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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문법
박민혁 지음 / 에피케 / 2025년 12월
평점 :
나에게 소중한 기억은 무엇일까"
"사랑은 결국 기억의 한 형태다"
“아버지가 나를 데려갔던 수많은 공간, 가족과 함께했던 그 시간들이 모여 나 혼자 속으로 품었던, 내 안에서만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생각의 조각들이 실제적 경험과 맞물려 더욱 성숙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는 가족이라는 품 안에서 크고 깊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 사람이에요. 과정에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떤 가치를 우선시 하며 살 것인지에 대한 질문의 씨앗을 내면에 심었다고 합니다.
아빠와 함께 한 여행 이야기는 정말 아름다워요.
“집안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 늘 책을 가까이하던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매일 밤, 내게 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던 시간들. 나는 늘 질문이 많았지만, 어머니는 귀찮아하지 않았다.”
잠들기 전 함께 이야기꽃을 피웠던 어머니와의 시간을 보내며 저자는 '진짜 대화'의 의미를 새겼을거에요.
“어머니의 모습은 내 안에 남았다. 끊임없이 배우고, 멈추지 않던 사람. 그래서 나도 지금 여전히 배움을 좇는다. 아이들은 부모의 모든 것을 보고 배운다. 그건, 변하지 않는 진리다.”
큰 저자가 아름다우면서도 단단한 사랑을 했던 이유가 책 곳곳에 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참 건강한 사람이구나' 느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한 모든 시간 속에서 나는 〈사랑>이란 게 무엇인지 배웠다."는 글을 통해 저자가 가진 사랑의 깊이를 알 수 있었어요.
“보이지 않는다고 빛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지금 어둠 속에 있을 뿐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당장은 초라해 보이고, 비참하고, 하찮아 보여도, 지금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빛나지 않는 게 아니다. 우리는 모두 빛나는 존재다.
저자 부부는 과학 선생님이에요. 책에 '과학하는 사람의 입장에 서도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는 모두 실제로 일종의 전자기파, 즉 빛을 내뿜고 있는 존재이다'라고 부연 설명되어있어요. 우리답게, 나답게 빛날 때 더욱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어요.
“공군사관학교를 택하며 다른 대학을 포기했고, 퇴교를 택하며 사관생도의 삶을 포기했다. 독일에서의 삶을 선택하며 한국에서의 삶을 포기했고, 다시 부모의 품 안에서 아들로 사는 것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한 사람의 남편으로 살기로 선택했다.“
이렇게 멋지고 근사한 '포기'는 처음 알았어요. 사실, 그것은 포기가 아니라 '선택'이지요. 저자는 많은 선택에서 단 하나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에 대한 가치와 자신 을 삶의 중심에 놓았던 이유입니다.
“이 사람과 결혼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누구와 결혼을 하겠어.
그 밤, 나는 깊게 잠들 수 있었다. 깊고 평온한 잠을.”
☘️ 아니, 오십을 앞 둔 결혼 24년차 두 아들의 엄마인 저를
이렇게 ‘심쿵'하게 만들어도 되는겁니까, 작가님??
“나는 지금도 믿는다.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고귀하다는 것을. 마음을 살리는 일은 목숨을 구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그래, 나 참 잘 살아왔구나. 내가 내린 선택이 옳았구나.”
☘️ '사람의 마음을 살리는 사회이기를 소망한다'는 저자의 바램처럼, 저 또한 사랑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음을 믿어요.
삶의 흔적이 녹아 있는 기억을 떠올리는 일' 기억의 문법은 '사랑'임을 되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에피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