안의 화제다. 두 번, 세 번 보는 사람도 많다고 하고 나도 두 번 봤다. 그 영화의 큰 소재 중 하나가 불면과 잠이다. 1시간에도 47번씩 깨고 불면 때문에 잠복근무를 일부러 하는 남자 주인공을 깊이 재워줄 수 있는 여자주인공. 그 비법은 잠들기 전에 들려주는 일종의 마인드 컨트롤처럼 들려주는 이야기와 호흡 맞추기다. 잠을 잘 잘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인데 그걸 줄 수 있는 사람이니 얼마나 소중한 존재겠는가?
이 책은 잠을 잘 잘 수도 있게 해주고, 잠과 관련된 다양한 상식도 준다. 이 책의 한 챕터만 따로 떼어서 자기만의 작은 책을 만들어봐도 좋을 거 같다. 특히 10쪽과 11쪽이 말해주듯 자는 사이에 감정도 가라앉고, 기억 속에 저장도 하고, 심장의 건강도 지켜준다는 소중한 잠을 위해 잠자기 전에 핸드폰 화면이 아니라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해야겠다. <잠들기 전 5분 잠 이야기> 중 아무데나 펼쳐서 꼼꼼히 보다 자면 더 좋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