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안 돼요 - 엄마 아빠 1학년 때 이금이 저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서지현 그림 / 밤티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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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아파요>에서 민호가 아픈 친구를 위해 공중전화를 이용해 전화를 거는 장면에서 아이들은 "왜 학교에 공중전화가 있는지?" 물었다. 핸드폰을 소지하고 다니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생소한 이야기 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읽은 후 아이들에게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었다. ㄴㄹ는 보석을 캐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다이아를 캐는 광부가 유치원 때부터 꿈이었다. 보석을 캐어도 자신이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지난번에 알려주었다. 그 후 보석가게 주인으로 바뀌었다. ㅁㄹ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다가도 바빠서 자유가 없을 거라고 포기하였다. 워라밸을 꿈꾸는 녀석이군. 그러다가 아빠의 월급을 물어보더니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고 하다가 결국 아직은 고민 중이라고 말한다. ㄴㄹ가 "엄마는 어릴 때 꿈이 뭐였는지?" 물어본다. 선생님, 화가, 소설가 등등을 하고 싶었던 것이 많았다고 말했다. 어릴 적 학교에서 분필을 훔쳐 와 친구와 장롱을 칠판 삼아 선생님 놀이를 한 기억이 떠올랐다.

<내 마음대로 안 돼요>에서 정아가 햄스터를 사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내용이다. 나도 초등학교 다닐 때 교문 앞에서 파는 병아리 다섯 마리를 사 왔다. 다행히 병아리는 건강하게 잘 자랐다. 병아리에서 닭으로 넘어가는 과정까지 자랐다. 삐악삐악 소리가 우렁차지자 옥상으로 집을 옮겼다. 혹시나 몰라 입구를 큰 돌로 막아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옥상으로 병아리를 보러 갔지만 한 마리도 없었다. 엄마 말로는 짐승이 잡아먹었을 것이라고 하였다. 좀 시끄러워도 집에 두었더라면 하는 후회를 하면서 대성통곡했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이랑 결혼할래>는 민호가 선생님과 결혼하기 위해 엄마 가방을 훔쳐서 선생님께 드리는 내용이다. 아쉽게도 나에게는 이런 에피소드는 없었다. 아이들에게 유치원 때 결혼하고 싶은 선생님이 없었는지? 물었다. 아이들은 본인이 어른이 되면 선생님은 할머니가 된다고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한다. 너무 현실적인 아이들이군……. 얘들이 낭만이 없어! ㄴㄹ가 급 질문을 했다. “엄마, 나랑 결혼할 여자를 못 만나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하였다. “안 해도 되고, 엄마랑 하자”라고 말하니 “그건 싫다"라고 한다. 엄마는 너의 이상형이 아니구나. 내 눈 작다고 지적할 때 알아봤어야 했다. 새삼 남편에게 고마워진다.

<미리 쓰는 일기>를 읽으면서 나 또한 일기 쓰기가 곤혹이었다. 내용을 채우기 위해 글자도 크게 쓰고 말을 늘려서 쓰는 꼼수를 부리었다. 내용보다는 나는 날씨를 쓰는 게 힘들었다. 그날이 비가 왔는데 맑음으로 썼다가 선생님에게 벼락치기로 일기 쓴 게 걸릴까 봐 조마조마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선생님도 일일이 기억하지 못했을 건데 말이다.

『내 마음대로 안돼요』는 분명 저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쓴 책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내가 더 재미있게 읽었다. 읽는 내내 어린 시절이 계속 떠올라 추억여행을 다녀왔다. 아이들도 학교생활하면서 좋은 추억들이 쌓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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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나만 미워해 - 나는 나는 1학년 이금이 저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서지현 그림 / 밤티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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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점

 

  아이들에게 엄마의 학교 다닐 적 이야기도 하면서 매일 한 챕터씩 읽었다. 처음에는 글밥이 많다고 투덜거렸으나 나중에는 집중에서 들었고 줄거리를 물어보자 곧잘 대답하였다.

