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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쓰고 나면 달고나
권혜린 외 지음 / 이월오일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제 정말 나도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은데, 막상 빈 화면에 깜박이는 커서를 보고 있으면 어떤 글을 써야할지 막막해진다.
그 많은 작가분들은 다 이런 상황에도 한 글자 한 글자 적어놓고 한 꼭지의 글을 마무리짓는 거겠지.
나한테 소재가 부족한가 싶어서 <인생 쓰고 나면 달고나> 책을 읽어보고자 했다.
내 주변에도 있음직한 사람들이 쓴 글을 읽으면 내 글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생각도 무색하게, 나는 이 글을 쓴 작가들에게 모두 감정이입을 하고야 말았다.
바로 내가 작가 본인이 된 양 에피소드들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곱 명의 저자들이 쓴 28편의 에피소드들 중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글은 아빠와 함께 운전하는 경험을 다룬 안지혜 작가의 '1종 보통 면허와 탱크로리'라는 글이었다.
저자는 1종 보통 면허를 땄다. 변속하려고 클러치를 밟고 엑셀을 밟을 때마다 시동이 꺼져 난감해하다 연습 끝에 시동을 꺼트리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 2.5톤 탱크로리 트럭을 몰게 되셨다. 가끔 아버지께서 저자를 불러 술을 드시고는 저자에게 운전을 시키셨는데, 초반에는 기어 변속이 힘들어 아빠의 도움을 받아야했다. 그렇게 여러 번 운전을 하다가 어느 날 또 다시 운전대를 잡을 기회가 생겼는데, 이번에는 느낌이 좋았다고 한다. 시동을 걸고 1단, 2단 변속을 혼자 척척 해나가기 시작했다. 신기해서 아빠와 아이컨택도 하고, 그 다음 3단에서 4단까지 무리없이 변속에 성공했다. 그 날 아빠는 마치 아이처럼 기뻐하셨다고 한다.
에피소드들이 모두 제목인 <인생 쓰고 나면 달고나> 처럼 힘든 일을 겪고 난 뒤 깨달음을 얻고, 환경이 좋아지는 결과를 얻는다.
정말 인생을 그대로 글로 옮겨놓은 듯하다.
이렇게 되니 다시 어떤 글을 쓰는 게 좋을지 오리무중에 빠진 것 같은데, 그냥 어떻게든 글을 써보려고 노력하는 게 답인 것 같다.
글을 쓰기 전에 고민하는 게 쓴 것이라면, 다 쓴 뒤 느낄 뿌듯함은 달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