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크레마C + 마그네틱 케이스 + 젤리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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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얼리어답터..는 죽었다 깨어나도 아닌데, 갓 출시된 '크레마C'를 무지성 구매했지 뭡니까... 이전에 쓰던 기기는 '크레마 그랑데'로 나의 세 번째 전자책 리더기이자 세 번째 크레마였는데 재작년 말에 갑자기 액정이 켜지지 않고 그대로 운명하고 말았다... '아니, 그렇게 소중하게 썼는데 고장이라니!!!' 하기도 뭐 했던 게 그랑데 5년 6개월을 썼어요...ㅋㅋ 그것도 거의 매일 들여다보고, 수도 없이 들고나가고, 막 굴리며(?) 썼는데 그 정도면 본전 뽑고도 남았지... 근데 막상 그랑데가 가고 나니 끌리는 리더기가 없어서 구매를 미루고 미루다 1년이 넘게 지나버렸다!!(그동안 전자책은 폰으로 봤음ㅠ) 근데 이번에 새로 나온 '크레마C'를 본 순간 뭐랄까, '이걸 기다리느라 여태 안 샀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파바박 꽂혀버렸달까요.. 그래서 그날 바로 주문해서 다음날 받고 요리조리 만져본 끝에 쓰는 개봉기 + 간단한 사용 후기입니다!(서두가 길어도 너무 길었다...)





흰색 패키지가 깔끔하고 컴팩트하다. 정가는 399,000원인데 출시 특가 쿠폰 60,000원을 적용하면 339,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나는 마그네틱 + 젤리 케이스를 포함한 패키지로 구매했는데 정가는 440,800원이었고, 출시 특가 쿠폰 80,000원을 적용해서 360,800원에 구매했다. 오래 쓰면 되지!!라고 합리화하긴 했지만 손 떨리게 비쌌다..ㅠ




근데 패키지 열자마자 비싸고 뭐고 '귀여워!!!!' 먼저 외침! '알라딘 냥냥서점' 테마라고 하는데, 딱히 바꿀 필요 없이 내내 이걸로 쓸 듯!


원래 크레마는 화이트가 인기인데, 현재 기준 크레마C는 블랙만 출시되었다. 근데 저는 원래 블랙 좋아해서 괜찮음ㅋ(그랑데도 블랙이었다는..)




구성품은 본체 외에 c타입 충전 잭 + 설명서로 끝! 전자책 리더기는 고속 충전기로 충전하면 안 된다고 해서 저는 그냥 이 충전 잭을 노트북에 연결해서 충전합니다.(구성품으로 들어있는 잭이 가장 안전하지 않겠냐며...)



 


윗부분에 있는 전원 버튼을 꾹 눌러서 전원을 켜주면! 평범하게 로고와 함께 켜지는군요. 대신 끌 때는 귀여운 냥냥이를 볼 수 있음! 처음 기기를 켜면 업데이트를 하라고 뜨는데, 업데이트 이후 조금 버벅거리는 느낌이 든다면 한 번 재부팅을 해주면 됩니다 :)



이번 '크레마C'는 실로 오랜만에(?) 컬러 기기로 출시되었는데 딱 켜는 순간 드는 느낌은 뭐랄까.. 스마트폰 이전의 핸드폰 화면 느낌??;;; 엄청 선명하다거나 화질이 좋은 컬러 느낌은 아니었다. 그치만 귀여우니까 다 괜찮음! 그리고 확실히 7인치에 컬러라 시원시원해 보인다.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알라딘 ebook' 앱 화면. 사진은 좀 밝아 보이지만 실제로 아주 쨍하게 밝은 느낌은 아니었다. 



