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뭇 강펀치 안전가옥 쇼-트 7
설재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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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감상평과 느낀점

문고본으로 된 이 책의 크기는 작고 얇지만, 내용면은 결코 가볍지가 않았다. 전작도 날카로웠지만, 이번 신간은 책 제목처럼 강하게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매섭다.

 

총 세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실력은 있지만 형편이 어려워 관장으로부터 폭력을 당하는 것을 참으면서 운동을 하는 아이, 돈 많은 부모덕에 실력은 없지만 운동으로 대학을 갈려는 아이, 이 두 친구를 둔 친구의 시선으로 체육계의 비리를 이야기 한다. 기자와 아이들의 기지로 깔끔하게 복수하는 체육계의 현실 이야기다.

 

자신도 모르게 '아빠'라는 작자가 당사자들도 모르게 엄마와 자신의 알몸이 촬영되어 인터넷에 떠돌아다닌다. 그 소 녀의 도촬 당하는 것을 알리는 과정에서 ‘안경’이라는 사람은 그것을 돈벌이 수단으로 그 소녀를 이용한다. 이 이야기 속에는 사이비 집단이 사회에 피해를 주는 것에 은근히 비판하고 있으며, n번방의 조*빈 같은 인물을 아빠로 설정하여 성범죄의 문제를 다루었다. 마지막 이야기는 직장 내 갑질과 왕따 문제에 대해 다룬 이야기이다.

 

굵직한 이야기들 속에는 기레기같은 기자 모습, 차별받는 이주노동자의 이야기, 학벌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 인터넷 댓글로 인해 피해자가 죄인으로 살아야 하는 등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들이 소설 속에 적절하게 배치되어 이야기하고 있다. 소설은 이러한 문제들을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소설이라 다소 극단적인 방법들로 죄를 지은 사람은 죗값을 치루게금 한다. 세 편 모두 그 죗값을 치르는 과정이 사회적 제도나 분위기가 해결하지 않고, 피해자가 혼자 해결해나간다. 피해를 당한 것 자체가 억울한데 그 억울함을 푸는 것에 도와주는 이들이 없다. 설령 도와주는 이가 있더라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슈거리를 만드는 것으로만 이용한다. 진심으로 피해자와 함께하지 않는다. 마치 우리 사회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설재인 작가의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보물을 찾은 느낌이었고, 읽으면 읽을수록 다음 책이 기대되는 작가이다.

 

마음에 남는 글귀

33쪽

다른 애들은 다 마우스피스 치과에서 맞추는데 자기만 만 원짜리 싸구려 써서 맨날 잇몸에서 피가 줄줄 나온데. 걔 그러면서 운동하는데, 이모가 그렇게 번지르르한 말만 하고 무책임하게 기사를 써 대니까 그것마저도 못 하게 생겼잖아, 개가.

 

94쪽

그렇게 마누라랑 딸 얼굴이랑 몸 팔아 번 돈으로 세상을 똑바로 세운다는 운동 하니까,

 

103쪽

저는 그 개들이 증마의 여자들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줄에 매여 말뚝을 중심으로 원형을 그리며 아주 좁은 반경 내만 왕복할 수밖에 없는 개, 저는 지금 줄을 끊어 버리려 하죠. 그러다 오토바이를 탄 개장수에게 잡혀 두들겨 맞고 죽을 수도 있고,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저로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죠.

 

120쪽

껌둥이들, 무서워, 라고 할머니들은 말했죠.

무서울까요? 무엇이? 공장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자기 몸집보다 큰 칼날 밑에 손을 집어넣어 종이 뭉치를 계속 옮기고, 휘릭 소리를 내며 기계로부터 날아오는 노끈에 피부를 베고, 장갑을 끼면 손이 둔해진단 이유로 맨손만을 사용해 몇 년을 일해야 했던, 그래서 장갑같이 부풀어 오른 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인데, 사실 그들이 할머니들을 무서워해야 했죠. 소음과 먼지로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공장에서 조금만 움직여 밖으로 나가면 할머니들이 유모차에 기대여 꼼짝 않고 노려보잖아요. 처형대에 매달린 시체처럼.

