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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의 사랑시 모음
김용택 지음 / 마음산책 / 2021년 12월
평점 :
[시집]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_김용택
대한민국 대표 서정시인. 시인의 시는 대부분 섬진강을 배경으로 쓰셨기 때문에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칭을 갖고 계신 분이다. 한국의 서정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신 분으로 알려져 있다.
시인은 자연이 들려주는 말을 받아쓰니 시가 되었다는 말로 회자하였다.
이틀간 건강검진으로 서울로 가는 여정이 있어 시인의 시집과 함께 출발했다.
시 곳곳에 섬진강에 애틋함과 사랑이 철철 넘치고 있었다. 또한 가장 쉬운 언어로 자연과 섬진강을 노래하셨다.
시는 어렵고 대중이 아리송한 단어의 조합이어야만 대접받는 행태를 생각하면 시인은 단순하면서도 자신의 그리움과 사람을 명료한 말로 말한다.
나와도 결이 맞는다는 생각이다. 가장 쉬운 언어로 표현하는 것에 생명력이 오래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쉬운 언어로 설득이 되어야 그다음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주의다. 한번 읽고 두 번 되뇌어도 아리송하다면 생명력은 고사하고 보기 좋은 떡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용택 시인의 언어는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시인의 마음 전달에 문제가 없다. 모처럼 맑은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또한 내게 이틀간의 서울 일정에 좋은 동반자가 되어 주었다.

○ 어쩐다지요
오직 한 가지/당신 생각으로/나는/날이 새고/날이 저뭅니다/새는 날을 못 막고/지는 해를 못 잡듯/당신에게로/달려가는/이내 마음 어쩌지요/어쩐다지요/나도 말리지 못합니다_P25
○ 초가을 편지
가을인갑다/외롭고, 그리고/마음이 세상의 깊이에 가닿길 바란다/바람이 지나는갑다/포플러 나뭇잎 부딧치는 소리가/어제와 다르다/우리들이 사는 동안/세월이 흘렀던 게지/삶이/초가을 풀잎처럼 투명해라_P34
○ 오늘 하루
날이 흐리다/눈이 오려나/네가/보고 싶다_P57
○ 새잎
(…)오늘이 어제인 듯 세월은 자꾸 가지만/새로 오는 봄/그대 앞에 서면/새잎들은/왜 이렇게 만발해지는지_P96
○ 매화
매화꽃이 피면/그대 오신다고 하기에/매화더러 피지 말라고 했어요/그냥, 지금처럼/피우려고만 하라구요_P98
○ 봄날
나 찾다가/텃밭에/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예쁜 여자랑 손잡고/섬진강 봄물을 따라/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_P103
○ 절정
세상의 가장 깊은 곳에서/세상의 가장 슬픈 곳에서/세상의 가장 아픈 곳에서/세상의 가장 어둔 곳에서/더 이상, 피할 수 없을 때//꽃은 핍니다._P109
○ 만월
그래, 알았어/그래, 그럴게/나도…… 응/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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