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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편 - I'm a loser
혼다 다카요시 지음, 서혜영 옮김 / 책에이름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료타의 왕따 탈출기. 세상의 많은 소심한 사람 중에 자신의 말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또 어떤 사람의 놀림감이 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익숙해져서 자신도 모르게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료타 역시 그런 사람의 하나였습니다. 그가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주 소박한 생각 대학을 가게 되면 왕따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그를 괴롭히던 사람을 피해 어떻게든 대학을 들어가지만 생각지도 못한 그 괴롭힘의 주인공이 같은 학교에 입학을 하고 입학하자마자 다시 시작되는 괴롭힘의 연속, 무의식 속에 단련된 몸은 하타케다의 주먹과 발을 본능적으로 방어하고 맞아주고 있었습니다. 피하거나 버티면 더 아프게 맞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료타는 수많은 괴롭힘 속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터득한 몸의 반응이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복싱 챔피언인 도모이치는 그의 본능적인 방어 기술을 확인하고 이 대학의 특이한 동아리 정의의 편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면서 료타는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여느 젊은이처럼 연애도 하고 학교 내에 문제가 되는 일들을 처리하면서 자신감을 찾아가게 됩니다.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구성하면서 료타의 자신감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이 이야기는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가지게 하는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정의의 편이라는 동아리는 막강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으로 스스로 가입을 원한다고 해서 가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일정한 특징 즉 남을 굴복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이 모임에 가입요건은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을 합니다. 료타는 어떻게 가입을 할 수 있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왕따를 당하면서 수 없이 맞아왔던 자신의 몸이 날아오는 주먹을 스스로 피할 수 있음에도 아프지 않게 맞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피하고자 하면 피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던 것이죠, 료타는 몰랐지만 도모이치는 그 능력을 발견하고 그의 재능을 꺼내줍니다. 좋은 친구는 자신도 몰랐던 장점을 스스로 찾아가게 하는가봅니다.
이야기의 구성도 무겁지 않고 명랑 소설 같은 느낌을 주고 있지만 작가는 료타의 행동 속에 무언가를 담으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절대 권력을 표방하는 정의의 힘 이라는 단체 즉 학교 내에서 어떤 모임이나 동아리도 건드릴 수 없는 절대 존재의 힘이 평화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의문과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결국 료타는 그 들과 다른 방식으로 정의의 힘을 세상에 표현하고 싶어 하면서 그들과의 갈등을 나타나게 합니다. 또 다른 방식은 부와 권력이 가진 힘입니다. 료타에게 생긴 명품 시게를 바라보는 여자 친구의 고백은 어쩌면 하찮은 물건에 움직이는 사람의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인지도 모릅니다. 이런 에피소드의 구성 속에서 작가는 그래도 건전한 방법으로 청춘들을 이끌어 갑니다.
직접 부딪히고 아파하고 깨지면서 그래도 시도하고 도전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속된말로 지질한 료타가 그렇게 성장해 가는 과정이 하나의 멘토가 될 수 있게 그리는 것 같습니다. 즐겁게 읽을 수 있고, 에피소드 역시 긴장감도 있어 느슨함도 없습니다. 이야기에 집중해서 읽어도 좋고 그냥 속에 담긴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의도이든 읽은 사람의 상상이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