기본 앱 페이지 넘어가는 속도는.. 사실 '크레마 그랑데'가 이미 한참도 더 전에 나온 기기라 '크레마C'의 속도에 기대가 컸는데! 아주 드라마틱 하게 빨라진 것 같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그랑데보다는 많이 빠른 편이었다. 최초로 책을 열 때도, 페이지를 넘길 때도 전보다 답답함이 많이 줄었음! 알라딘 ebook 앱에서는 별도의 설정 없이 물리키를 페이지 넘기는데 사용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좋아진 게, 이제 '열린서재'가 아닌 구글 스토어에서 직접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거!(물론 느림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지만..) 근데 구글 스토어 열고 깜짝 놀람.. 아니, 뭐 이렇게 자글자글하게 보이지...?? 근데 저 검색 탭이 유독 그렇고 다른 탭은 덜하긴 했음! 전 '밀리의 서재' 앱만 일단 설치했습니다!




'밀리의 서재' 앱을 실행했는데 자꾸 꺼지더라구요?? 이럴 때도 역시 한 번 재부팅을 해주면 쌩쌩하게 잘 돌아간다. 앱을 켜면 잔상이 제법 많이 보이는데 컬러일 때 잔상이 더 심한 것 같아서 나는 그냥 흑백 모드로 바꿨음! 웹툰 같은 거 보는 게 아니라서 사실 나는 흑백이라도 상관없지..ㅎㅎ 했지만...




이야, 막상 컬러 표지 보니까 엄청 좋은데!?!? 표지는 기기 기본 화면에 비해 제법 선명하게 잘 보였다. 확실히 표지를 전자책 리더기에서 컬러로 보는 건 뭔가 감회가 새로운...ㅎㅎ




밀리의 서재 화면! 밀리의 서재에서는 설정을 바꿔줘야만 물리키를 페이지 넘기는데 쓸 수 있다. 바꾸기 전에는 볼륨 조절 역할이었다는..


밀리의 서재 책 페이지 넘기는 속도. 체감상 알라딘 ebook 앱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역시 그랑데보다는 많이 빨랐음! 전에는 초반 로딩은 더 느렸는데, 이제 그런 부분도 많이 좋아졌더라구요!



슬립 모드도 귀여워! 제일 많이 보게 되는 화면이 아닐지...



'크레마C'의 특징 중 하나가 뒷면의 독특한 그립인데, 손에 들어보니 확실히 착 감기고 안정감 있게 느껴졌다. 그랑데를 쓸 때는 아무래도 기기가 얇아서 손에 들면 약간 불안불안한 느낌이 있었는데 훨씬 편했음! 그리고 뒷면 모양이 독특해서인지 마그네틱 케이스 역시 뒷면이 특이하게 반쪽(?)만 있다. 




바닥 부분에 기기를 가져다 대면 착! 하고 붙음! 마그네틱 케이스를 씌우면 좋은 게 일단 기기 보호도 되고, 커버를 열고 닫는 것만으로 슬립모드가 조절되더라구요! 완전 편함!




마그네틱 케이스가 현재 기준으로는 단일 색상인 건 좀 아쉽.. 뒷면을 보면 케이스를 씌워도 그립 부분은 덮이지 않아서 여전히 들고 보기 편하다.




근데 확실히 마그네틱 케이스를 씌우면 좀 무거워져서.. 집에서 볼 때는 가벼운 젤리 케이스가 좋은 듯! 대신 젤리 케이스는 그립이 가려지는 게 아쉬운데, 그래도 그립감은 여전히 좋은 편이었다. 근데 뒷면 높이가 달라서 낮은 부분에 높이 보정(?이 되어 있는 게 뭔가 좀 웃겼...ㅋ




'크레마C'의 프론트 라이트에 대한 얘기가 많은 것 같은데.. 실제로 화면이 어두운 편이라 프론트 라이트를 완전히 끄면 꽤 어둡다. 사진의 밝기를 최대한 실제와 비슷하게 조절한 건데, 밝은 곳에서 보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어둡기랄까... 프론트 라이트를 완전히 끄고 책을 읽으면 좀 답답할 것 같은??




