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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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_양귀자

 

근 삼십 년이 다 되어가는 소설이 베스트 셀러로 돌아왔다. 올해 가장 뜨거운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한 해 동안 기념비적인 일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만 몸이 아파지는 것이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별일 아니라는 듯 취급한다. 그래서 따져 물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말이 가관이다.

너무 많이 써서.” 즉 한마디로 늙어서 그렇다는 말이다. ~ 참 서글프다.

근 이 주간을 양귀자 장편소설 모순읽고 있는 아내가 슬쩍 와서 이모가 죽는 이야기잖아.’ 말한다.

황당했다. 이야기의 중반을 넘기는 중이었다. 그래도 꿋꿋하게 오늘에서야 작가 노트를 만났다.

P302 이 소설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바람처럼 나는 다른 장편소설보다 네 배의 시간을 들여 마지막 장을 넘길 수 있었다. 작가의 바람을 아주 충실하게 채운 셈이다. 작가의 말에 작은 위안이 전해졌다.

주인공 안진진의 가족사와 일란성 쌍둥이 이모의 자살로 점철되는 이야기는 그 이면에 주인공 안진진의 사랑과 결혼에 대한 선택이 함께 정해져 있다. 여자는 현실을 반영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말하고 나니 절실히 찬성하며 한편으론 씁쓸하다. 그 씁쓸함엔 넓은 의미에서 가족의 극단적 자살이라는 데 있다. 지금은 내게 금지된 자살은 언젠가 소설로 담아야 하는 숙제이기도 하다.

양귀자 장편소설 모순을 덮고 나서 한 시간 산책을 다녀왔다. 걸으며 기도하고 생각하고 삶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다. 살아 있기에 살아진다는 우리의 삶은, 소설 모순을 통해 결코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나를 산책하게 만든다. 만약 이 리뷰를 읽는 분이 계신다면 소설 모순을 읽고 산책해야 하는 이유를 집어보길 권한다.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 한다. ()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무엇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_P21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_P127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솔직함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솔직함은 때로 흉기로 변해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부메랑일 수도 있는 것이었다. _P157

 

벌써 가득 고여 흐르고 있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으며 나는 창밖을 보았다. 거기 가을을 건너가고 있는 높고 푸른 하늘이 무심하게 세상을 굽어보고 있었다. _P56

 

세속의 도시가 우리에게 가르친 것은 침대는 정신보다 육체를 더 많이 요구하는 침구라는 것이었다. 특히 숙박업소의 침대는 더욱 그랬다. _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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