 

126쪽

내 얼굴이 그대로 나온 채 돌아다니는 영상들을 지우지도 못했고 거리를 지나다닐 때마다 저 사람이 내 얼굴을 어디선가 보지 않았을까,

 

128쪽

여러분 이전 직장에서 월급 안 주고 내쫓아던 사람들, 그 다음엔 여러분한테 거짓말하고 이 땅에 데러와 여러분 몸값을 매기던 사람들, 그다음엔 아무 일 안 하고 지나다니기만 했는데 범죄자 대하듯 손가락질 하고 욕하던 사람들,(중략) 같이 화내요. 우리, 속던 사람들이 뭉쳐서. 개들은 말로 해선 몰라

 

134쪽

미단을 그를 집요하게 괴롭혀 나가떨어지게 만들었다. 미단 주위의 사람들은 그런 걸 좋아했다. 누군가에게 스트레스를 풀 명분을 걔가 주는 것, 그러면서 동시에, 누군가에게 마땅한 벌을 주었다는 정당성까지 부여받는 것.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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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바네사 스프링고라 지음, 정혜용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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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평과 느낀점

이 책은 프랑스의 문단 미투 운동을 다룬 소설이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임을 알고 읽었지만 ‘과연 이 사실이 사실임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주인공 V는 그 당시 13세였고, G는 50세인 작가와 사랑이 성립되는 것이 가능한 이야기인가 싶다. V는 어릴 적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로부터 받지 못한 사랑을 G로부터 채움 받으려고 한 것이 아닌가 싶다. V뿐만 아니라 어린 자녀가 50대 남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것임을 알고도 ‘딸아이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묵인하는 부모 또한 그녀에게는 가해자임이 틀림없다.

V가 G를 향한 것이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라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한 것에 대한 결핍이었을지언정 G를 향한 마음은 그 당시에는 진심이었을 것이다. 그에 반면 G는 V의 약한 마음을 이용하고 그 둘 사이의 추억을 당당히 책으로 낸다. G는 여전히 잘나가는 작가이며, V는 지금은 좋은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다. G는 자금도 V에게 어린 시절의 악몽을 떠올리게 계속적으로 연락을 취한다.

 

 G는 교묘하게 사랑이었다고 주장하고 V의 어린 시절에 조종했던 것처럼 지금도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리라 착각하고 있다. 분명 피해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로부터 사과받지 못하는 이 상황에 대해 작가는 용기를 내어 책을 쓴 거 같다. 부디 이 책이 가십거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가 죗값을 치렀으면 좋겠다.

 이 책을 계기로 예술계에서는 범죄가 틀림없음에도 불구하고 예술로 승화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힘없는 문하생들이 피해 보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고 인기 있는 작가들이 자신의 명성과 지위를 권력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③ 마음에 남는 글귀

124쪽

“대체 왜 내가 그렇게 알록달록 칠한 너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거지? ‘귀부인’처럼 보이고 싶어? 그런 거야?”

“G, 아니에요. 그저 예쁘게 보이고 싶었어. 당신을 위해. 그게 다야.”

“그런데 나는 네가 꾸미지 않을 때만 사랑한다는 거. 이해 못 하겠어? 그럴 필요 없어. 그런 모습이면, 넌 내 마음에 들지 않아.”

153쪽

그가 은폐와 거짓을 종교로 삼고, 작가로서의 작업을 자신의 중독증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알리바이로 삼았다는 사실을 참아낼 수 없다.

191쪽

아주 빈번하게, 성 착취와 약자 착취, 이 두 가지 경우에서 동일한 현실 부정을 만나게 된다. (중략) 동의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데 어떻게 자신이 착취당했음을 인정할 수 있겠는가? 이 경우, 상대방 성인에 대해 욕망을 느꼈고 그 성인이 재빨리 그러한 욕망을 이용했다면? 나에게서 희생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어서, 나 역시 여러 해 동안 그 개념을 붙들고 씨름을 하게 되리라.


192쪽

어떻게 성인과 청소년이 자신의 육체와 욕망에 대한 지식 수준이 같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취약한 청소년을 늘 성적 만족에 앞서 사랑을 갈구하리라. 자신이 갈구하는 애정 표시를 받고서(혹은 자기 가족에게 부족할 돈을 받고서) 쾌락의 대상이 되기를 수락할 테고 그럼으로써 오랫동안 주체, 행위자, 그리고 자기 성(性)의 주인되기를 거부하게 되리라.


이 책은 출판사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이며 몽실북클럽 서평이벤트 활동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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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끄는 건 나야
조야 피르자드 지음, 김현수 옮김 / 로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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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감상평과 느낀 점

  이 소설은 잘 접해보지 ‘이란’을 배경이어서 약간은 생소하였다. 이란 혁명 이전 상황과 문화 기후들을 간접적으로 그 문화를 접할 수 있어서 새로웠다. 작가는 등장인물의 행동 묘사나 이야기를 전개하는 상황들을 디테일하게 잘 그려 놓았다.

 

 주인공 클래리스는 쌍둥이와 아들을 키우는 세 아이의 엄마이다. 그녀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클래리스를 피곤하게 하는 친정엄마와 철이 없고 남에게 배려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자기중심적인 여동생 앨리스가 소설에서 감초 역할을 한다.