책 내용 중에 ‘주운 사람이 임자’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나 역시 초등학교 때 저금하려고 가져간 돈을 잃어버렸다. 선생님은 나에게 관리소홀이라고 혼이 났다. 그날 범인은 나오지 않았다. 며칠 후에 범인이 나왔지만 선생님은 그냥 지나가셨다. 친구가 내 가방에 손을 대었고 들키지 않으려고 화분 받침대에 숨겨 두었다. 지금 생각해도 억울하다. ‘가방에 둔 것이 관리 소홀인가?’ 그 당시 선생님이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훔친 자는 벌 받지 않고 나만 매 맞은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이들이 “엄마, 억울했겠다”하며 위로를 해 주었다. 그 한마디로 31년 전에 분했던 마음이 사라졌다.

은채는 모둠활동 시간에 과자를 가져오지 않겠다는 민찬를 위해 과자를 따로 준비하는 모습에서 어린 시절 한 친구가 생각났다.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그 아이는 늘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그 사정을 알게 된 문구점 아주머니는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그 아이의 도시락을 싸 주셨다. 도움 주는 아주머니는 보상을 바라지 않으셨고 그 친구도 자격지심으로 거절하지도 않고 고맙게 받았다. 그들의 관계처럼 사회가 굴려 가면 좀 더 너그러운 세상이 아닐까 싶다.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서 이런 너그러운 관계를 배워나갔으면 좋겠다.

이 책은 아이들이 학교 생활하면서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미리 이야기 해봄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고 요즘 아이들 학교생활 이야기도 나누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선생님은 이 책 제목처럼 ‘너희들만 미워하는 것 같니?’ ‘좋아하는 것 같니?’라고 물었다. 아이들은 의심하지 않고 선생님은 좋으신 분이라고 대답하였다. 나 또한 아이들 담임선생님과 대화를 하면서 직업으로 선생님을 하시는 게 아니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 마음이 나와 아이들에게 똑같이 느껴져서 다행이다. 아이들은 유치원 다닐 때 보다 지금이 더 재미있다고 하였다. 나의 걱정과는 달리 아이들이 입학할 당시 두려움이 사라지고 잘 적응하는 모습이 대견해 보였다.

나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아이들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자신이 오해할 수도 있구나!를 가르쳐 주기도 하는 책이다. 저학년 아이들과 부모님이 같이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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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법이 될 때 - 법이 되어 곁에 남은 사람들을 위한 변론
정혜진 지음 / 동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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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감상평과 느낀 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은 틀린 것 같다. 사람이 죽어도 여전히 사회는 개선되지 않은 채 돌아간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어야만 법이 통과되는 나라, 기득권 층 입장에서는 아쉬울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민들의 아픔을 호소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나 보다. 기득권층은 아파보지 않았기에 국민들의 슬픔을 공감하는 능력이 결여되었다. 마치 나를 보호해 줄 나라가 없는 것처럼 국민들은 나라의 지도자층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배운다.


 첫 장부터 페이지를 넘길 수가 없었다. 특히 아이들이 젊은이가 목숨을 잃는 대목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마치 큰 돌덩이가 나의 가슴을 짓누르는 느낌이었다. 그들의 희망과 미래가 꺾이도록 세상을 방관한 어른으로서 미안하였다.

 

 우리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법이 만들어지고 그로 인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이 약간 불편해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법을 만드는 과정을 반대하고 만들어진 후에는 유가족을 비난한다. 특히 민식이 법에서는 그러한 모습이 여과 없이 드려났다. 우리가 학교 앞 횡단보도를 조금만 서행하므로 목숨을 살리는 일이라면 기꺼이 할 수 있지 않을까?


 내 자식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고, 목숨을 담보로 일터에서 일한다면 적극적으로 법을 만드는 일에 동참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나와 상관이 있던, 없든 간에 사람을 귀히 여기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유가족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가족을 잃은 슬픔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목숨을 지키는 법을 만드는 것에 앞장서 주셔서 감사드린다.


② 마음에 남는 글귀

8쪽

직장에서 친구가 된 둘이 나눈 이야기는 늘 하나였다. “우리 잘릴까?” 마지막으로 함께 밥을 먹을 때 김 군이 한 말도 이것이었다. “아무래도 나 잘릴 것 같아.” 그래도 김 군은 언제 같이 여행을 가자는 말도 했다. 김 군의 친구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늘 잘릴까 아닐까 그런 이야기만 했지 뭘 좋아하는지, 최소한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도 이야기를 못해 보고 살았어요. 그게 가장 후회돼요.” 김 군의 친구는 김 군이 죽은 후에도 계속 김 군에게 전화를 했다.


