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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싫어하는 것들에 대하여
임지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1월
평점 :
[산문] 이유 없이 싫어하는 것들에 대하여_임지은
언어의 마술사. 임지은 작가의 책을 만났다. 다소 어렵고 난독이 있지만 오히려 그것이 매력인 것 같다. 한편 같은 생각을 다양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나는 사탕을 깨물어 먹는 스타일인데 임지은 작가의 글은 반드시, 꼭 입속에 넣고 빨아 먹어야 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쓰고 나니 표현이 거시기 하지만 실제 나는 여러 번 읽고 난독 속에 박수를 치며 낄낄대며 웃었다. 아,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글쓰기는 자신을 온전히 들어내는 작업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소소한 과거를 상기하며 미화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사실 금수저가 아닌 범인들은 다 그러고 살았다. 그것이 부끄러울지언정 잘못은 아니기에 나 또한 기억 저편의 동네 골목길은 추억해 본다. 그리고 이제 당당히 앞을 보며 걸어본다.

○ 나는 늘 나의 유능에 가장 관심이 있었고 나의 무능이 가장 두려웠다. 돌이켜보면 나는 무어라도 고장 나기 충분한 정도로 사시사철 켜져 있었다._P89
○ 나는 읽고 쓰는 일을 놓지 않을 것이었다.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떻게든 살아갈 것이다. 나를 망치려는 상대가 원하는 걸, 결코 호락호락하게 내어주지 않을 것이었다. 그것이 용감하고 담대한 거라면… 얼마든지 그러겠노라고. 나는 산 책들을 단단히 그러쥐었다._P147
○ 나중에, 충분히 먹고살 만해지는 때 미술 같은 걸 취미로 누리면 좋다는 말엔, 삶에는 먹고사는 것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중요한 무언가가 있으며 그 무언가를 충족시켜주는 게 예술의 역할이라는 한 사회의 기대 또한 묻어 있다._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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