이게 프론트 라이트를 2/3 정도의 밝기로 조절한 건데, 이 정도로 해야 어느 정도 밝게 볼 수 있다 싶음! 난 원래도 프론트 라이트 켜고 전자책 리더기를 봤던 터라 딱히 불편하다는 생각은 없는데, 프론트 라이트를 주고 끄고 사용했다면 약간 불편할 수도 있을 듯..



1년 넘게 전자책을 스마트폰으로 보니 확실히 눈이 피곤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드디어 전자책 리더기, 그것도 보자마자 '이거다!!!' 싶은 기기를 만나서 넘 좋음!! 크레마 그랑데를 썼던 기간만큼만 쌩쌩하게 잘 돌아가 주기를 바라며!! '크레마C' 개봉기 + 간단 후기 끝!!(하지만 글은 간단하지 않은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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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카페, 카에데안
유리 준 지음, 윤은혜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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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불황으로 근무일과 급여가 줄어든 '미노리'는 빈 시간에 할 일을 찾아보지만, 불경기에는 아르바이트할 곳도 마땅치 않다. 그러다 우연히 카페에서 마주한 소년의 도움으로 조금 특별한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일하게 된 곳은 카페 '카에데안', 동물과 주인이 마지막으로 단 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카페였다.



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동물이 말을 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오늘은 대체 왜 밥을 안 먹는지, 바뀐 사료는 입에 잘 맞는지,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등등.. 그런 반려인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미노리가 일하게 된 카페 카에데안이다. 단, 언제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건 아니고, 함께 하는 마지막 단 한 시간 동안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동물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 듣고 싶었던 이야기는 반려동물을 키운 사람이라면 너무 많지 않을까? [기적의 카페, 카에데안]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듣고 싶은 이야기가 모두 담겨있었다. 실제로는 건네지 못한 이야기, 들을 수 없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슬픈 한편으로 위로가 되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분명한데,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마지막으로 단 한 번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은가요?'라는 문구에 비해 이야기 자체는 반려동물과 나보다는 반려동물을 매개로 나와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를 해나가는 느낌이 더 강했던 것이다. 이는 에피소드가 거듭될수록 강해져서 중반 이후로는 반려동물과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카페라는 설정도 흐릿해지고, 초반에 느꼈던 아플 만큼 감정이입했던 것도 많이 희석되었다. 이야기로서의 재미가 살짝 부족하더라도 좀 더 기본 설정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끝까지 들려줬더라면 정말 좋았을 것 같은데, 조금 아쉬웠다.



힐링 컨셉의 카페!라는 설정은 이제 드물지 않다. 하지만 그 카페 컨셉에 반려동물이 포함되어 있고, 심지어 마지막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이라면 반려동물을 한 번이라도 키운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눈물을 펑펑 쏟을 수밖에 없는 설정이기도 하다. 내가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지만, 책 속 이야기들을 보며 '아마도 그랬겠지'라고 공감할 수도 있고, 그게 지금의 나에게 자그마한 위로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컨셉이 희미해진 건 아쉽지만, 시리즈로 나오기 좋은 설정이니 언젠가 동물들과의 대화를 더 많이, 더 깊이 담고 있는 카페 카에데안은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제일 바라는 건 나도 카페 카에데안에 갈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것이지만... 동물을 키워본 사람도, 키우고 있는 사람도, 심지어는 키우지 않는 사람이라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힐링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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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코스트 마티니클럽 1
테스 게리첸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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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내 집 앞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여성, 그 의미는?"



현재 60세, 전직 CIA 요원 '매기'는 은퇴 후 작은 해안 마을에서 농장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비앙카'라는 여성이 매기를 찾아와 역시나 은퇴한 CIA 요원 '다이애나'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녀는 매기에게 협력을 요청했지만 매기는 이를 거절하고, 얼마 후 비앙카는 매기의 집 앞에서 시신으로 발견된다. 다이애나의 실종도, 비앙카의 죽음도 매기와 무관하지 않다. CIA 일을 그만두고 오랜 시간이 흘렀고, 기술도 신체도 녹슬었지만 자신의 안전과 진실을 위해 매기는 다시 한번 일어선다.