213쪽

김관홍은 스스로를 '노가다', '막일하는 사람'으로 불렀다. 대부분의 사람처럼 법이나 제도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잠수사들의 선의가 짓밟히는 현실이 그를 바꾸어놓았다. 목소리


214~215쪽

“저희가 간 게, 양심적으로 간 게 죄입니다. 그리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타인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떤 재난에도 국민을 부르지 마십시오. 정부가 알아서 하셔야 합니다.

저는 잠수사이기 전에 국민입니다. 국민이기 때문에 달려갈 거고, 제 직업이, 제가 가진 기술이 그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간 것뿐이지, 국가 국민이기 때문에 간 거지 애국자나 영웅은 아네요…


218쪽

그들의 변명처럼 '법대로' 한다면 잠수사들이 그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으로 들어갈 이유도, 다칠 것을 알면서 하루에 서너 번씩 잠수를 할 이유도 없었다. 아니 '법대로' 한다면 후유증이 뻔히 보이는 일을 거절했어야 했다. 잠수사들이 마음으로 한 일을 정부는 법으로 판단했다.


219~220쪽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하게 어려운 사람을 돕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며, 희생하는 국민을 격려하기 위해” 국회가 처음 만든 상이었다. 국가가 스스로 ‘자랑스러운 국민'이라고 해놓고는 그 이름을 딴 법은 국회에서 몇 년을 묻혀 있었다. 자신의 안위 대신 양심과 공동체를 선택한 한 시민에 대한 국가의 예우는 그렇게 간신히 지켜졌다.

만일 그가 살아서 자신이 ‘자랑스러운 국민상'을 받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딴 법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아마도 그는 탐탁찮아 했을 것 같다.(중략)

그래서 잠수사들이 ‘함께’ 292명을 수습한 것이나 상을 주려면 잠수사들에게 ‘함께’ 줘야 한다고, 법에 이름을 붙여 그 희생을 가리고 싶다면 잠수사들의 이름을 ’함께‘ 불러달라고 하지 않았을까. 김관홍 법이 아니라 세월호민간잠수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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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휴먼 - 장애 운동가 주디스 휴먼 자서전
주디스 휴먼.크리스틴 조이너 지음, 김채원.문영민 옮김 / 사계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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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점

 요즘 전장연에서 지하철 시위중에 있다. 이 모습을 비난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더 내야하고 비장애인은 이제는 들어야할 시기이다. 장애인은 존중받기를 원하고 사회구성원으로 살기를 원한다, 504조 시행하는 현장에 휴먼이 있었듯 지금 지하철 시위 현장에는 휴먼과 동일한 사람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들이 포기하지 않고 권리를 쟁취하기를 바란다.


 이 책은 한 장애인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 편의 다큐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학교를 들어가기까지 걸린 시간, 교사가 되기 위한 노력, 504조를 시행하기 위해 24일간의 농성을 한 시간들은 지면으로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휴먼은 앞쪽에서 고백한다. 혼자 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고백한다. 뜻을 가지고 나아가는 이들이 있었기에 이뤄낸 성과들이다. 나는 장애인에게 대단하다는 말을 아낀다. ‘대단하다’는 말속에 ‘장애인이기 때문에’라는 말이 포함될까봐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교사로 출발하여 워싱턴의 해리슨 윌리엄스 상원 의원실 입법 보좌관, 클린턴 행정부의 교육부 특수교육 및 재활 서비스국 OSERS 차관보로 일했고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부 국제 장애인 인권에 관한 특별 보좌관 자리에까지 오른 그녀에게는 장애 여부를 떠나 대단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휴먼의 노력으로 장애인의 생활은 개선되었다. 영향력이 있는 자리든 아니든 간에 그녀는 평등하게 살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녀는 비행기 탑승을 거부당했다.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에 그들이 잘못했음을 알려주기 위해 행동하고 바로잡는 그녀는 참 멋있는 사람이다. 휴먼이 말했다. ‘나에게 장애가 없었다면 얻지 못했을 많은 기회를 장애 때문에 얻게 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녀의 고백은 장애는 걸림돌이거나 콤플렉스가 아니었다. 살아가는 원동력이었다. 나또한 이런 삶을 살고 싶다. 안 된다고 지레 포기하는 삶이 아니라 개선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고 행동하는 삶을 살고 싶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24쪽