 

 G-4호에 시모니안 부인과 그의 아들 에밀 그리고 쌍둥이보다 3살 많으며 쌍둥이 오빠인 아르멘이 짝사랑하는 에밀리가 이사를 온다. 시모니안 부인은 감정 기복이 심하다. 그녀의 아들 아르멘이 에밀리에게 이용당하는 것 같아 멀리하고 싶은 이웃이라고 생각한다. 에밀이 자신의 집으로 와 그녀의 남편 아르투시와 체스를 두는 등 이웃집 남자가 종종 자신의 집으로 방문하게 된다.

 

 세 아이를 키우고 반복적인 일상과 가부장적인 남편을 둔 클래리스는 답답함과 그 누구도 자신의 힘듦을 알아 주지 않는다. 종종 찾아오는 에밀이 그녀를 세심하게 챙기고 자신이 좋아하는 책과 문학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면서 에밀을 특별하게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여동생 앨리스가 이혼남인 '에밀'에게 관심을 가지지만 클래리스는 그 둘이 연인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소설을 읽는 내내 ‘이 두 사람은 불륜으로 이어질까?’라는 상상하며 읽었다. 후반부에서는 에밀이 클래리스에게 친구로서 비올레트와 결혼할 것이라고 귀띔을 해 준다. 적어도 에밀은 그녀를 가까운 친구로 생각 한 것이었다. 클래리스는 에밀에게 느낀 감정이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자신의 삶을 알아주는 그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감정이었는지는 작가는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에밀을 통해, 매년 참석하는 4월 24일 기념식 연설을 통해 여성의 인권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늘 자신보다 가족과 이웃을 위해 살았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며 잘 하는지?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도 말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한국의 『82년생 김지영』 소설 같기도 하다.

 

 제목이 ‘불을 끄는 건 나야’다 여기서 ‘불’은 함축적으로 가사노동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이 소설을 읽는 독자가 ‘가사노동은 아내만 하는 일이 아니며 함께 하는 것임을 알리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결국 ‘불’은 자신이 끄고 싶을 때 끄는 것이며 부부가 함께 해야 하는 일이다.

 

③ 마음에 남는 글귀

 

 

288쪽

나는 화가 났다. 비올레트와 에밀을 엮어 줘야겠다며 내 팔을 비틀어 억지로 저녁 파티를 열게 한 니나에게, 오로지 자기 생각만 하는 앨리스에게, 오로지 앨리스 생각만 하는 엄마에게. 아무것도 모르고 신난 아이들에게. 그리고 머릿속에 오직 체스 생각뿐인 아르투시에게. 왜 내 생각을 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거지? 왜 내가 뭘 원하는지 물어봐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거지?(중략) ‘나는 하루에 몇 시간 동안 혼자만이라도 혼자 있고 싶어. 누군가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307쪽

나는 늘 아이들을 버스가 오는 곳까지 데려다주었다. 오늘 아침엔 왜 그러지 않았을까? 아이들이 저렇게 불안해하는데도.(중략) ‘너도 사람이잖아. 어쩌다 한 번쯤은 다른 사람들처럼 피곤할 권리도 있는 거야.’

 

 

353쪽

식탁을 치우며 내가 저녁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눈치챈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에밀이 말했다. “돌마는 정말 훌륭했어요. 그런데 왜 저녁 내내 아무것도 입에 안 대세요.?” 그리고 나를 돕기 시작했다.

엄마가 다가와 그에게 말했다. “어서 앉아요. 식탁을 치우는 건 남자가 할 일이 아니에요.”

 

424쪽

“나는 당신이랑 애들 위해 밤낮으로 노예처럼 일하는데, 난 뭘 위해 그러는 거예요? 당신이 당신 맘대로 살라고? 당신이 체스나 하고, 그 중요하다는 정치 활동 마음껏 하고, 영웅 놀이나 하라고? 그동안 나는 애들한테 시달리고, 날 위해 뭔가 해 볼 수 있는 시간이라곤 가져 본 적도 없고, 그렇다고 누구 하나 피곤하지 않나, 힘들지 않냐 물어보는 사람도 없고. 그리고·….”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이며, 북 카페 '책과 콩나무'에서 진행하는 서평단 신청에 참여하여 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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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문법 -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소준철 지음 / 푸른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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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① 감상평과 느낀점

도시사회학 연구자가 보고서를 쓴 형식이다. 『임계장 이야기』처럼 울림은 없다. 대신 우리 사회의 현실을 정확하게 바라볼 수는 있다.