"긴장감 넘치는 현재, 그리고 과거"



[스파이 코스트]는 현재와 과거가 교차적으로 전개된다. 주로 주인공인 매기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때때로 다른 사람을 메인으로 내세워 매기는 알 수 없는, 그렇지만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넌지시 독자에게만 알려준다. 현재는 은퇴한 후 나름대로 유유자적한 삶을 살던 매기가 집 앞에서 한 여성이 시신으로 발견되며 다시 한번 위험천만한 세상으로 발을 내딛고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전직 CIA 요원으로 여전히 영리하고 과감하지만, 현역에서 물러난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매기의 몸과 마음은 결코 만전의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그녀에게 조여오는 위협은 그녀의 현재 상태와는 관계없이 날카롭고 재빠르다. 혼자의 힘으로 이겨낼 수 없는 부분은 역시나 은퇴한 동료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애초에 누구도 믿을 수 없던 CIA 시절을 생각하면 동료조차도 100% 신뢰할 수 없다. 그리고 결국 모든 것은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 그래서 현재 시점은 아슬아슬하고, 긴장감 넘치고, 안타까우면서도 탄성을 불러일으킬 만큼 멋지다.



과거는 현재에 비하면 비교적 평온하다. 매기가 우연히 '대니'를 만나고 그가 없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여준다. 매기와 대니가 서로 가까워지는 과정은 여느 로맨스 소설 못지않게 운명적이고 은근히 끈적하다. 순식간에 가까워진 두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헤어지지 않을 것처럼 서로에게 끌린다. 그 모습만 보면 세상 평온하고 온화한데 정작 이들을 지켜보는 독자의 마음이 그렇지 못한 건 매기가 대니를 만나는 중에도 여전히 CIA 요원으로서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가까웠던 두 사람이 현재는 함께 하고 있지 않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매기가 CIA를 은퇴할 만큼 큰일에 분명 대니가 관계했음은 분명한데, 쉽게 맞춰지지 않는 퍼즐 속 대니의 조각은 어떤 모습인지 알고 싶은 마음 반, 알고 싶지 않은 마음 반으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과거 시점에서는 매기가 아무리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더라도 '현재 살아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긴장감이 덜할 것 같지만, 연인에게조차 자신의 신상을 솔직히 말할 수 없는 매기의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아슬아슬해서 오히려 더 긴장감이 고조되는 것 같았다.




"2권.. 2권을 달라... 2권 주세요..."



[스파이 코스트]는 보통의 영미 스릴러가 그렇듯 심리 묘사에 치중된.. 책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매기와 대니의 연애 과정을 보여주는 부분조차 감정보다는 사실이 앞서는, 어찌 보면 '스파이 소설'이라는 장르에 맞게 다소 드라이한 면이 있는 책이다. 그런데 소설을 읽다 보면, 이 소설의 주요 분기가 되는 지점에 늘 감정이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게 꽤나 색다른 느낌이다. 감정 묘사를 절제해서 속도감을 높이면서도, 직접적이지 않게 감정을 표현해 긴장감을 조성하는 능력이 그야말로 발군이다. 매 페이지마다 어찌나 아슬아슬한지 페이지를 넘기면 왼쪽 페이지가 아닌 오른쪽 페이지를 먼저 보며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혹은 벌어지지 않았는지를 확인해야만 시선을 왼쪽 페이지로 향할 수 있을 정도였다. 사실은 작가가 전직 의사가 아니라 은퇴한 전직 CIA 요원은 아니었을까..를 의심할 정도로 생생한 묘사였는데, 이게 단순히 CIA 요원에 대한 묘사뿐만 아니라 '은퇴한' 요원이라는 설정을 너무나도 잘 살린 묘사라서 감탄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그 와중에 대니를 의사로 설정해 자신의 의학적 지식도 유감 없이 발휘하기까지...)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만큼 속도감 있고, 끝의 끝까지 진실을 알 수 없게 잘 숨겨놓고, 예상하지 못한, 그렇지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반전을 선사하는 것까지.. 영미 스릴러는 묘사가 장황해서 읽기 힘들다..는 나의 선입견을 와장창 깨준 진짜 흥미진진한 스파이 소설이었다. 소설 속 은퇴한 CIA 요원들이 하나같이 매력적이고, 아직 풀어내야 할 감정(?)들이 남아있어서 이대로 보내기에는 너무 아쉽다..고 생각 했는데 다행히 이미 시리즈 2권 출간 소식이!!(아직 출간 전인데, 내년 출간 예정이라고 함) 머지않은 시기에 꼭! 2권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지금 나의 삶은 과거의 유령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우리처럼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은퇴는 관에 못을 박는 것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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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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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협찬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10년 만에 다시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



