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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의 괴로움
김지하 지음 / 솔출판사 / 1994년 8월
평점 :
절판
사람에게 얼마나 고문을 했기에 사람의 정신에 분열증이 생길까? 시인의 ‘못산다’라는 표현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 말하는 것이 이렇게도 어려운 일일까?
아픔과 고통의 극한에 고문을 통해 얻어 내려던 정보가 그들의 일이라면. 그렇다면 어딘가 그런 고문을 한 사람이 있다는 거다. 지금 모두 다 고문을 한 사람들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지하 시인은 시를 썼다.
더욱이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들의 화해의 손을 잡기도 했다. 나 같았으면 어림도 없는 씨알 먹히지 않는 소리다. 모두 숨죽이고 찍소리 못할 때, 김지하 시인은 우리를 대변한 사람이다. 그리고 아픔을 ‘못산다’라는 시를 쓰며 이젠 그 소리 ‘못산다’라는 말로 산단다. 그래서 예술은 위대한가 보다. 김지하 시인의 영면을 기원한다.

이젠
더는 못산다
나는
띠끌
또 나는
한바다 천지
한끝 상해도 못사는 걸
더는 못산다
온통 죽음
내 속을
귀기울여
듣는다
못산다 못산다 소리
들끓는 소리
그 소리 듣느라
산다
이젠 그 소리로 산다._P65. 소리
늦가을
잎새 떠난 뒤
아무것도 남김 없고
내 마음 빈 하늘에
천둥소리만 은은하다._P86. 늦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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