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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기다리는 동안 ㅣ 시와소금 시인선 109
권순형 지음 / 시와소금 / 2019년 12월
평점 :
권순형 선생님을 직접 뵌 적은 없다. 그리고 사진으로 뵙기도 이번이 처음이다. 약간 권순형 선생님이 이런 모습이었구나.
원주에 시의원이셨고 원주문인협회 지부장, 토요시동인 이신 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시집, ‘당신을 기다리는 동안’이 반가운 이유다.
시인의 시어와 문구가 궁금해졌다.

그와 살아온 세월은
강산을 두 번이나 바뀌어 놓고
세 번을 향해 가고 있다
파뿌리가 되어 가는 그의 머리카락을 보면
눈시울이 젖는다
모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지금껏 살아준 고마운 사람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누가 그 사람처럼
나를 사랑 할 수 있을까
고백〈전문〉
비슷한 동시대 사람이라 그럴까? 아니면 한 마을에서 사신 분이라 그럴까? 시어들이 우리네 삶에 밀착되어 마음이 먹먹해진다. 그리 대 놓고 사랑한다, 고맙다, 감사하다, 하지 못하는 우리들의 내면에 잔잔한 울림이 퍼진다. 시인의 애틋한 사랑의 고백이 꼭 전달되길 기원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하고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가 간 길을
한참이나 바라보는 마음
자꾸 그가 생각나는 마음
조금씩 조금씩
그에게로 기울어
내 마음에 또 한 송이
꽃이 피는 것
사랑 단상·1〈전문〉
짧지만, 명확하고 쉬운 언어로 상대에게 하는 사랑 고백이다. 꼭 상대가 알아줄 필요는 없다. 굳이 알아준다면 고맙겠지만 어찌 보면 짝사랑이 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엄밀히 시인의 사랑 단상은 짝사랑이 아니다. 그래서 시인이 말하는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가 아닐까? 시인 진심이, 사랑이 꼭 닿기를 또 바라본다.
주인은 떠나고
바람이 모여 산다
뽕나무에
오디가 주렁주렁
그리움인 듯 열리고
아기똥풀이
마당 가득 피었다
빈집에 털썩 주저 앉아
생의 한나절을 풀었다가
돌아오는 저녁 길
빈집〈전문〉
왜 이리 눈물이 나는 걸까? 사람에게 인정을 느낀다면 집에 정을 느낀다면 사람들이 뭐라고 할 것인가? 그럼에도 고향에 비워둔 고향집이 생각에 미친다.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가 ‘이건 내 집이오.’ 공포하고 서류상의 주인은 나라고 우기며, 소송을 걸어왔다. 짧지만 반년 만에 승소했다. 그런데 당연한 이치를 깨닫고 고향집에 무심함과 나의 어린 시절을 튼튼히 키워준 고향집에 미안한 마음이 송골송골 맺혔다.
권순형 시인의 시집 ‘당신을 기다리는 동안’은 그리 어렵고 난해한 시집은 아니다. 시인의 시어는 지극히 우리 일상을 관통하고 있다. 도한 시인의 시어들은 욕심이 업소 진솔한 향기가 난다. 꼭 꾸미려고 애쓴 흔적이 남은 화장기 있는 얼굴보다 그냥 수수한 누이의 매끈하고 정감 가는 하나의 이야기다.
그동안 토요시동인과 시인의 정치활동, 원주문인협회장의 활동을 멀리서 지켜보다 이렇게 시집을 만나고 나니 정겨운 이웃이 된 느낌이다. 또한 내 마음이 한결 맑아지고 순수해진 느낌이다. 그래서 오늘도 힘차게 걸음을 내디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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