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 2km - 어린 날의 나에게
박정해 지음 / 리아앤제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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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군 중립면 지대리소설의 주 무대다. 어린 시절 포병대대장(중령) 아빠를 따라 이사한 곳이다. 일명 민통선 이북, 민통선 안 평화초등학교 5학년에 전학을 하면서 벌어지는 옛 기억들을 소환하며 벌어지는 일들이다.

민통선 이북이라니. 사실 나 또한 민통선 이북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대남방송이 들리고, 야간에는 등화관재도 했었다. 논밭에는 육이오 때의 사용되던 폭탄들이 돌무더기 위에 쌓여 있었다. 특별한 놀이시설나 장난감이 없던 터라. 그런 것들을 가지고 놀다가 여러 친구들이 죽었다. 일명 비무장지대 개척마을에 정착촌인 탓이다.

 

이 소설을 받아들고 초등학교 시절로 시간 이동이 되었다. 초등학교 우리 반에도 군인 자녀들과 선생님을 따라 전학 온 학생들이 있었다. 다른 세상에서 온 아이들이었다. 신기해서 관찰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이야기 거리가 되었다. 때로는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때론 친해지기 위해서 서로 암투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아스라이 필름을 되감도록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이렇게 소설 하나가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다시 불러내주는 엄청난 효과가 있다. 어찌 보면 그저 그런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기억을 소환한 계기가 되었다. 마음이 따듯해지고 몽글몽글 도 다른 추억들이 솟아나고 있었다.

특히 박정해 작가의 첫 소설작품이라는 데 먼저 개봉하는 듯 한 느낌이 들어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반경 2km’2023년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선정작이라고 한다. 책이 115페이지라 마음만 먹으면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옛 기억의 소환으로 아껴보면 천천히 읽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통해 나 같이 옛 기억이 소환되는 소중한 기회를 맞이하길 바란다.

 

 

목에 걸린 군번줄이 간혹 햇빛에 비칠 때면 반작 빛났다. 군번줄에는 두 개의 인식표가 달려있다. 한 개는 군인들이 전쟁에서 죽게 되면 누군지 알기위해 입 사이에 끼우고, 다른 하나는 살아남은 군인이 전사자를 알기 위해 가져가는 것이라고 했다.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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