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치미교 1960

사건 치미교 1960
문병욱 지음 / 리오북스 / 2016년 1월

사이비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느끼는 것이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이성적이지 못하게 그런 종교에 빠져들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종교가 가진 특성을 감안 하더라도 사람의 심리와 죽음 공포에 대한 심리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궁금하기도 하였습니다. 백백교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작품을 만들었다는 이 이야기는 백백교의 교주인 용해를 같은 인물로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사건의 본질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사이비 종교의 탄생과 사람들이 그에 현혹되고 어떻게 교세를 확장시키며 교주의 욕심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건의 얼게는 일본 강점기의 생체 실험을 하였던 부대의 소속이었던 해용의 해방 후 행적에서부터 시작을 합니다. 일제 강점기 일본군 장교로 있었던 해용은 일본 패망 후 한국에 들어와서 살기를 원하지만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들의 배척으로 산골 깊은 곳으로 숨어 들어가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합니다.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기도 하지만 깊은 산골에서 의학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그 곳 사람들은 해용의 의학적 지식, 비록 고칠 수 없지만 진단이나 병명을 알아내는 것만으로도 해용을 존경하고 따르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의 존경은 해용에게 따른 힘을 갖기 위한 빌미를 제공하고 이로 인해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기 보다는 굴림 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탄생한 종교가 치미교 이며 이렇게 형성된 조직은 자신의 재산을 모두 헌납하고 한 곳에 모여 사는 종교 집단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인간의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해용은 전 국민을 상대로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주특기인 생체실험 부대의 경력을 살려 위험한 모험을 시작하게 됩니다.

전반적인 이야기는 사이비종교의 생성과 성장 그리고 몰락의 길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펙트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사건의 구성이나 시간의 조합역시 멈춤 없이 읽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사람들의 맹목적인 믿음이나, 집단 내에서의 구조적 갈등이나, 권력을 위한 무모함과 잔인함까지도 묘사는 정확합니다. 시나리오 작가라는 저자의 경력에 맞게 잘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그럼에도 이야기의 흐름은 사건을 전개하는 하나의 맥락과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의 전개로 인해 사건의 긴장감과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순 구성을 따르고 있고 생각하게 합니다. 반전 혹은 여운이 남는 것 보다는 하나의 잘 구성된 사건 위주의 영화 한 편의 느낌이 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의 약한 감성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많은 곳에서 존재한다고 봅니다. 이런 이성적이지 못한 행위와 유혹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은 바른 생각과 자신을 존중하는 자존감이 바탕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지금도 어디서 인지는 모르지만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지 않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죽음에 대한 공포 혹은 병에 대한 두려움이 더 자신을 약하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