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허수아비
박건호 지음 / 한누리미디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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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나는 허수아비_박건호

 

박건호 선생님이 원주사람이다. 원주엔 박건호 기념사업회가 있고, 박건호 공원이 시청 인근 아파트 숲 사이에 있다. 종종 기념행사로 아파트 주민들의 항의를 받는 것으로 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들의 인식이 문화가, 콘텐츠가 지역과 내게 자산이고 자부심이며 돈이 된다는 생각을 못 하는 것 같다. 아니다 정확히는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찬성이다. 내게 불편하면 인정사정없이 폄훼와 비난의 대상이다. 그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나는 박건호 선생님의 기증(유)품을 정리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수많은 LP판, 도서 등등을 정리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문득 내가 선생님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당대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작곡을 하셨고 삼천여 곡에 팔백 개의 히트곡을 보유한 원주에 자랑인 분이다. 그런 분이 우리 원주에 자랑이고 자부심이며 원주의 문화이고 금전적 보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아직은 걸음마이지만 그 일에 작게나마 일조한 것 같다. 마음이 뿌듯하다. 박건호 선생님의 ‘나는 허수아비’ 에세이를 만나며 미처 몰랐던 박건호라는 인물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뜻을 모아 박건호 선생님의 지역에 자랑으로 승화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 시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해답은 시를 쓰는 자신이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기능은 일부 독선적인 시인들에 의해 시단을 어지럽게 한다. 시 작품보다 시 이론이 강한 사람들이 논리적이 아닌 시인들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시는 책 안에 있는 것이 아니고 책 밖에 있는 것이다. 그것이 수학이나 과학하고 다른 점이다._P16

 

○ ‘시는 이래야 한다’는 이론의 저울로 시를 한하나 달아보고 기준에 미달하는 것들을 공격해 들어오면 대부분의 시인들은 주눅이 들게 마련이다._P18

 

○ 아무리 하찮은 노랫말이라도 그것이 대중들에게 어필할 경우에는 그 속에 진실이 담겨 있는 것이다._P31

 

○ ‘대중음악은 스테이크 장사가 아니라 냄새 장사다.’ 이것이 평소의 내 소신이다._P45

 

○ 내 주변에는 재주 있는 지망생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후에 남아 있는 자는 재주 있는 자가 아니라 끈기 있는 자였습니다. 어머니가 자식을 잉태하듯 작품을 쓰거나 연기를 하거나 노래를 했던 사람들이 최후의 열매를 땄던 것입니다._P60

 

○ 그동안 내가 만난 사람 중에는 어떤 보상이 있어야 시작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만났다. 시를 쓰면 무엇 하겠느냐, 돈도 되지 않는데 라든가, 출판해 주겠다는 사람이 있어야 소설을 쓰겠다는 동료들을 보며 나도 그러한 타성에 젖어가고 있는지 모른다._P120

 

○ 걸핏하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간다.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고 귀찮은 일에 덤벼들지 않는다. (…) 그러나 촛불집회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정의를 위해 투쟁하기 위해서다. (…) 외침은 행동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아무런 희생정신 없이 공허하게 외치는 것은 그저 군중 심리일 뿐이다. 성숙된 사회는 성숙된 사람들의 모임에서 시작된다. 그날을 위해 자신을 혁신해야 사회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개혁이 된다._P166

 

○ 창작이란 숙명적으로 공식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그 방법이 모두 다를 것이다. 설령 그 공식이 있다 해도 이론과 실제는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그것은 혼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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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선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방대수 옮김 / 책만드는집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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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선_톨스토이

 

톨스토이 단편선을 당연히 읽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낯선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결국 소문을, 그의 유명세에 나는 착각을 일으킨 것 같다. 아무리 독서 리스트를 검색해도 톨스토이가 없다.

