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경석의 술술 읽히는 한국사
최경석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10월
평점 :
한국사를 그렇게 배우고도 지금 새로 읽으면서 참 새롭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렵고 힘들고 외워야하는 국사가 아니고 그냥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정리해서 그림으로 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국사를 배울 때 이건 꼭 외워야 해 하는 것들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흐름상에 어느 위치에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 같네요. 초기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를 지나서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 그리고 조선까지의 역사를 흐름에 따라 읽어 보고 정리하고 그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보았던 유물들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어요.
고조선을 지나 삼국 시대로 오면서 삼국의 강성한 시기를 조금씩 기억하면서 광개토태왕, 장수왕을 생각하고 충주의 중원고구려비를 생각해 보았어요. 조그마한 길 한편에 자리하고 있었던 조그마한 비를 바라보고 국사 시간에 그렇게 외웠던 비석인데 조금 초라해 보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도 떠오르고, 신라가 강성한 시기에 세워졌다는 단양 적성비 역시 온달산성인가 그 산성 꼭대기 어디쯤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느 휴게소 뒷문으로 따라 올라가면 있었던 비석이야기 역사의 한 장명을 만들었던 것인데 그렇게 의미 없게 바라보았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발해와 고려, 드라마의 한 장면을 떠오르면서 광종의 숙청정치를 떠오르지만 왕권과 신권이 항상 존립해온 우리의 역사를 본다면 강력한 지도자가 있어서 고려를 존속하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고요. 그 후 힘겹게 외웠던 정방정치의 무신정권 원나라의 침공으로 충자 돌림을 써야 했던 시기의 아픔을 생각해 보기도 하고요. 고려라는 나라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하고 조선에만 집중했다는 것이 못내 아쉽기도 하네요. 2000년 정도 되는 역사를 흐름에 따라 정리하는 것은 어렵지만 어렴풋이 흐름을 정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네요.
저자가 현직 교사여서 그런지 한국사에서 배웠던 내용들 위주로 이야기가 나와서, 솔직히 이야기하면 죽어라 외웠던 기억이 있었던 것들의 의미를 알게 해줘서 오히려 좋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아쉬운 부분들은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버릴 수가 없네요.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가 누군가의 의도에 따라서 변화되고 외곡된 것이라면 어쩌면 우리는 잘못된 기록을 가지고 정설로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조선전기 정도전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그리고 태종 이방원을 바라보는 시선을 어떤 것이 옳다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자신만의 시각을 가지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만들어야 하는 것인데. 사실에 가설을 들이밀고 들이민 가설에 상대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요즘의 어떤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같이 고민해 보아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뉴스가 후손들에게는 역사가 될 터이니 말입니다. 현실의 뉴스가 왜곡되고 의도된 것이고 누군가의 의지에 따라 포장이 된 것이라면 우리의 후손은 그들을 옳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역사는 과거의 기록을 바라보는 시선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우리를 옳게 바라보는 잣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