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 쫓기듯 사는 삶.나만은 아니었나보다.어느날 호텔방에서 잠을 깨고 보니 여기가 어디인지, 내가 누구인지 모르게 되었다. 침묵...몸속에 아무것도 없는 느낌.결국 트렁크의 짐 속에서 여권을 보고 자신의 이름이 얀이란걸 알았다.현명한 여의사를 찾아갔더니...''세상은 땀 흘리고 지치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들중 영혼을 놓친 사람도 많아요. 영혼이 주인의 속도를 따라 가지 못해서 놓친거예요. 자기만의 편안한 장소를 찾아 앉아서 영혼을 기다리세요.기다리는데 시간이 좀 걸릴지도 몰라요.''그렇게 자신의 영혼을 기다리는 얀.시간이 흐르고계절이 바뀌고나이가 들어가던 날.창 밖의 지저분한 어린 영혼을 보게된다.육체를 찾아 떠돌아다니다 겨우 만난 내 영혼.이젠 휴식을 취하며 영혼과 함께 생활을 하는 얀.시계도 버리고 트렁크도 버리고...자연은 그 속에 싹을 틔우고 쑥쑥 자라게하여 꽃도 피고 열매도 맺게 한다.나에게 필요한 건은 바쁜 일상이 아닌 영혼과 즐기는 시간이 필요한 것.연필화로 그린 세밀화.그리고 연두빛 잎사귀의 색.오로지 자연만이 자신의 영혼과 함께 성장하나보다.어른을 위한 그림책.그림으로 한 번 읽고...글을 읽고 다시 보면 보여지는 세상.난 어느 곳에 자리잡고 있는건가?시간의 흐름을 거스릴 수 없으나 말려진 꽃처럼 그 순간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내 삶도 흘러가고 있는데...내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이기심.한 곳에 머물며 여유있게 영혼을 기다려야하는지도 모르겠다.내 영혼은 나와 함께 있는게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