하천부지에서 젊은 여성의 사체가 연이어 발견되고, 경찰들은 10년 전에 역시나 하천부지에서 젊은 여성의 사체가 연이어 발견된 사건을 떠올린다. 유력한 용의자를 체포했지만 결국 불기소처분되며 미제로 남은 과거의 사건과 이번 사건은 놀랍도록 유사하다. 과거의 범인이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일까. 아니면 모방범일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이번에는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두 현의 경계를 흐르는 강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그리고 세 명의 용의자"



10년 전에 두 건, 그리고 현재 두 건. 무려 네 명의 여성이 아주 유사한 수법으로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전현직 경찰뿐만 아니라 10년 전 사건 피해자의 아버지와 경찰 담당 기자, 우연히 사건 조사에 관여하게 된 범죄심리학자 등의 조사 결과와 의견이 더해져 현재 유력한 세 명의 용의자가 떠오른다. 첫 번째는 당연히 10년 전에 체포되었던 용의자이다. 사이코패스나 다름없는 마약중독자로 이 사건이 아니더라도 분명 누군가는 죽였을 거라고 생각되는 인물이다. 두 번째는 현 의회 의원의 아들이자 은둔형 외톨이인 남자이다. 여성을 상대로 수상한 행적을 보인 적이 있고, 사건 당일 동선이 사건 현장과 겹친다. 여기에 흔히 말하는 다중인격자로 범행을 저지르고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마지막 용의자는 공장에서 트럭 운전자로 일하는 계절노동자로, 사건이 발생하기 전 사건 현장을 몇 차례 오간 것을 과거 사건 피해자의 아버지가 목격했다. 경찰은 세 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조사를 해나가지만 쉽게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사건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 여기에 사건을 한층 더 어렵게, 또 한층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게 사건 현장이다. 사건 현장인 하천부지는 두 현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 사체의 발견 위치에 따라 담당하는 현이 다르기 때문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과거에도 서로 의견을 내기 조심스러웠던 탓에 사건이 미제로 남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번에는 두 현 모두 보다 적극적으로 공조해서 수사를 해나가는 게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된다. 보통의 일본 경찰 소설에서 공을 다투기에 급급해 서로를 견제하는 것을 주로 보다가 오로지 사건 해결만을 위해 달리는 경찰들의 모습을 보는 건 이게 당연한 건데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과거의 사건이 미제로 남았다는 죄책감을 떨치지 못하고 살아온 전직 형사의 재수사도, 딸이 살해당한 사건이 미제로 남았다는 한을 풀지 못했던 피해자의 아버지의 고군분투도 안타까움을 주는 동시에 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지독히도 현실적인 '과정'"



