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산문
장기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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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와 얼굴들'은 고정관념을 탈피해서 그의 뮤지션은 대중에게 신선함을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특이하다는 이야기다. 또 한편으론 답답하고 막한 마음을 시원에 뚫어주었다는 이야기다. 장기하는 젊은 감성을 갖고 다른 가수보다 자유로워 보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노래와 작은 몸짓, 율동에도 환호했는지 모른다. 여하튼 신선했다.

또한 그는 서울대라는 특별한 학력의 소유자다. 그래서 그가 작사와 작곡하는 것들이 특별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나도 그의 그런 학력과 가수이면서 자유스러움이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가 책을 냈다는데 제목도 그와 걸맞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 제목과 그와 정말 일치하는 듯했다.

다만 산문이라는 점도 어느 정도 작용은 했겠지만, 조금은 지루하고 왔다 갔다 하는 그의 글에서는 조금 당황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맺힌 것 없이 무엇을 하든, 어떻게 하는 상관없다는 식의 결론과 변명은 사람을 맥 빠지게 했다. 모든 일을 무슨 상관인가?’라고 귀결한다면 우리가 책을 사서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특별하고 다름을 기대했는데, 그저 그런 것이라면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다소 부정적으로 유명세를 탔는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나름의 결론은 스스로 자신답게, 정답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자기 일을 묵묵히 하자는 말이다. 결국 나는 장기하라는 가수의 생각이 궁금했는데 그것 하나만은 관통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도서 중간을 넘어서면 미국 캘리포니아 조슈아트리라는 사막지대에서의 일화가 공개된다. 사실 나의 버킷리스트 중에 사막여행이 있는데, 장기하라는 가수의 경험을 통해 간접경험을 할 수 있었다. 안전이 보장된 곳에서 사막을 느끼고 감상할 수 있다니. 아무도 없는 적막함과 밤이지만 매시간 변화하는 사막의 다양한 얼굴들. 그리고 내 고향 마을에서 보았던 수많은 별, 은하계가 펼쳐지는 광경은 그야말로 감정이입이 되어 사막에서 혼자를 서너 번 다시 정독하게 했다. 사막의 냄새, 바람, 모래, 별들, 적막, 자유, 생각만 해도 그를 통해 닭살이 돋을 정도로 경이롭고 신성한 경험이 되었다. 마음속에 품은 소망은 꼭 이루어진다고 한다. 나도 언젠가 사막을 여행할 소망이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이렇게 장기하라는 가수를 통해 그의 경험을 통해 함께 그 자리에 있는 나를 상상해 본다. 그리고 장기하가 되어보고, 나 스스로가 되어본다. 어느새 내 입에서 중얼거림을 느낀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

 

취하는 것은 단지 멍청해지는 것일 뿐이긴 해도, 어쨌든 내가 좀 멍청해지는 그 순간이 즐거운 것도 사실이니까. -P33

 

삶은 결코 생각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P71

 

나는 삶이란 늘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라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더 외로워질 것도 각오해야 한다. () 이 글에서만도 여러 번 반복했지만 나는 자유를 지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람이고, 따라서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분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응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P120

 

그 이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연주를 잘하는 것과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별개다. -P172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준다는 건 멋지고 어려운 일이다.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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