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게, 여행중독 - 여행의 유통기한을 늘려주는 사소하면서도 소소한 기록
문상건 글.사진 / 더블:엔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세상을 다 돌아본다고 하여도 또 다른 곳에서는 내가 모르는 세상이 있을 겁니다. 지금 내 현실이 퍽퍽하고 힘들다 하여도 또 다른 결정은 다른 사람을 위한 어떤 행위가 아니라 나를 위한 이기적인 생각을 가진다면 지금 바로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장 그렇게 하기는 어렵겠지만 생각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내 인생의 작은 정거장에서 새로운 모습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다니던 직장을 떠나고 다시 직장에 들어가고 그리곤 허전함을 잊을 수 없었기에 떠난다는 사람들 그리고 돌아와서의 미래는 어떤 식으로든 현실이라는 압박이 있을 수 있겠지만 히말라야를 오기위해 30년을 준비했다는 사람이 결국 그 곳에 와서는 힘이 없어 그 산을 오르지 못하는 그런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떠나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문상건이 그런 사람이겠지요. 그래서 부럽고 그의 길에서 단상을 경험하고 싶은 것은 실행가지 못하는 소심함의 변명이겠지요. 그렇게 떠난 여행길에 그가 경험한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그리고 저에게 남겨준 기억은 무엇이 있었을까? 고민을 해봅니다.

 

여행기를 읽어 보면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여행지의 새로운 환경 그리고 풍경을 보면서 나를 생각해 봅니다. 떠나오기 전 나의 생각과 이방인으로서 새로운 곳에서 그 단상들을 되새기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고 방향을 찾아오는 여행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여행은 사람을 중심으로 합니다. 그 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마음속으로 스케치하며 그들의 친절과 삶에 중점을 맞추는 것에 이야기의 기둥을 끌어가는 여행기기 있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색적인 경치와 유물에 방점이 맞춰져 있어서 그 유물 혹은 장소가 가진 이야기에 중심을 맞추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여행기가 있었습니다. 로마 혹은 프랑스 등의 여행을 통해 유물 미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이야기가 대표적인 것 같습니다. 그럼 이 책은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까요? 전문작가라고 하기에는 조금 서툰 느낌의 작가는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담아냅니다. 적은 돈으로 여행을 해야 하는 작가의 심정에서 더 많은 것은 얻으려는 현지의 생활인과의 맞닥뜨림이 인상 깊게 남아있습니다. 아마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아닐까요? 바가지라는 이름의 호의를 슬기롭게 넘긴 작가의 이야기는 어쩌면 생소한 첫 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만 여행지에서 만난다면 여행은 다시 떠나고 싶은 그런 행위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호의를 베풀고 같이 나누고 추억을 나누어 주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역시 작가의 여행에 큰 역할을 합니다. 아쉬운 점은 숙제하듯 요약 정리하여 기억을 정리해 놓았다는 점이 걸리는 군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맛깔스럽게 정리하였다면 딱딱한 느낌이 덜 했을 것 같습니다.

 

여행은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하고 희망을 가지게 하며 때로는 꿈을 가지게 합니다. 현실을 잠시 떠나 현실을 마주하는 그 곳에서 어쩌면 일상의 여행 역시 작은 것에서 출발하지 않을까 합니다. 문상건과 함께하는 작은 여행 속에서 우리는 다시금 여행의 의지와 희망을 불태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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