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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문법 -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소준철 지음 / 푸른숲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① 감상평과 느낀점
도시사회학 연구자가 보고서를 쓴 형식이다. 『임계장 이야기』처럼 울림은 없다. 대신 우리 사회의 현실을 정확하게 바라볼 수는 있다.
폐지 줍는 노인들을 주변에서 보지만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우리 옆집 할아버지도 농사철이 아니시면 폐지를 주워서 파신다. 그 모습을 보아서인지 생계 수단이기보다는 겨울철 소일 삼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가 나이가 들며 은퇴할 시기가 온다. 은퇴하였음에도 여전히 일한다. 우리 부모님을 보아도 그렇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가난한 것’이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은 후 가난이, 노인이 폐지를 주울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국가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영자씨도 젊을 때 열심히 사셨다. 노후대비나 다름없던 집을 자식들의 사업자금으로 내어 주었다. 정작 본인이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나이가 때에는 자식도 국가도 그녀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 자식들은 자기 살기 바쁘고, 국가가 노인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장애인복지처럼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평상시 하는 생각이지만 국가가 서비스를 제공할 때 1차 적으로 직접적인 서비스를 받는 대상자들의 의견을 들어보길 바란다. 정치적인 이슈로 선거용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는 용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이 힘들 때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는 안전망이 되어주는 비빌 언덕 같은 역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② 마음에 남는 글귀
107쪽
노인들의 노동 시간과 노동 강도가 고려되지 않으며, 노인들은 가장 낮은 이윤을 취하는 고물상을 찾아야 그나마 나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115쪽
무려 95kg에 달하는 양을 수집하고 고물상으로 운반했지만 “8,940웡” 버는 것이다. (중략) 무리겠지만 B나 C가 하루에 8시간 동안 노동한다고 가정하고 시급을 계산한다면, B는 500원이며 C는 1,118원이다.
131쪽
정부가 최소한의 지원을 통해 개안아 ‘자립’하여 곤궁한 처지에서 벗어날 것울 요구하고 있는 모습 말이다. 국가는 헌법에서 개인이 가지는 인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국가는 자신의 의무를 개인에게 전가한 면이 있으며, 개인은 스스로 살 방법을 강구하며, 스스로 일어서야 했다.
143쪽
산업은 노인을 은퇴자로 아해하지만, 복지 정책은 노인을 복지사업의 참여자로 이해하는 상호 모순적인 상황이다,
228쪽
재활용품을 수집하는 노인들은 스스로 살아나갈 길을 찾고 있다고, 자립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까? 노인둘아 취로사업과 노인일자리사업과 재활용품 수집 일을 하고 있으니 ‘자립’했다며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될 상태라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266쪽
자신의 체력을 감안해 위험을 감수하며, 차도를 걷는 중이다. 이런 사정을 이해한다면, 노인에게 ‘물염치스럽고 이기적’이라는 댓글 하나를 달기보다는 노인이 이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될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몽실북클럽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