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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평점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_룰루 밀러
미국 스탠퍼드대학 초대 학장 데이비드 스타(Starr) 조던의 생애와 그가 주창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에 고찰하는 형태의 책이다. 그의 사생활과 대학 학장으로서, 또한 분류학과 새로 발견한 물고기에 이름을 붙이는 일들, 우생학자로서 독일 나치에 정신적 영향을 미친 일들이 묘사되어 있다. 조금 문화적인 이질감과 번역의 문제의 한계에서 마주하는 고약한 난독을 경험했다.
꼭 읽어 보고 싶었던 책이다. 어떤 경로로 내 서재로 들어왔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인스타를 보다가 갈무리해 놓았는데, 작은딸이 읽고 갖다 놓은 것 같다(맞다. 방금 카톡으로 확인했다. 작은딸이 갖다 놓음) 며칠간 나누어 읽고선 느끼는 마음이 역시 내용이 어렵다. 그래서 번역 도서를 꺼리는 습관이 굳어진 것 같다. 쉽지만 난해한. 즉 읽고 무엇을 읽었는지 기억을 못 하는 난독증, 아니 기억 상실증쯤 되려나. 최근 이명으로 고생하는데 증상이 좀 더 심해진 것 같다. 그래도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않고 완료했다.
세기적인 찬사에 현혹된 나의 잘못이지만 그래도 세계관의 흐름에 파악이란 점에선 수확이 없지는 않았다. 정말 끈기가 필요한 도서다.
갑자기 답답함을 느꼈다. 이거 지금 우리 대한민국을 반추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 괜찮을까요?” 내가 월슨에게 물었다.
“해로울 게 뭔가요? 두려움을 잠재워주고, 미래에 적응을 방해하는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나는 아무 문제 될 게 없다고 봐요.”
“작은 거짓말이 큰 효과를 낸다고요?”
“물론이죠!” -P140
Ⓑ 오싹했다. 그 잔인성과 무자비함이. 그 추락의 무지막지한 깊이와 그 파괴적 광란의 크기가. 도할 것 같았다. 내가 모델로 삼으려 했던 자는 결국 이런 악당이었던 것이다. 자기 자신과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이 너무나 강한 나머지, 이성도 무시하고 도덕도 무시하고, 자기 방식이 지닌 오류를 직시하라고 호소하는 수천 명의 아우성-나도 당신과 마찬가지 인가요-도 무시해버린 남자. -P201
Ⓑ 우리는 전에도 틀렸고, 앞으로도 틀리리라는 것. 진보로 나아가는 진정한 길은 확실성이 아니라 회의로, “ 수정 가능성이 열려 있는” 회의로 닦인다는 것. -P250
Ⓑ 그 “어류”라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경멸적인 단어다. 우리가 그 복잡성을 감추기 위해, 계속 속 편히 살기 위해, 우리가 실제보다 그들과 훨씬 더 멀다고 느끼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다. -P251
Ⓑ “성장한다는 건,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법을 배우는 거야.”
정말로 이 물음은 모든 사람마다 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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