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색깔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아빠와아이스크림만큼이나 좋아하는 호랑이를 보러 가는 날. 제일 좋아하는 엄마 대신 엄마보다 모든게 서툰 아빠와의 하루를 보내게 되는 선아.둘의 하루가 아무일 없이 평범하게 마무리 되었을까요?^^세상에서 가장 든든하고 가슴 따뜻해지는 이름을 떠올리면 고민없이, 지체없이 엄마를 외쳤을 거예요.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엄마와 같은 삶속에 풍덩 뛰어들었으니전보다 엄마를 더 많이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엄마와 딸의 이야기가 아닌 아빠와 딸의 이야기가 왜 그렇게 반가웠을까요?아마도 나의 딸이 아빠와 데면데면 한 사이가 아닌 애정 넘치는 친한 사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지금은 아빠만 바쁜게 아니라 엄마도 바쁜,부모 모두가 바쁜 시대이기 때문에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그리 특별할 것이 없는 시대인 것 같기도 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가정이 아빠를 엄마보다 불편해 하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모성애가 아이를 낳자마자 생기는 것이 아니듯부성애도 마찬가지겠지요.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크지만어떻게 놀아줘야할 지 몰라 쉽게 다가가지 못하겠다고 하는 아빠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보면요. 사랑이 시작되는 것은 쉬울지 모르겠지만 그 사랑을 지키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아이들은 눈치 백단이라 누가 자기를 사랑하는지 덜 사랑하는지 금방 알아차리기 때문에 끊임없이 사랑의 마음을 표현해줘야만 해요.방법이 서툴다 할지라도요.엄마 아빠 모두 함께 보내는 시간처럼엄마 혹은 아빠와 단둘이만 보내는 시간도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시간을 함께 보낸만큼 추억도, 사랑도 켜켜이 쌓이고 그 기억으로 아이들은 행복한 사람으로 자랄테니까요.<아빠와 호랑이 버스>에 나오는 선아처럼 처음에는 엄마가 아니라 싫었지만 나중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보다 호랑이 보다 아빠를 좋아하게 될거예요.그러니 더 늦지않게아이의 마음에 아빠에 대한 사랑이 몽글몽글 피어오를 수 있게아빠와 단둘이 보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선물해주세요.그리고 어른들도 아이로 돌아가 아빠와 둘이 보내는 시간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책 속의 말처럼행복이 축복처럼 쏟아지는 이야기를우리도 만들 수 있답니다.*좋은책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도서를제공받아솔직한후기를작성했습니다#그림책육아#그림책테라피#그림책힐링#창비그림책#국지승그림책#아빠와호랑이버스
어느 계절은 향기로,어느 계절은 색깔로,어느 계절은 소리로 기억된다.봄에 태어났지만 여름을 좋아하는 나라서여름의 문턱에 한발을 걸칠 때쯤 이미 신나고 들떠버린다.여름이 오는 소리에 일렁이는 마음을 잠재울 수 있는 뾰족한 수는 없는 듯 하다.석석석석 숟가락으로 수박을 파먹을 때 나는 여름의 소리.사르락 사르락 뜨끈한 모래알이 발가락 사이로 빠지는 소리.쏴아악 쏟아지는 놀이터 바닥분수 소리.째---앵---- 머리 바로 위에 햇빛이 쏟아지는 소리.아이와 내가 뜨거운 여름을 좋아하는 이유.그림책을 보고 있자니 여름의 소리가 눈에 보여 더 생동감이 넘치고 신이나 자꾸 밖으로 뛰쳐 나가고 싶다.그런데 사실 나는,애엥------ 응애응애응애 갓난아이가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우렁찬 울음소리를 기억해내는 것으로 여름을 맞이한다.내게 가장 소중한 내 딸 고구마가 여름 한가운데에서 반짝 태어났기 때문이다.계절을 기억하는 방법. 귀로 듣고 마음속에 가둬둔다.어떤 소리이든 여름답다 라고 생각이 들어 괜스레 웃음이 나는 이 그림책은 참 정겹다.우리집 여섯살은 여름의 소리로 어떤 것을 꼽을까? 여름밤 우리가족 둘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눠봐야겠다^^*도서를제공받아솔직한후기를작성했습니다.#여름소리#박선정글그림#풀빛#그림책육아#그림책힐링#그림책테라피#그림책읽는엄마#그림책좋아하는사람#그림책사랑하는여자
길 위의 아이 이혜정 글.그림길벗어린이잔뜩 화가 난 표정인 건가? 굳게 다문 입, 치켜 뜬 두 눈. 다부진 얼굴을 하고서 씩씩하게 걷는 아이와 <길 위의 아이> 라는 제목이 어울리면서도 왠지 모를 불안감이 들었습니다.모험을 떠나는 거겠지_라는 생각보다보호 받지 못하고 길 위에서 헤매는 아이의 모습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누가 만들었고, 언제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는지도 모르는. 모든 것이 수수께기인 땅 위의 섬에서 살고 있는 작은 아이.도둑질과 거짓말을 하고 그림자 속에 숨어 사는 일은 길 위의 아이들 차지입니다.사람들은 길고양이는 돌봐주어도 길 위를 헤매는 아이들에게는 그리 관대하지 않는 것이 현실인 듯 해요.그런데 그 무리 안에도 작다는 이유로 낄 수 없는 아이는 혼자서 땅 위에 섬을 떠나려 출구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요. 작기 때문에 눈에 띄는 것들을 발견하면서요.늘 다부진 아이였지만 바닥 없는 구멍처럼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아 꼼짝도 할 수 없는 날을 맞이하기도 하는데 작은 몸으로 아무도 없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받아내느라 애쓰며 하루하루를 견뎠기에 그랬을거라고 짐작해봅니다.그러다 만난 아이와 닮은 또다른 아이.그 아이로 인해 일상이 변하고 더이상 비 오는 날이 춥지 않게 되었어요.혼자 일 때보다 둘이여서 가능한 일들,혼자여서 무서워 망설이던 길도 손을 잡을 수 있는 친구가 있기에 용기를 낼 수 있는 날들이 이어져 보는 내내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어요.역시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모르는 사이 우리는 끊임없이 이어진 존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나를 닮은 아이는 내가 아니였어요. 닮기는 했지만 또다른 존재인 것입니다.서로의 사정으로 붙잡고 있던 손을 놓아주어야 할 때. 둘은 각자의 길로 떠나요.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헤어지기 싫어 억지로 맞추며 희생하면서 헤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랬으면 둘은 서로를 원망하며 시간을 흘려보냈을거라는 걸 잘 알았어요.그래서 어른보다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이별을 선택했습니다. 이런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이별이 아닐까요? 예전처럼 다시 혼자가 되었지만 전보다는 훨씬 덜 두렵고 덜 외로울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길 위의 아이에게 이제는 추억이라는 이름의 기억이 생겼으니까요. 그러면서 한뼘 더 성장했을 아이가 씩씩해졌을거라 믿어요.어떤 이유에서건 땅 위의 섬에 고립된 채로 길 위의 어두운 그림자에 숨어 살고 있는 모든 아이들 혹여 어른들이 출구를 꼭 찾길 바라며 출구 찾기를 멈추지 않기를 바라요.어둠 앞에는 반드시 빛이 기다리고 있으니 희망을 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요.#@gilbutkid_book*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한 후기를 작성했습니다.