여하튼 그의 책을 만나보니 상당히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인사이트를 주는 이유는 단순하다. 선하게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순간순간 번뜩이는 이야기 속에 우리가 삶을 대하는 자세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꼭 전래동화 같은 느낌이긴 하지만 그렇게 치부하고 넘기기엔 톨스토이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않은 것 같다. 그리고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주는 울림이 너무 크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 깊이만큼 톨스토이의 진실과 의도가 전해진다는 것이다. 요즘 간혹 이면에 숨겨진 의도를 알아보고 음미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톨스토이 단편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사랑의 마음으로 가득 차 있는 자는 하느님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고 하느님은 그 사람 속에 계시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사랑이기 때문에._P60.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그가 차지할 수 있었던 땅은 정확히 2미터가량 밖에 되지 않았다._P96.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당이 필요한가.

 

○ 다만, 이 나라에는 한 가지 관습이 있다. 손에 굳은살이 박인 사람은 대접을 받을 수 있지만 손에 굳은살이 없는 사람은 남이 먹고 남은 것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_P158. 바보 이안

 

○ 아무리 젖은 나무라고 해도 모닥불이 활활 타오를 때 얹으면 그 젖은 나무도 타오르게 된다는 사실을, 사람도 그 모닥불처럼 자신의 마음이 활활 타오른 다음에야 다른 사람의 마음도 태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_P204. 세 그루의 사과나무

 

○ 자네에게 생명을 수신 분이 하느님이기 때문에 하느님을 위해서 살아야 하네. 하느님을 위해 산다면 슬픔도 잊게 되고 어떤 시련이 닥쳐도 끄떡없네._P212.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

 

○ 진정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사는 동안 모든 사람들이 진정한 사랑을 나누고 착한 일을 행함으로써 각자 자신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을._P290. 두 순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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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널
고승연 지음 / 좋은땅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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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널_고승연

 

특수한 환경을 제외한다면 청춘 드라마를 한 편 본 느낌이다. 두 고등학생 신분에 심리적인 이면을 잘 표출하고 들어낸 장편소설이라 하겠다.

‘센티널’이라는 감정통제 시스템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 안에 ‘정이안과 서도아’ 두 명이 있다.

학교 외진 곳에 창고는 센티널의 사각지대로 둘은 감정의 형태를 느껴보고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 창고는 그들의 해방구이고 현실의 다른 시각이고, 반항이며, 혁명을 꿈꾸었는지 모른다.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 속에 사람의 내면을 표현하는 심리적 묘사가 솔직하고 담백하다. 이 소설은 그런 감정을 억제하고 통제받는 사람들의 심리 라인을 따라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부분을 어떻게 풀어낼까? 자못 궁금하고 비밀의 문을 열듯 마음을 졸였는데 생각보다 비밀의 문을 훔쳐보듯 짜릿하기까지 했다. 초중반 살짝 늘어지는 느낌은 있지만 소설이 추구하는 ‘심리 라인’을 쫒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에 도달했다.

또 하나 소설의 결말도 해피앤딩이 아니어서 참 좋았다. 그 결말에 대해 책을 덮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소설가의 의도와 감정이 사라진다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새로운 시각에서, 방향에서 세상을 뒤집어 보는 사고의 전환이 된 것 같다. 공기와 같이 우리나 지니고 표현하는 감정이 어떤 의미로 우리에게 감사와 고마운 존재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 우리는 이미 이 무감각의 세계에 완벽하게 적응해 버렸다. 완벽한 개인플레이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_P007

 

○ 강정을 알게 되는 날이 개대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느 날, 한 소녀가 나의 삶을 180도 바뀌 놓았다. 그녀에게 꼭 보답하고자 했다. 반드시 너도 행복해지기를 바랐다._P075

 

○ '평화롭다……. 이 시간이 멈춰 버리길 바랐다. 영원하길 바랐다._P114

 

○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얼마나 빛나는지.”_P181

 

 

#센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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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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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장미여관으로 - 개정판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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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교수의 글이 내 젊은 20대 시절 화제가 되었다. 한편에서는 열광하고 다른 족에선 아주 저질스럽고 돌아이라고 훈계했더랬다. 무심코 서가를 정리하다가 만나게 된 마광수의 〈가자, 장미여관으로〉.

그 시절에는 그렇게 난리를 쳤던 것들이. 이젠 그저 무감각해지고 오히려 내밀하고 은밀해졌다고나 할까? 아니 이제 대놓고 한다. 그리고 주변을 신경 쓰지 않는다.