 

폐지 줍는 노인들을 주변에서 보지만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우리 옆집 할아버지도 농사철이 아니시면 폐지를 주워서 파신다. 그 모습을 보아서인지 생계 수단이기보다는 겨울철 소일 삼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가 나이가 들며 은퇴할 시기가 온다. 은퇴하였음에도 여전히 일한다. 우리 부모님을 보아도 그렇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가난한 것’이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은 후 가난이, 노인이 폐지를 주울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국가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영자씨도 젊을 때 열심히 사셨다. 노후대비나 다름없던 집을 자식들의 사업자금으로 내어 주었다. 정작 본인이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나이가 때에는 자식도 국가도 그녀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 자식들은 자기 살기 바쁘고, 국가가 노인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장애인복지처럼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평상시 하는 생각이지만 국가가 서비스를 제공할 때 1차 적으로 직접적인 서비스를 받는 대상자들의 의견을 들어보길 바란다. 정치적인 이슈로 선거용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는 용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이 힘들 때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는 안전망이 되어주는 비빌 언덕 같은 역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② 마음에 남는 글귀

107쪽

노인들의 노동 시간과 노동 강도가 고려되지 않으며, 노인들은 가장 낮은 이윤을 취하는 고물상을 찾아야 그나마 나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115쪽

무려 95kg에 달하는 양을 수집하고 고물상으로 운반했지만 “8,940웡” 버는 것이다. (중략) 무리겠지만 B나 C가 하루에 8시간 동안 노동한다고 가정하고 시급을 계산한다면, B는 500원이며 C는 1,118원이다.

 

131쪽

정부가 최소한의 지원을 통해 개안아 ‘자립’하여 곤궁한 처지에서 벗어날 것울 요구하고 있는 모습 말이다. 국가는 헌법에서 개인이 가지는 인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국가는 자신의 의무를 개인에게 전가한 면이 있으며, 개인은 스스로 살 방법을 강구하며, 스스로 일어서야 했다.

 

143쪽

산업은 노인을 은퇴자로 아해하지만, 복지 정책은 노인을 복지사업의 참여자로 이해하는 상호 모순적인 상황이다,

 

228쪽

재활용품을 수집하는 노인들은 스스로 살아나갈 길을 찾고 있다고, 자립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까? 노인둘아 취로사업과 노인일자리사업과 재활용품 수집 일을 하고 있으니 ‘자립’했다며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될 상태라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266쪽

자신의 체력을 감안해 위험을 감수하며, 차도를 걷는 중이다. 이런 사정을 이해한다면, 노인에게 ‘물염치스럽고 이기적’이라는 댓글 하나를 달기보다는 노인이 이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될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몽실북클럽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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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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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감상평과 느낀점

 

 이 책의 표지의 촉감이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좋다. 제목에서 짐작되는 것처럼 이 책은 빵과 책에 관련된 내용이다. 작가는 책(글쓰기)도 좋아하며 빵도 좋아한다. 이 두 개의 차이점이 있다면 자신이 쓰는 소설은 남에게 평가받는 일이라 자유로움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빵을 만드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책에서 빵의 종류들과 유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빵을 소개하는 동시에 자신이 읽었던 책들을 소개한다. 빵과 소설을 통해 자신이 느꼈던 점들과 추억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외국소설을 거의 읽지 않은 사람이다. 그래서 여기에 소개되는 소설들을 전혀 알지 못하여 완벽하게 공감은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고 자신만이 힐링 되는 제빵을 취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설레고 가슴 뛰는 일을 발견하기는 힘들다. 설령 발견하더라도 그 일을 하면서 살기는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이 작가는 행복한 사람임이 틀림없다.

 

 늦은 오후 커피와 빵을 먹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② 마음에 남는 글귀

P. 22

내게 소설 쓰는 일은 누군가에게 건넬 투박하지만 향기로운 빵의 반죽을 빚은 후 그것이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과 닮은 것도 같다.

 

P. 105

소설을 쓰고 싶은 열망이 부드럽지만 단단한 돌맹이처럼 가슴속에 박혀 움직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일은 좋은 소설을 쓸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을 견디며 관찰한 것들을 묵묵히 계속 써나가는 것뿐일 테다, “나는 내가 쓴 글에 실망할 게 틀림없다는 생각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P. 137

어렸을 때는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걸 안다. 어딴 관계가 잘 유지된다면 그것은 각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P. 142

사랑하는 동생아, 잊지 말렴. 아기가 있든 없든,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앞으로도 여전히, 그리고 온전히 너의 것이야.

 

P. 148

누군가의 사랑을 받기 위해선 무엇보다 스스로를 충만히 사랑해야만 해.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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