그때 나는 휠체어를 타고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놀이에 전부 참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아이들도 내가 놀이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함께 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줄넘기를 하거나 롤러스케이트를 탈 때도 마찬가지였다. 신발 위에 롤러스케이트를 올려놓고 휠체어로 스케이트를 타는 척하거나 줄넘기의 줄을 넘기거나,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함께 놀았다. 나는 그게 ‘다르다’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가 어린이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어린이는 해결사다.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면 대부분의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아주 어린 시절에 배웠다.


47쪽

나와 내 친구들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 기쁘기는 했지만 동시에 무시당하는 느낌, 우리가 배울 수 없는 존재이자 이 사회와 아무 관련 없는 존재로 분류당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동안 몰래 품어왔지만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던 묵은 감정을 처음으로 표현했다. 사람들이 나를 빤히 응시할 때의 불편함, 옷장에 갈 수 없어서 내가 입고 싶은 옷이 아니라 엄마가 골라주는 옷을 입어야 하는 답답함을 털어놓았다. 새로운 친구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내게 굉장한 발견이었다


49쪽

하루는 프리다와 내가 휠체어를 타고 보도를 지나가는데 늘 그렇듯이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보았다. 우리는 평소처럼 그들을 무시하는 대신 돌아서서 이야기했다.

“차라리 사진을 찍으세요. 그게 더 오래 남을걸요?”

우리는 이렇게 말하고 낄낄대며 헤어졌다.


83~84쪽

“음, 다른 교사들도 학생들에게 화장실에 가는 방법을 보여줘야 한다면 물론 그렇게 하겠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제가 그 일을 혼자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믿으셔도 됩니다.”


97쪽

“사회가 형식적으로 교육을 제공하고 장애인을 매장시키는 위선적인 행위를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입니다.”


104쪽

만약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3류 시민으로 본다면,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과 당신이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108쪽

사람들이 늘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차별,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거나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라거나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말하며 지워버리려고 하는 차별 말이다.


123쪽

 승무원이 나에게 다가왔다. 내가 이륙 지연의 원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승객께서는 혼자 비행기에 탑승하실 수 없습니다. 만약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도와줄 사람이 옆에 없다면 비행기에서 내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나는 승무원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위급한 상황이라면, 이 비행기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저 혼자만이 아닐 텐데요.”


127쪽

이 나라는 너무 접근성이 낮아서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와 무엇인가를 하기 어려웠고, 그 결과 일상에서 장애인을 볼 일이 거의 없었다. 사람들은 우리를 쉽게 깎아내리고 무시했다. 시설이 우리를 강제로 수용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계속 갇힌 채로, 보이지 않는 상태로 살게 될 것이다. 갇힌 채로, 보이지 않는 상태로 사는 한 누구도 우리의 진정한 힘을 볼 수 없고 우리의 목소리는 묵살당할 것이다.


154쪽

당신이 학교에서 우리를 볼 수 없다면, 그것은 학교가 우리의 입학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일터에서 우리를 볼 수 없다면, 그것은 우리가 물리적으로 그곳에 접근할 수 없거나 고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니면 버스나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접근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면 버스나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접근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식당이나 극장에서도 우리는 같은 이유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신은 일상생활에서 우리를 어디에서 보았는가? 어딘가에서 보았다면 아마도 텔레비전이었을 것이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에 등장하는 ‘불구자’ 타이니 팀도 보았겠지만, 아마도 자선기금 모금 방송에서 더 많이 보았을 것이다.


205쪽

동부 연안의 시위자들은 우리가 너무 싸우려고만 하고 타협할 줄 모른다고 느꼈다.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우리는 평생을 타협하며 살아왔습니다.”

절망의 눈물이 차올랐다. 화가 나서 눈물을 확 털어내 버렸다.

