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개나리 청어시인선 441
최인혜 지음 / 청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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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바람난 개나리_최인혜

 

지인께서 툭 전해주고 간 시집이다. 당신의 시집을 기획하고 있는데 참고하라는 뜻일 것이다. 며칠을 두고 시집을 곁에 두었다. 어렵지 않은 시어들이 살랑살랑 불어와 마음에 닿는다. 켜켜이 쌓인 시인의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들이다. 시를 쓴다면 이런 시를 쓰고 싶다는 용기와 자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시 속에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낸다. 나는 그런 솔직함이 담백함이 좋다. 요즘을 사는 시대에 자신을 보이지 않고 과대포장하고 화장 기술을 동원해 자신을 알리는 데 급급하다. 이런 시대에 환멸인가 싶다. 때론 최인혜 시인의 시들이 우리의 마음을 정화해 주는 느낌이다. 그리고 온전히 거울을 통해 나를 바라보게 한다. 짧은 며칠은 시인의 시들과 행복한 시간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옆에 또는 가방에 시집 하나 넣어두고 함께하면 어떨까? 누군가 기다리는 시간 휴대폰을 꺼내기보다 시인의 솔직함을 대면하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

 

대문 밖으로 밥 먹으라고 소리치던

     젊은 그녀의 소리가 듣고 싶다 생명 본능 _P29

      연기가 모락모락 밥 짓는 마을에 젊은 엄마와 동네 아줌마의 목소리가 아련히 그립다.

 

장미는 가시에서 향내를 내고

     잡초는 누군가에게 밟혀 향기가 난다 잡초 _P32

      내가 좋아하는 장미다. 장미 향은 모른다. 그러나 잡초향기는 안다. 고놈들의 끈질긴 생명력이라니.

 

가끔 약을 빼 먹는다든지

     먹고 또 먹고를 반복해서 요일 약통을 사 왔다

     쓰레기통을 뒤져 약봉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자존감을 지키는 일인지

     그는 어두운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다 약봉지가 창피해 _P44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일 테다. 요즘 왜 이리 깜박 깜박이는지.

 

아들의 아들에게 하는 염려와 놀이가

     아들이 볼 때는 불안하고 믿음이 안 가는 상황이다

     내가 너를 그렇게 키웠단다

     내가 그리 허술한 놈처럼 보이느냐고

     독 묻어 나오는 말이 무서워

     목구멍으로 삼키고 왔단다 익숙해질 수 없는 낯설음 _P48

     이심전심이 통하지 않을 때, 굳이 말로 설명이 필요할까? 저도 늙어봐야 알지.

 

시는 감정의 산물이며 생과 성찰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잣대로 삼아야 하는 것이 바른 판단 ()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이다. 내 속에서 단단하게 야물어진 단어가 숙성되고 삶의 반경에서 얻어진 소박한 지혜가 영혼의 모음이 되어 당신의 마른 가슴을 보듬는 한 줄기 빛이 된다면 그것이 시 한 편에서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라는 생각 서평 _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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