일단 10년 전 미제 사건이 다시 발생했다는 것과 유력한 세 명의 용의자가 있다는 것, 다각도로 사건을 조사하는 등장인물들의 고군분투로 사건의 베이스는 아주 흥미롭게 다져놓았는데 이후 전개는 어떨까. [리버]의 전개는 마치 작가가 어떤 사건의 조사 과정을 따라다니며 취재한 게 아닐까 싶은, 그래서 책을 읽는 나 역시 사건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것만 같은 생생함이 있다.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을 포함한 여러 인물들이지만 편의상 경찰로 표현합니다)은 아주 조그마한 단서도, 모호한 목격 증언도 흘리지 않고 정말 열심히 수사를 하고, 그래서 유력한 용의자를 세 명으로 압축하지만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는 게 너무 어렵다. 이미 여러 피해자를 낸 사건이라 내외부의 압박은 점점 심해지는데 정황증거와 심증만 있는 상태에서는 유력한 용의자를 체포해도 검찰에서 기소해 주지 않는다. 결국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용의자가 셋이나 되다 보니 인력도 분산될 수밖에 없고, 시간이 흐를수록 부담은 커지는데 지쳐간다. 그게 활자 위로 보이는 것 같아서 독자 역시 지치는데 '아, 이게 진짜 현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한 번의 조사로 결정적 증거를 찾고, 두 번의 현장검증으로 유력한 목격 증언이 나오고, 심증으로 몰아세우면 범인이 자백하는 일은 현실에 없다. 그래서 될 때까지 찾고 또 찾고 또 찾고, 될 때까지 몰아세우고 또 몰아세우며 어떻게든 하려고 하는, 아니 해야만 하는 이들의 분투가 눈물겹다. 그리고 그런 지지부진한 수사 과정을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 생각, 행동을 곁들여 독자는 지지부진하게 느끼지 않게 만드는 게 또 놀라웠다. 분명 내용은 진전이 없는데, 소설의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는 게 신기했달까...




"오쿠다 히데오 표 경찰 소설, 아니 '범죄 수사극'"



이 소설에서 중요한 건 일단 '범인이 누구인가'는 아닌 것 같다. 추리소설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누가 범인이어도 이상하지 않다'거나 까놓고 얘기하면 '누가 범인이어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죄의 궤적]이 "유괴사건을 벌이기까지 범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와 범인을 잡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것처럼 [리버]는 "범인을 잡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지..와 사건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미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 보통의 추리소설이 범인과 동기, 트릭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이 책은 과정에 집중하고 있고, 이를 독자가 지루하지 않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게 느껴진다. 특히 '어, 이대로 진짜 끝...??'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결말 부분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소설의 그간의 흐름에 이보다 더 잘 어우러지는 마무리도 없겠다..는 감상으로 바뀌게 된다. 오쿠다 히데오가 쓴 경찰 소설은 작가의 말처럼 경찰 소설보다는 '범죄 수사극'이 더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고, 그래서 더 독특한 만족감을 주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밀려오는 여운에 잠기며 소설 전반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마 막 소설을 다 읽었을 때 받은 감상보다 더 깊은 '무언가'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여기에 2권 뒤표지 문장까지 곁들이면 더더욱) 라는 생각을 해보며. 역시 나에게는 오쿠다 히데오 작가님의 '이런 작품'이 잘 맞는다!는 생각에 방점을 찍어준 [리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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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이르는 꽃
로카고엔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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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우연히 만난 남자가 건넨 무거운 캐리어"



시어머니는 나의 모든 것에 부정적이다. 남편은 모든 것에 침묵한다. 딸이 하는 말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다. '미사키'가 숨을 쉴 수 있는 곳은 직장뿐이다. 미사키는 직장에 가기 전 잠깐 들른 카페에서 만난, 아름답고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니코'라는 남자에게 자신도 모르게 이런 사정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얼마 후 크리스마스이브에 니코는 미사키에게 아주 무거운 캐리어를 선물로 건넨다. 이를 집 안 어딘가에 소중히 놔두라는 말과 함께.




"'그 남자'에게 나도 홀려버린 것일까."