“타협은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220쪽

사람들이 장애인의 시각에서 삶을 바라보는 것에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거부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했다.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우리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안내해야 했다.


222쪽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권리를 요구하는데도 ‘불만이 많다’, ‘이기적이다’라는 틀에 갇히고 만다. 이런 일은 특히 여성에게 일어난다. 우리는 ‘끝없이 요구하는 사람들’이라 불리고, 물러서지 않으면 ‘끈질기다’는 소리를 듣는다. 우리에게 ‘끝없이 요구하는’, ‘끈질긴’이라는 이름표를 붙이는 것은 우리를 ‘굴복하게’ 하려는 또 다른 방식일 뿐이다.

(중략)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의 면전에서 당신이 틀렸다고 말하고, 그 앞에 버티고 서서 시민으로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요구하려면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했다.


276쪽

내가 가장 알고 싶었던 것은 장애인을 어떻게 눈에 보이게 할 것인가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우리에게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자신을 더 쉽게 깎아내리고, 쉽게 상처받고, 점점 더 나쁜 상황에 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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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들의 아랫사람이 아닙니다 - 가족 호칭 개선 투쟁기
배윤민정 지음 / 푸른숲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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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점
첫 장을 읽는 순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스릴러물도 아니고 액션물도 아닌데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제껏 페미니즘 관련된 책들은 이 책에 비하면 도덕 교과서처럼 순한 내용이었다.

이 책의 내용은 호칭에 관련된 투쟁기이다. 여자는 시가에서 도련님, 아주버님을 부르지만 남자는 제수씨, 처남댁이라고 부르는 것에 저자는 의문을 품었고 개선하고자 하였으나 실패였다. 실패는 시가도 아닌 저자 형님의 거부로 호칭 문제는 결렬되었다. 여자간의 연대를 맺는 것이 실패하였다. 이로 인해 형제 싸움이 되었고 시부모님과도 예전만큼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다. 다행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우습지만, 남편은 저자의 뜻을 지지한다.

시집에서 형님이 첫 장을 읽는 순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스릴러물도 아니고 액션물도 아닌데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제껏 페미니즘 관련된 책들은 이 책에 비하면 도덕 교과서처럼 순하다.

이 책의 내용은 호칭에 관련된 투쟁기이다. 여자는 시가에서 도련님, 아주버님을 부르지만 남자는 제수씨, 처남댁이라고 부르는 것에 저자는 의문을 품었고 개선하고자 하였으나 실패였다. 실패는 시가도 아닌 저자 형님의 거부로 호칭 문제는 결렬되었다. 이로 인해 형제 싸움이 되었고 시부모님과도 예전만큼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다. 다행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우습지만, 남편은 저자의 뜻을 지지한다.

시집에서 형님이 처음으로 나에게 말을 걸었을 때 동서~~~~요?라고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으신 어머님은 형님에게 윗사람이 무슨 존대야? 하며 나무라셨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내가 존칭어를 요구한 것도 아닌데 화끈거리는 동시에 나와 형님은 동갑인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그 후로 형님은 반말, 나는 높임말을 쓴다. 동등한 위치가 아닌 수직관계가 되어버렸다. 일 년에 서너 번 볼까 말까 한 사이인지라 크게 개의치 않았다.

저자는 형님, 아주버님 대신 재현이, 수진이라 부르고 시부모님을 두현이 부모님이라고 부른다. 어색하면서도 색다르게 다가왔다. 남편에게 이 책의 내용을 이야기 해주었다. 남편왈 아무리 옳은 의견이라도 저자는 싸움의 기술이 잘못되었다고 한다. 싸움에서 이길려면 무조건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가정 내 분란을 일으키면서 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하였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인식하고 실천하자는 생각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저자처럼 실천할 수 있을까? 용기 있게 행동하지 못 할 것 같다.

저자가 시가의 분위기라면 동서의 위치가 아닌 형님의 위치에서 호칭의 변화를 제안했더라면 받아들여 졌을 것 같기도 하다. 나 역시 내가 형님의 위치였다면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 나빴을 것 같다. 결국, 여자 대 여자는 동맹 관계를 맺을 수 없는지 의문이 들었다. 한편으로 동맹 관계를 맺을 수 없게 만든 건 사회구조이다.

