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해지기 위해 씁니다 - 한 줄 필사로 단정해지는 마음
조미정 지음 / 해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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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저는 연필을 잡고 종이에 글을 쓰는 작업은 자기 전에 다이어리에 일기를 쓸 때만 하고 있었습니다.

업무를 할 때 짧은 단어들을 포스트잇에 휘갈겨쓰는 것 말고는 대부분 키보드로 글을 쓰지 손에 펜을 쥐고 뭔갈 적는 일은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거의 없어요.


그러다 조용히 팔로잉만 하던 미료 작가님이 새로이 출판한 책이 <고요해지기 위해 씁니다>라는 제목의 필사책이라는 것을 알고는 바로 받아 읽어보고 싶었어요.


제가 읽고 싶은 책들을 다룬 꼭지도 있고, 가장 느리게 책을 읽는 방법이라는 필사를 해보고 싶어졌기 때문이에요.




필사를 직접 해보면서 손은 바쁘게 글을 옮겨적고 있는데 머릿속이 아주 정신없었습니다.

내용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장면을 상상하고, 내가 적고 있는 글씨를 보며 불평하기도 하고, 빵 장수, 우유 장수라니 정말 예전 이야기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 등 말이죠.


얼마 적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손아귀가 아팠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숙제로 깜지를 썼던 일이 떠오르면서 그 때는 어떻게 그렇게 했었지? 하고 신기해하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필사를 몇 번 더 반복했더니 '고요해지기 위해' 필사를 한다는 뜻을 알게 되더라고요.

마치 명상하는 것처럼 이 행위에 익숙해지자 머릿속이 점차 조용해졌거든요.


눈으로 책을 읽으면 영화를 보는 듯 장면이 계속해서 바뀌지만,

손으로 필사를 하니 마치 배우의 움직이는 얼굴 표정을 관찰하는 듯, 눈동자가 움직이며 바라보는 광경 하나하나 따라가는 듯 깊숙하게 문장을 읽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고요해지기 위해 씁니다>로 처음 필사를 시도하며 책 읽는 즐거움 만큼 필사를 하며 장면을 되새기는 매력도 크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책 읽으면서 필사할 문구 고르는 재미도 추가해야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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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성공한 리더들은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 CEO의 서재 45
아키모토 유지 지음, 정지영 옮김 / 센시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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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왜 성공한 리더들은 아무리 아빠도 미술관에 가는가>는 처음에는 단순하게 호기심이 생겨서 읽고 싶었다.

드라마에 보면 항상 부유한 집안 중 한 명은 꼭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운영하는 사람이 있고, 딸이나 아들이 약혼자가 생기면 한 번씩은 그곳으로 부르는 장면이 꼭 있었던 것 같다.

또, 미술 작품 하나 잘 골라두면 나중에 가격이 엄청 올라간다는 말도 들어보기도 해서 진짜 돈 많은 부자들은 이런 작품에 투자해놓기도 하나보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이 책을 읽어보니 꼭 돈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그림을 그리거나 예술을 감상하는 경험은 '상식으로부터 일탈하는 행위'이기에 혁신이 필요한 비즈니스에 창조적인 발상을 갖도록 하며,

재료 하나에 여러 가지 각도로 접근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문제를 '제기'하려는 유형이 독창성과 관계가 있다는 결론도 있다.

더 나아가 아트가 산업계에 끼친 영향으로 보행자에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자동차를 예로 들 수 있다. 자동차가 도로를 건너려는 보행자를 발견하면 정지하고서 후방에 뒷차를 위해 빨간색의 정지 신호를 보내고, 보행자에게 먼저 가세요 라는 제스처를 취한다. 운전자가 직접 취하던 제스처를 자동차가 하게 되면서 미래에 자율주행이 당연시되는 사회가 되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종류에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평소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라는 껍질 속에서 살고 있는데, 태어나 자라오면서 당연스레 받아들인 이 문화가 습관화 되어 새로운 발상이나 변화를 방해하기도 한다. 때문에 혁신을 일으키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이러한 습관적인 문화를 깨고 나오기 위해 미술관에 가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 읽었던 책인 <시선 너머의 지식>이 생각났다. 세상의 여러 기업가들이 미술 작품과 건축물 등 예술을 접하고 배워 어떻게 사용하는지 읽어나가다 보면 평소에 만나지 못했던 지식이 내 안에 채워지는 게 느껴진다.

