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과 물 배수아 컬렉션
배수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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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하고 무지한 나의 문학적 세계관에 또한번 질타를 당하는 경험을 하도록 만들어준 작품집이다.. 당췌 몽환적인 느낌만이 내 머릿속을 빙빙 돌며 작가가 무얼 얘기하는 걸까를 고심하면서 책을 읽었는데 결국 내 나름대로의 결론을 이끌어낸 것이 바로 전혀 알 수 없음에 대한 찬미... 한마디로 아름답고 깨끗한 느낌... 바로 그것이었다.. 


내 안에 들어있는 또다른 그 무엇과의 처절한 싸움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그 새로운 나를 더욱 보듬고 다듬어서 보석 같은 나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배수아 작가가  7년 만의 소설집 <뱀과 물>을 펴낸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읽었다. 작가는 어린 시절(소녀 시절)로 독자를 안내하면서 우리들 스스로의 과거를 회상하게 해주는 안내자 역할도 동시에 해냈다는 느낌이다. 작품 속 어린 시절은 '비밀스러운 결속'과 환상적인 시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는 책 소개란의 말처럼 여리고 순수한 것과는 동떨어진 일들. 부모의 부재, 그들을 찾아 떠나는 길, 무거운 가방, 눈이 내리거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날들과 같은 무참히도 아련하고 심오한 스토리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무구한 시절을 거쳐 성인이 된 뒤 혼탁해지는 것이 삶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스스로 느끼기에는 아직까지 세상의 연륜이 더 필요하겠지만, 미리 이 작품을 통해 내 자신을 내다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이 작품들의 매력이 아닐까한다. 그러므로 작가가 말하는 어린 시절이란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한순간 한순간을 심적으로 느끼고 고통의 몸부림 속에서 자기자신을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서 아련한 과거와 현재를 조화롭게 융합시킬 수 있는 건 아닐지..  배수아 작가의 '시간의 실체'를 비틀어 펼친 몽상적 세계의 완전히 새로운 문법으로 작품에 미끄러져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이 작품의 평가에 높이 공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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