나는 비록 이 저자처럼 실천할 자신은 없다. 생각할 거리가 많이 던져 준 페미니즘을 같이 공부하는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듣고 싶어졌다.

2.마음에 남는 글귀
8쪽
'아주버님-제수씨', '도련님-형수님', '아가씨-올케', '형님-동서' 등 가족 간에 통용되는 호칭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내가 서열이라는 관습에 저항하는 이유는, 이것이 가족의 본래 목적인 사랑을 불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수직적인 서열 구조는 대화와 소통을 방해하고, 이는 곧 가족 내 약자에 대한 억압으로 이어진다.

27쪽
'형님'과 '동서'라는 호칭도 이상하긴 마찬가지였다. 왜 형이나 동생과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나이가 같은 두 여자 사이에서 호칭의 차등이 생기는 길까? 여자들이 온전한 개인이 아니라 배우자에게 종속된 존재로 취급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29쪽
남자를 중심으로 가족 구성원들의 위계를 정하는 관습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전에 내가 두현의 부모님을 '어머님'과 '아버님'이라고 부를 때 장유유서의 관습만을 의식했다면, '아주버님-제수씨'와 '형님-동서' 호칭에서 느낀 것은 배우자에게 종속된 존재로 전락했다는 감정이었다. 시가 모임에서 오직 남편과 관련된 이야기만 하게 되는 경향도, 남편의 나이를 기준으로 구성원들과의 관계가 정해지는 부계 중심적인 질서와 무관하지 않았다.

70쪽
자신은 유빈이를 당연히 박씨 집안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아이 성이 다르면 유빈이가 나중에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음. 어차피 우리 아이 성은 형이 간섭할 일은 아니지.
그건 그렇고 정말 유빈이를 박씨 집안 사람이라고 생각했구나. 배우자가 들으면 섭섭하겠다."

116쪽
재현이 왜 이 가족 집단에서 여자들이 더 존중받는다고 생각하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당장 자신부터 동생의 배우자인 나를 '원래 낮은 위치'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설마 이 가족 집단의 여자들이 제사상을 차리거나 명절 음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남자보다 더 존중받는다고' 생각한 걸까? 그런 일을 하지 않는 건 남자들도 마찬가지인데…. 그런 생각 때문에 나를 ‘자유롭게 뒸다’고 은혜를 베푼 것처럼 말했던 걸까?

117쪽
사람들은 남자와 여자에게 서로 다른 역할을 기대하는 사고방식 자체가 차별이라는 사실을 외면한다. 같은 자리에 있어도 그것이 남자에게는 '당연한 것'이고 여자에게는 ‘우대’라는 생각, 그 때문에 가족 호칭이나 자녀의 성씨 등의 문제에서 여자가 남자와 똑같은 권리를 요구하는 순간, 지금 자신이 누려왔던 것은 생각하지 못한 채 '요즘 세상/한국/우리 집에선 남자보다 여자가 더 존중받는데 뭐가 문제냐'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중략)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포기했는데 어째서 그 이상을 요구하느냐는 억울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
이처럼 시가 구성원들이 나에게 일을 시킬 권리가 없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상, 어떤 노동도 하지 않는다 해도 내가 그 집단에서 차별받는 위치에 놓여 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152쪽
"당신은 가족들을 모두 '님'이라고 부르는데, 어째서 당신이 님이라고 불리고 싶다는 건 무례한 일이 되는 걸까?"

161쪽
제수씨'와 '아주버님만 해도 왜 나는 '씨'이고 당신은 님인가 생각하게 되는데, 하물며 '댁'이라니…. 게다가 ’처남댁'이라는 호칭은 그야말로 한 여자를 남편의 집에 속한 조치로만 표현하는 말이 아닌가?

168쪽
개인적인 영역에서 보면 나는 수진과 재현의 호칭을 부르지 않을 수도 있고, 두 사람과 만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내가 견딜 수 없는 것은 사회가 한쪽의 목소리에 계속 귀를 막고 있다는 점이었다.

268쪽
나는 약자의 침묵으로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보다, 구성원들이 부딪치고 갈등하며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더 건강한 관계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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