이제 나도,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꼈던 미술관에 즐겨 가 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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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쓰고 나면 달고나
권혜린 외 지음 / 이월오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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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말 나도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은데, 막상 빈 화면에 깜박이는 커서를 보고 있으면 어떤 글을 써야할지 막막해진다.

그 많은 작가분들은 다 이런 상황에도 한 글자 한 글자 적어놓고 한 꼭지의 글을 마무리짓는 거겠지.


나한테 소재가 부족한가 싶어서 <인생 쓰고 나면 달고나> 책을 읽어보고자 했다.

내 주변에도 있음직한 사람들이 쓴 글을 읽으면 내 글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생각도 무색하게, 나는 이 글을 쓴 작가들에게 모두 감정이입을 하고야 말았다.


바로 내가 작가 본인이 된 양 에피소드들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곱 명의 저자들이 쓴 28편의 에피소드들 중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글은 아빠와 함께 운전하는 경험을 다룬 안지혜 작가의 '1종 보통 면허와 탱크로리'라는 글이었다.

저자는 1종 보통 면허를 땄다. 변속하려고 클러치를 밟고 엑셀을 밟을 때마다 시동이 꺼져 난감해하다 연습 끝에 시동을 꺼트리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 2.5톤 탱크로리 트럭을 몰게 되셨다. 가끔 아버지께서 저자를 불러 술을 드시고는 저자에게 운전을 시키셨는데, 초반에는 기어 변속이 힘들어 아빠의 도움을 받아야했다. 그렇게 여러 번 운전을 하다가 어느 날 또 다시 운전대를 잡을 기회가 생겼는데, 이번에는 느낌이 좋았다고 한다. 시동을 걸고 1단, 2단 변속을 혼자 척척 해나가기 시작했다. 신기해서 아빠와 아이컨택도 하고, 그 다음 3단에서 4단까지 무리없이 변속에 성공했다. 그 날 아빠는 마치 아이처럼 기뻐하셨다고 한다.


에피소드들이 모두 제목인 <인생 쓰고 나면 달고나> 처럼 힘든 일을 겪고 난 뒤 깨달음을 얻고, 환경이 좋아지는 결과를 얻는다.

정말 인생을 그대로 글로 옮겨놓은 듯하다.


이렇게 되니 다시 어떤 글을 쓰는 게 좋을지 오리무중에 빠진 것 같은데, 그냥 어떻게든 글을 써보려고 노력하는 게 답인 것 같다.


글을 쓰기 전에 고민하는 게 쓴 것이라면, 다 쓴 뒤 느낄 뿌듯함은 달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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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무계획 로드 트립 - 73세, 시동 걸고 끝까지 간다
안정훈 지음 / 에이블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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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름다운 국립공원을 직접 경험한 뒤 한국으로 온 다음부터 내 버킷 리스트에 미국의 뉴욕에서부터 샌프란시스코까지 자동차로 여행하는 것이 추가되었다.

아니 그런데 동서로 가로지르는 것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체 주를, 캐나다까지 그것도 나이 73세에 여행한 사람이 있다니!

이 책 제목 보자마자 이거 빨리 읽어보고 아빠한테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그 드넓은 미국을 사전에 언제 어디로 갈지 계획하는 것도 아니라 대강 생각만 해놓고 숙소 예약도 안 하고 무계획으로 하는 여행이라니...

총기 소유가 가능한 나라라 어디서 어떤 사람을 만날지 알 수 없어서 빡빡하게 계획해도 불안할 것 같은데 정말 강심장을 지닌 분인가보다.


사실, 혼자한 여행이 아니라 두 명의 동료가 있었다.

1부, 2부로 나누어 여행했는데 1부에서는 캠핑카로 서부 국립공원 위주로 여행하다가 SUV로 갈아타서 메인 주까지 들렀다가 나이아가라 폭포 보며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2부에서는 한 명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둘이서 SUV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해서 북쪽으로 시애틀까지 갔다가 캐나다 밴쿠버로 들어가서 동쪽의 토론토까지 갔다가 남쪽으로 미국 키웨스트 찍고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이렇게 풀어서 써놓기만 해도 정말 엄청난 거리감이 느껴지는 여행이다.