내가 적은, 줄거리를 한 줄로 요약한 "우연히 만난 남자가 건넨 무거운 캐리어"라는 문장을 보는 사람은 그 캐리어의 내용물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그 문장을 적은 게 '나'라는 것, 그리고 나의 취향을 아는 사람이라면 꽤나 무시무시한 상상을 할지도 모르겠다.(나도 적고 나서 '어.. 이건 어째...' 하고 생각했으니...) 하지만 의외로 내용물은 그렇게 무시무시하지 않다. 단, 그 내용물로 인한 결과는 어쩌면 내가, 그리고 저 문장을 본 사람이 상상한 것보다 더 무시무시할지도 모른다. 로카고엔의 소설 [죽음에 이르는 꽃] 속 일곱 개의 단편은 모두 이런 느낌이다. 생각보다 괜찮은 척하지만, 실상은 생각보다 더 무시무시하다. 아니, 이 책 내용에 딱 맞는 단어로 표현하자면 '잔혹하다'. 분명 잔혹한데 이상하게 끌린다. 어둡고 음습하고, 실상을 알게 되면 눈을 돌리고 싶어지는데 또 다음 이야기가 읽고 싶어진다. 일곱 편이나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한 편씩 읽을 때마다 이 잔혹한 이야기가 많이 남은 것 같으면서도 줄어가는 게 아쉽다. 책 표지의 아름다운 꽃이 흑백으로 표현된,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기묘한 불길함은 이 책을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다.



'먹으면 죽는 꽃'이라는 원제도, '죽음에 이르는 꽃'이라는 번역된 제목도, 표지의 흑백 꽃도, 구깃구깃 구겨진 듯한 표지 재질도, 하다못해 '로카고엔'이라는 낯선 울림을 지닌 -아마도 필명이겠지만- 작가의 이름도 이 책이 근본적으로 가진 듯한 기묘한 매력에 일조하고 있다. 각각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에 한 방울 정도, '똑...'하고 떨어진 물감이 모든 것을 물들이듯 한 남자가 아주 살짝 영향을 미치는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는 것이 놀랍도록 섬뜩하다. 앞선 이야기에서 당연했던 것이 다음 이야기에서는 완전히 뒤집히고, 또 그다음 이야기에서 다시 뒤집힌다. 현실 같은데 비현실적이고, 호러의 느낌이 없는 것 같은데 차가운 무언가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듯한 섬뜩함이 있다. 진실을 알면 알수록 추악해서 눈을 돌리고 싶은데,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책장이 넘어간다. 책 속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그 남자'에게 홀렸던 것처럼 나도 홀려버린 것일까.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덫'"



앞서 언급한 미사키 외에도, 이 책의 각 이야기에는 현실이 힘겨운 인물이 등장한다.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며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어 하는 남자, 아들이 사고로 죽은 후 하루하루 '죽어가는' 여자, 쌍둥이 여동생이 '짐'처럼 무겁기만 한 여자, 압도적인 재능 앞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이 보잘것없게 만 느껴지는 남자 등등.. 그리고 그런 그들 앞에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을 되돌리거나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남자가 등장한다. 그 남자의 말은 하나같이 달콤하고 유혹적인 향기를 풍긴다. 그것이 설령 독을 품은 꽃이라고 해도, 그 꽃을 받지 않을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 결말을 알고 있는 나조차도 그 남자가 내 앞에 나타나 손을 내민다면 덥석 잡을 것만 같아서 두렵다.



[죽음에 이르는 꽃]은 그야말로 호러소설이다. '미쓰다 신조'나 '사와무라 이치'의 소설처럼 논리가 곁들여진 호러 미스터리가 아니라, 정통 호러에 가깝다. 독자는 눈에 보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짐작만 할 뿐이다. 여기에 소설 전반을 감싸는 불유쾌한 공기까지 더해지면 딱 내가 안 좋아할 스타일인데, 문제는 이 책이 너무 '매혹적'이라는 점이다. 진짜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아무래도 제정신을 차리려면 다시 한번 '그 남자'를 만나야(?) 할 것 같으니, 이 잔혹한 세계가 언제고 다시 이어지기를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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