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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를 준비 중입니다 - 홀로 인생을 마주할 줄 아는 용기와 자유에 대하여
최철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6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1019/pimg_7469602184466775.jpg)
고독사를 준비중입니다_최철주
오랜 투병 중에 숙모님께서 요양병원에서 7년간의 생을 마감하고 소천하셨다. 이제 남은 사람에게 서서히 잊힐 것이다. 다만 내 기억 속 저장장치엔 불쑥불쑥 튀어나오겠지.
점심을 먹고 천변 산책길을 걷다 미리내도서관으로 들어갔다. 휴대폰 메모리에 있는 도서 목록을 검색했는데 맨 처음 검색된 책이다. 이글은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자는 웰다잉에 관한 책이다. 최근에 일본 도서를 읽고 존엄사 선언서를 만들어 놓은 터라. 죽음에 관한 생각이 많아진 요즘이다. 많은 양의 독서를 하다 보면 책이 술술 읽히는데 아까워서 조금씩 조금씩 소중히 읽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이 그런 책이다. 그저 평범한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이끌고 있지만 전혀 호락호락하지 않은 내용이다.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가? 여든 살의 인생에서 수없이 지켜보았을 죽음을, 그리고 하늘의 명을 깨닫는 지천명의 쉰 대의 죽음에 관한 생각에 차이와 간극이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연명치료를 통해 의식 없이 목숨을 연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가능하면 아니 되도록 의식이 없이 숨이 멈춘다면 그것으로 종료하고 싶다. 그러나 현실적으론 어려운 일이다. 의사 표현이 어려울 때 결국 가족들의 결정에 달려있다. 그래서 가족들을 설득 중이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메멘트 모리(Memento mori). 지금 이들을 본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짧고 술술 읽힌다.
언젠가 내가 혼자 숨져있는 모습이 뒤늦게 발견됐다 하더라도 결코 놀라지 말 것을 아들 내외에게 여러 차례 일러두었다. 우리 시대의 삶과 죽음이 그러하니 아버지의 고독사를 섧게 여기지 말라 했다. 그건 불효가 아니다. 난 이대로가 좋다. 나의 평화를 위해서,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P31
망자와 관련한 이런저런 경험을 쌓은 동안 사람이 세상과 이별한 직후에도 청각 기능이 일정 시간 유지된다는 경험담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됐다.(…) 떠나는 사람에게도 말조심하라. 망자는 시간과 이별했지만, 그의 영혼은 우리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다. 함부로 웅성거리지 말라. 망자의 귀는 열려 있다. 특히 고통받는 사람이 죽어갈 때 더욱 말을 조심하라는 선인들의 경고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P56
장관님, 암을 이대로 놔두시면 어떻습니까? 그냥 이대로 사시면서요. 나는 암 환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시고 일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하시는 게 낫겠습니다. 3년 사시게 되면 3년 치 일하시고 5년 사시게 되면 5년 치 일만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게 치료 방법입니다. (…) 살기 위해 치료받을 것인가, 치료받기 위해 살 것인가 생각해 보자고요. -P64
어떻든 나는 절대로 병원에서 죽지 않아요. 의연하게 집에서 죽음을 맞이할 거요. 나한테는 살기 죽기가 아니라 죽기 살기요. 내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떠나는 메멘토 모리가 중요해요.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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