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양귀자 지음 / 쓰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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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희망_양귀자

 

나성여관에 막내아들 진우연이 여관의 붉은 커튼에 예민함을 토로하며 시작되는 양귀자의 장편소설이다. 드물게 장장 598페이지다. 일반 소설의 두 배 수준이다. 운동권의 형 진도연과 누나 진수련의 불륜을 넘어 마약쟁이로 나성여관을 중심으로 한 시대를 장중하게 끌어낸 진정한 장편의 장편소설이다.

나성여관의 여주인, 진우연의 엄마가 하는 하소연이 모든 걸 압축해 말하고 있다.

(리뷰를 읽다가 도대체 줄거리가 기억이 나질 않아 이제부터 두 세줄 적기로 한다)

네 맘대로 해, 이 망할 놈의 새꺄! 장사도 안 되는데 학원비라도 아끼면 나야 백 번 조오치. 잘 헌다. 애비는 기집질에 딸년은 화냥질, 아들 녀석 하나는 데모꾼에, 하나는 멍텅구리, 꼴들 조오타(나성여관 여주인의 하소연)_P316

양귀자의 소설을 여러 편 읽다가 이번에는 [희망]을 집어 들었다. 그런데 먼저 두께가 어마어마하다. 육백 쪽이 육박하니 초반에 애를 먹었다. 이럴 땐 내가 쓰는 전법이 있다. 아주 천천히 읽으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거다. 그러면 어느새 끝이 보인다. 급하고 서두르다 포기하면 지는 거다. 단순한 진리를 이용한 거다.

백 쪽을 넘어서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었다. 꼭 내가 주인공 진우연이 되어 움직이듯이. 모처럼 베개 같은 장편소설을 읽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진정 후련하다. 만약 도전하는 분이 계신다면 내가 사용 전법을 권장한다.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길, 그리고 이야기 속에 빠져 허우적대길 바란다.

 

그는 자기 앞에서 담배를 피워도 좋다고 허락했다. 하고 싶은 일은 일단 다 경험해보라고 했다. 금지된 것을 향한 무모한 욕망이 불러올 불행보다는 훨씬 현명한 처신이라고 말했다._P196

 

사람들은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일생이 무의미한 연명으로만 평가될까 봐 조바심을 친다. 할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작은 의미는 있었다는 표적을 남기고 흙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발버둥 친다._P246

 

내 인생은. 게다가 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인간이었다. 이것은 절대 저 흔해빠진 어머니 왜 날 낳으셨나요?’의 독백이 아니다. 나는 불륜의 저주받은 잉태였고 나로 인해 불륜이 드러날 것이 두려운 어머니는 온갖 비방을 다 동원해서 나를 없애고자 했다. 그럴 것이라고 믿어지는 정황이 아주 많다. 그럼에도 나는 세상에 태어났다. 그리고 곧바로 방물장수에게 인도되어 백 리 밖에 사는 양부모의 손에 넘겨졌다. (강용우 찌르레기 아저씨의 탄생비화)_P248

 

불행 뽑기의 순서가 점차 내 차례에 이르고 있을지 모른다는 압박을 떨치기가 힘들었다. 배워서 깨닫지 않더라도 우리 같은 밑바닥 인생은 불행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것을 나는 체험으로 알고 있었다. 우리는 불행에 맞서 싸울 도구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었다._P273

 

나는 지나치게 세상을 믿었다. 인간의 존엄을 무시하고 저 비열한 무리의 천박성에도 희망을 걸었던 나였다. 알고 보니 나는 인간의 도덕성에 무한한 믿음과 기대를 품은 인간이었다. 세상이 저 혼자 회개하여 내 앞에 무릎 꿇을 날이 올 것이라 믿었던 이 어리석음._P278

 

네 맘대로 해, 이 망할 놈의 새꺄! 장사도 안 되는데 학원비라도 아끼면 나야 백 번 조오치. 잘 헌다. 애비는 기집질에 딸년은 화냥질, 아들 녀석 하나는 데모꾼에, 하나는 멍텅구리, 꼴들 조오타(나성여관 여주인의 하소연)_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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