마광수 시집을 삼십 년이 지나 만나니 정말 그대는 문화적인 충격이었겠다 싶다.

젊은 이십 대의 풋풋한 대학 시절을 생각하며 타임머신을 타고 다녀온 기분이다.




 

○ 꿈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적 실천을 가능케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_P 책머리에서

 

○ 그녀의 손동작은 지극히 우아해진다 귀족적으로 된다 긴 손톱의 여인이 10센티미터도 넘는 뾰족구두를 신고 걸어가는 모습이 너무나 고혹적이다 모든 것이 위태롭게 보이고, 불안해 보이고, 가냘퍼도 보인다._P24. 손톱 中

 

○ 내게 사랑이 오면, 온종일을 그녀와 함께 신나게 변태적으로 보내리 그녀는 고양이 되고, 나는 멍멍개 되어 꽃처럼, 불처럼, 아메바처럼, 송충이처럼 끈적끈적 무시무시 음탕음탕 쎅시섹시 서로 물고 빨고 할퀴고 뜯어 온갖 시름 잊으리 사랑은 순간, 사랑은 변덕, 사랑은 오직 꿈! 오오 변태는 즐거워라, 사랑이 오면(1989)_P50. 변태

 

○ 네 뾰족한 손톱마다 색색 가지 매니큐어를 발라 주고도 싶어 가자, 장미여관으로! 러브 이즈 터치 러브 이즈 휠링._P81. 가자, 장미여관으로 中

 

○ 개처럼 사랑하고 싶다. 개는 언제 어디서나 가리지 않고 사랑을 나눈다. 번거로운 절차도, 체면도 없다. (…) 나도 개처럼 정직하게 사랑을 나누고 싶다. 빨가벗고 사랑을 나누고 싶다._P159. 개처럼 사랑하고 싶다 中

 

 

#가자장미여관으로

#마광수

#자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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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막 7장 그리고 그 후 - 멈추지 않는 삶을 위하여
홍정욱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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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막 7장 그리고 그 후_홍정욱

 

작은 딸에게 ‘홍정욱’하니 바로 알아본다. 사실 나는 그때까지 누구지 했다. 그러나 남궁원의 아들 하니 아, 하고 알겠다. 항상 정장차림에 팔부머리, 영화배우 남궁원 선생을 꼭 빼닮았다는 생각이다. 그러고 보면 하버드 유학생으로 그의 책을 읽고 유학가려고 청운의 꿈을 키운 이들이 우후죽순이였드랬다. 그러니 홍정욱이 복간에 즈음하여 심리적 부담을 기록해놓았다.

기업인, 법조인, 정치인으로 국회의원으로 활용한 이력이 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코리아헤럴드 사주였다니 참으로 다재다능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그의 하버드 대학을 위한 처절한 노력은 사람으로서 인내와 용기를 칭찬할만하다. 그렇게 처절히 살았으니 많은 것을 이루고 사는 것 같다.

살짝 자서전 비슷하기는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청춘들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서울 여행 중에 중간 짬을 내어 독서를 했는데 나를 한 번 더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 다만 우리는 비록 표절과 창조의 경계를 칼로 베듯 확연히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할지라도 남들이 평생 바쳐 일구어낸 정신적인 자산을 대가없이 도용하는 행위를 피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_P68

 

○ ‘리더십은 지위가 아니라 행위’_P81

 

○ 대학 내에서는 ‘사랑과 결혼’보다는 ‘사랑과 동거’의 등식이 일반적이다. 일단 동거에 들어가면 경제적인 문제를 정확하게 나눠서 분담하는 편이며, 서로의 장래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대부분 미련 없이 헤어져 각자의 인생을 걸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철저히 계획하고, 책임지고, 노력하는 그 주체적인 자세만큼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_P217

 

○ 그러나 복간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폐쇄적인 시각이나 맹목적인 환상으로 〈7막7장〉에 대한 독자들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믿기 때문이다. 나의 경험을 삶의 한 유형으로 받아들이고, 취할 것은 취하며 버릴 것은 버리는 독자들이 대다수인데도 내 글을 감추고 또 감추는 모습 역시 교만의 일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_P265

 

 

#7막7장

#홍정욱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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