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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언저리에서 ㅣ 문학고을 수필선 3
신경희 지음 / 문학고을 / 2025년 8월
평점 :

[수필집] 삶의 언저리에서_신경희
나만 그런 것일까. 신경희 작가의 『삶의 언저리에서』거실에 있는 얇고 하얀 속커튼이 바람에 살랑살랑 대는 느낌을 준다. 나는 이 에세이를 처음 만나고 마음과 머리가 상큼해지는 것을 느꼈다. 에세이 곳곳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남겨져 있다.
특히 전직 국어선생님이라서 그런지 문체가 아주 깔끔하고 명료함이 느껴진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수필집이 두께가 조금 얇아 좀 더 작가의 글을 만나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늦은 문단의 등단이후 열심히 글을 쓰고 계신다고 하니 다음에는 작가의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좀 더 꼭 만나보고 싶다. 신경희 작가께서 건강하셔서 깔끔하고 명료한 문체를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길 기원한다.
일전에 글쓰기 클래스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인자하신 노년의 할머니께서 글을 열심히 쓰고 있는데 첨삭(글을 더하고 빼는 일)을 하려 참여하였다. 말씀을 들어보니 자식들과 손자들에게 가족의 히스토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소망에서 글을 쓰고 계신다고 했다. 그 말씀이 얼마나 진지하고 애틋한지 마음이 뭉클한 적이 있었다. 왜 그분의 생각이 갑자기 났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그분께서 신경희 작가의 에세이를 만날 수 있다면 좋은 예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그곳까지 다다랐다.
모처럼 청명하지만 가볍지 않고 가족의 사랑을 가득 담은 에세이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신경희 작가의 언어가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해지길 바라며 만약 에세이를 쓴다면 꼭 참고하여 좋은 글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직업상 집을 자주 비우는 며느리와 손녀 사이가 내 아버지와 나, 그리고 나와 아들같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손녀 보기에 정성을 다하면서 워킹맘들에게 자녀들과의 사이에 나와 같은 어색함을 느끼지 않으려면 짧은 만남의 시간이라도 아주 많이, 사랑 표현을 듬뿍하라고 조언을 보낸다._P28
○ 나이 든다는 것은 세월을 이겨가는 것이고, 이긴다는 것은 삶으로 보여지는 것이기에 무언가 해내려는 의지를 가진 노인으로 지금 당장 불필요한 듯 여겨지는 운전면허증 하나에서 처절히 살았던 지난 시절을 떠올리며 만족하고 행복을 느낀다면, 나는 이미 가난을 가난이라 말하지 않는, 정신적으로도 빈곤을 벗어난 노년이기에 오늘 남편과 아들의 무시하는 듯한 말투를 자극제로 삼아 더 자신 있게 ‘증’을 가진 행복한 노인으로 살아가기로 한다._P43
○ 이런 삶의 조화를 위해서라도 상대의 말과 견해에 대해 ‘틀림’이라는 단언적 내침이 아닌 다양성의 포용을 기본으로 하는 ‘다름’이라는 이해를 통해 사회가 더 안정되고 평화로워지기를 바라면서 남편의 습관도 갓김치 맛이 특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라는 포용성으로 넓혀가는 언어 표현을 주문해야겠다._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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