아니나다를까, 로드트립 초반부터 다사다난했다.

캠핑카가 보기보다 오래된 차량이었는지 요세미티 여행하다 갑자기 퍼진 것이다.

인터넷도 되지 않아서 지나가던 사람에게 부탁도 해보고, 신호가 간신히 잡힐 때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면서 날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그럼에도 저자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일을 경험으로 삼아 어떤 어려운 일들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나.


그렇게 국립공원 여행을 하다가 캠핑카에 대한 환상을 싹 다 깨고 BMW SUV로 갈아탄다.

대신, 캠핑카게 실렸던 장비들이 SUV에 실리지 않아서 여행기간 동안 보관을 해야했다.


그 뒤에도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예약했는데 집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몰라서 밤새도록 호스트랑 통화를 시도해보다 결국 다른 숙소로 급히 찾아가 잠을 청하기도 하고, 차키를 차 지붕위에 둔 걸 깜빡하고 그대로 출발해 차키가 산산조각이 나서 시동 안 끄고 1,400km를 달리기도 하고, 월마트 주차장에서 차박도 하는 등 매일매일 웃픈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그 기간 동안 생각 차이로 다투기도 한 것 같은데 한동안 서로 대화로 풀었다고 한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해보인다.

매일매일 붙어다니며 한 차로 여행해야하는데 사이가 틀어져버리면 남은 기간이 고통스럽다.

이렇게 대화를 나눠서 풀리면 다행인데, 풀리지 않는 경우는 상상하고 싶지 않다.


긴 여행기를 읽으며 미국의 드넓은 자연 사진을 바라보는데 같이 여행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저곳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은 해보지만, 어디 이렇게 긴 여행이 마음처럼 쉬울까.


나도 언젠가는 꼭 미국 캐나다 로드트립을 시도해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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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으른입니다, 게으른 - 갓생에 굴하지 않는 자기 존중 에세이
김보 지음 / 북라이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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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부터 부지런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한국 사람이라면 '누가 보니까' 부지런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하지만 진짜 속마음으로는 '부지런하게 사는 거 너무 힘들다, 좀 게으르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나는 으른입니다, 게으른>은 인스타그램에서 '김보'라는 이름으로 연재하던 인스타툰 게으른을 출판한 것이다.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좀 느긋하게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책인 듯.


'게으른툰'을 몰랐던 나는 게으름을 이야기할 때 당연히 행동이 느긋한 사람을 말하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정말 게으른 사람이란 늦장을 부리며 해야할 일을 뒤로 미루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뭘 시작하려면 완벽한 결과물을 내야하는데 그러지 못할 바엔 안 하는게 낫지, 라고 생각한다.

또 호기롭게 매일 뭔가 하려고 시작했는데 일주일도 채 못가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그런데, 과연 이 사람들을 게으른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냥 현생 사는 일반적인 사람들인 것 같은데?

바쁘게 사는 게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며 힐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띠지에 '갓생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내 바이브대로 게으르지만 노련하게 살아가는 법'이라고 적혀있지만,

'게으른 사람들아,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게으르게 살아도 의미있는 삶일 수 있어'라며 희망을 주는 책 같다는 느낌이랄까?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파트2 당신은 어떤 '게으른'입니까? 였다.


김보 작가도 만화 그리는 거 지겨웠던 적이 있었고(권태형 게으른), 실력이 잘 늘지 않는 슬럼프 시기가 있었다(회피형 게으른).

또 '산만형 게으른'이라고,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생각이 자주 나기도 한다.


나도 모르게 현웃음을 터뜨렸던 부분은 무기력형 게으른이었다.

'왜 살지'라고 생각한단다.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드는 생각이지 않을까 싶은데, 이런 생각까지 든다는 것은 하던 일이 정말로 하기 싫어서가 아니었을까?


글로 된 에세이 사이사이에 만화도 들어가있어서 작가가 남긴 짤막한 개그 멘트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결국 게으른으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바쁘고 부지런하게 사는 게 미덕으로 여겨지는 현생이지만,

좀 더 융통성있게, 느긋하게 살아도 된다는 것이다.


왜냐고? 해야할 일을 좀 미룬다고 안 죽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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