국경 너머 친구일까 적일까앙투안 기요페 지음국경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났습니다. 국경은 나라와 나라의 영역을 가르는 경계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국경은 중국, 러시아와 맞닿아 있고요.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또다른 경계가 있어요.바로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 입니다.어떻게 보면 남한과 북한을 나누는 실질적인 국경이라고 할 수 있지요.우리나라 여권으로 갈 수 있는 나라가 정말 많지만 우리가 가장 가고 싶은 나라,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가까운 나라, 한민족의 나라, 북한은 갈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살고 있습니다.<국경 너머>를 보자마자 둘로 나뉜 남과 북을 먼저 떠올릴 수 밖에 없는 것이 비단 저뿐만은 아닐거라 생각해요.나라의 안전을 위해서 국경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폐쇄된 나라 안에서 힘들어하는 북한 주민들을 보면 국경이 누구를 위해 필요한 것일까? 하는 깊은 의문에 사로잡히곤 합니다.서쪽 나라의 국경수비대원 요르그와동쪽 나라의 국경수비대원 셀마를 보면서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나라를 위해서라는 거창한 명분은 미뤄두고 외로이 혼자서 국경을 지키는 요르그와 셀마가 더이상 외롭지 않게 자유롭게 왕래를 하며 서로에게 가진 호감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거나 서로에게 향하는 커져가는 호기심을 밀어내려고 거짓행동을 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랐어요.사실 우리는 어쩌면 나라와 나라 사이를 가로지르는 국경선만큼이나 마음속에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밀어내는 보이지 않는 견고한 선을 그으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요.보이지 않는 그 선이 편견이라는 무서운 무기를 장착하고 선 너머의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고 두려움의 존재로 만들어서 외롭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어떻게 보면 그 얇은 선 하나만 넘으면 요르그와 셀마처럼 다를게 없는 두려운 적이 아닌 친구로 지낼 수 있을텐데 말이죠.국경 너머의 나와 다른 사람이 적이 될지 친구가 될지는 어쩌면 내 마음에 달려있는 것이 아닐까요? 과연 나는 마음 속에 어떤 선을 그어놓고 그 선 너머의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곰곰 생각해봐야겠습니다.더불어 용기를 내어 국경을 넘어서 만나 요르그와 셀마처럼 우리도 용기를 내어 남북이 적이 아닌 친구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한 후기를 작성하였습니다.
시가 아닌 에세이로 만나는 나태주님의 글은 또다른 울림으로 다가온다. 기적처럼 두 번 사는 삶.그 누구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일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작가님.그 글이 이렇게 큰 위안이 되었을지 작가님은 알았을까?자주 잊고 지내는 일상의 행복.이보다 더 좋은 행복이 없다는 것을 작가님을 통해 또 한번 절실히 깨닫는다.드라마틱한 일이 없는 하루하루,늘 되풀이되는 일상 속에 다람쥐 같은 기분으로 살고 있는 것은 반복되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소소한 행복을 찾을 줄 모르는 나의 시선탓이 아닐까 싶다.좋아하는 거 있으면, 그거 하면 된다고.보여주려는 마음이 앞서면 자존심 상하고 상처만 입는다고. 좋아하는 거 하면 하다가 그만둬도 상처 받지 않고 넘어져서 무릎이 까져도 자존감이 남는다는 그 한마디에 뜨거운 눈물이 흐르는 것이 나뿐일까? 이보다 더 큰 위로와 응원의 말이 있을까 싶었다.나에게 보여주고 싶은 삶보다 남에게 보여지는 삶이 더 중요한 요즘 시대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상처를 가리며, 숨기고 살고 있을까?이런 우리에게 그 어떤 것이라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어 또 한번 살아갈 용기를 내본다.길고 긴 어둠 속 한가운데에 있을지라도, 분명히 좋아질 거라는 그 약속을 가슴에 품고 있다면 저 끝에 기다리고 있는 빛을 만날 날이 머지않았을거라고 나에게도, 그대들에게도 말해주고 싶다.맞다. 분명 좋아질 것이다.*좋은 책 만들어주신 더블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