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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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을 청소해주는 사람.
독특한 직업이면서 가슴 아픈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죽음에 대해 자꾸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선을 돌리려고 다른 책도 자꾸 읽었는데...
머릿속에 남아있는 내 삶의 마무리.
어쩌면 그 답이 이 책에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다양한 죽음을 접하고...
그 마무리를 하면서 진솔하게 써내려간 글.
죽음을 대하는 경건한 마음과 예의를 지키려는 모습.
나름의 규칙을 지키며 삶을 이어가는 마음.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은 떠난 이보다 남겨진 사람들이 더 힘든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는 것. 받아들이기보다 잊혀지기를 바라는 사람들.
가슴에 안고 살아가야하는 상처.
홀로 떠난 이들에게 남은 건...
쓸쓸하고 허망한 마음뿐이다.

너무 착하기때문에 선택한 방법.
아니 용기가 없어 도망간 선택이다.
자신을 돌보지 못하기에 회피한 것이다.
자살.
자신에게 가장 미안한 선택이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조금 더 용기내서 도움을 청하지...
한 번만 생각을 더 해보지지...

국가도 방관자.
돈이 뭔지...
연체되면 끊어지는 전기.
지금의 사회는 전기가 산소처럼 쓰이고 있는데...
의식주의 핏줄이 되는 전기.
우리 삶에 크게 자리잡고 있음을 알았다.

살기 위해 일하지만,
일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
생과 사는 아주 미묘한 차이인가보다.
내 맘에 자리한 그 생각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물.
많은 이유와 원인이 있지만 실행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건 나.

자신의 죽음이후도 수습하기 위해 알아본 남자.
...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었다.
가슴이 미어진다.
나보다 더 한 사람도 있구나.
살아있는 사람이 감당해야할 짐도 안고 가는 사람.
그 보다 더 많은 것을 짊어지고 간 사람.

...


P46
이 도시에서 전기를 끊는 행위는 결국 죽어서 해결하라는 무언의 타살 권유는 아닐까? 체납요금을 회수하기 위해 마침내 전기를 끊는 방법, 정녕 국가는 유지와 번영을 위해 그런 시스템을 용인할 수밖에 없는가?
주로 가난한 이가 혼자 죽는 것 같다. 그리고 가난해지면 더욱 외로워지는 듯하다. 가난과 외로움은 사이좋은 오랜 벗처럼 어깨를 맞대고 함께 이 세계를 순례하는 것 같다.

P233
수 많은 자살 현장을 오가며 죽은 자의 직업과 자살을 감행한 도구가 때때로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경악했다. 낯선 것을 찾기보다는 자기에게 익숙한 것, 일상에서 가까운 것을 자살 도구로 선택한 것이다.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인내했고, 또 일하는 내내 얼마나 빈번히 죽고 싶은 충동에 빠졌을지 생각해보면 내 마음도 어느새 빛을 잃고 어둑해진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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