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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둘리지 않는 힘 - 셰익스피어 4대 비극에서 '나'를 지키는 힘을 얻다
김무곤 지음 / 더숲 / 2016년 1월
평점 :
셰익스피어가 던진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을 그의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햄릿을 우유부단의 표본으로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의 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분석한 저자의 눈에는 매우 치밀하고 추진력 있으며 그의 내면의 갈등은 이미 한 방향으로 정해져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햄릿은 모든 사람들이 기억하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로 귀결되어 있지만 이 말이 나오기까지의 내면을 살펴보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오랜 기억 속에 과제를 하기위해 읽었던 이 인물들 햄릿 호레이쇼 맥베스 리어왕들의 모습이 가물거리는 지금 다시 그들을 만나는 즐거움은 새로웠습니다. 셰익스피어가 던진 글 속에 담긴 인간 군상의 욕심 혹은 그들의 욕망 속에 숨겨져 있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던져 준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아니 사물을 주위의 지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르게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책의 제목이 셰익스피어를 주제로 하고 있음에도 휘둘리지 않는 이라는 명제를 던진 것이 글을 대하는 사람들의 속 뜻을 알아가는 방향을 제시하고 싶은 저자의 의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자가 바라보는 이 들의 모습은 어떤 시선을 하고 있었을까?
먼저 햄릿은 치밀한 사람임을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왕위를 빼앗기고 어머니의 부정을 통해 권력의 힘에 눌려 살아온 그에게 그는 호레이쇼의 도움을 받아 복수를 생각하고 차분하게 아버지의 억울함을 밝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길에서 삶과 죽음의 선택은 자신의 정당성을 알리고자하는 한 일관된 선택이었으며 그 것을 전달하고 기억하는 일은 자신을 믿고 따랐기에 같이 죽음을 선택하려 했던 호레이쇼에게 맏기고 그는 그 뜻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간간이 들어간 작품속의 이야기와 현실과의 비교는 현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데요, 저는 이 부분에서도 많은 공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잘못된 권력과 그 권력에 붙어사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리어왕의 기억은 좀 재미있는 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리어왕은 권력에 취한 실패한 왕이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만이 부른 비극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절대 권력 밑에서 모두 순종하고 따르고 원하는 답을 대답하지만 그의 손에서 권력이 떠났을 때 딸들 만져도 그의 부당함을 거부하고 그 시절의 기억으로 돌아가기 무서워서 반기를 들게 됩니다. 현재의 모습을 살펴보면 절대 권력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슬프게도 순종적인 사람들을 원하는 권력의 맛을 알아 버린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맥베스는 또 어떤가요. 무자비한 권력과 탐욕의 표본이지요. 하지만 이에게 모티브를 제공하는 등장인물이 있습니다. 그냥 흘려 읽었다면 지나가는 사람 정도로 인식하겠지만 숨어있는 맥베스의 욕망에 불씨를 당기고 그의 생각에 정당성을 부여해 준 것은 마녀들이었습니다. 그냥 흘려가는 말이라고 치부해도 되었을 말을 맥베스에게는 당위성을 부여해 주고 그가 가진 숨은 욕망에 불씨를 당기게 합니다. 인간의 마음은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고 절제 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질문이 아니었나 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햄릿이나 리어왕 그리고 맥베스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마음속에 담겨져 있는 속마음을 읽어 내고 다스리지 못 한 것이 비극을 불러오는 단초가 되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자가 제목으로 끌어온 휘둘리지 않는다. 라는 말이 여기서 의미를 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이든 자신의 의지와 절제 그리고 총명한 판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고전이라 말하는 셰익스피어의 명작 속에서 찾아낸 사람의 마음을 다스리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 아니었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