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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류시화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12월
평점 :

류시화 시인을 처음 대면하는 영광을 얻었다. 여기서 대면은 직접 만났다는 말은 아니다. 그의 명성은 많이 들었지만, 책으로 만난 건 처음이라는 말이다. 나는 간혹 대면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글 속에 소개된 제주도 귤밭과 화산석으로 둘러싸인 돌담 안에 있는 그의 작업실을 실제로 본 적은 없다. 이글을 마치고 나서 유튜브를 통해 찾아봐야겠다는 무모한 용기가 발동한다. 그러나 이것은 확실하다. 나는 류시화 시인을 내 코앞에서 그의 이야기를 자그마치 일주일 동안 대면했다. 바로 그의 책을 통해서.
때때로 웃다가, 때로는 손뼉을 치며 격하게 공감하고 간혹 쓸쓸하고 아픔 감정에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그의 감정을 느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시인의 눈과 감각을 통한 세계를 함께 여행했다.
그래서 그것이 독서의 강점일 것이다. 조금은 독특하지만, 삶의 다독여주는 그의 손결도 덤으로 얻었다.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또다시 시인과의 만남을 기대해 본다.
㉩ 나는 나의 관념으로 그 세계에 도전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것이 아니라 나의 작은 자아를 부수기 위해 간 것이었다. 세상의 모든 여행자가 그렇듯이 내 생각과 선입견을 비우고, 안으로 깊어지고 밖으로 더 넓어지기 위해. -P16
㉩ 글을 쓸 때 벽에 부딪치는 단 한 가지 이유는 뛰어난 글을 쓰려고 하기 때문이다. 글을 쓰지 못해서가 아니라 잘 쓰지 못한다고 절망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글쓰기를 포기한다. (…) 반복해서 하는 행위가 우리의 삶을 결정 짓는다. 특출함은 행위가 아니라 습관의 결과이다. (…) “평범한 사람이 특출난 사람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한 가지를 ‘재미있게’ 죽어라 하는 것이다.” -P130
㉩ 무엇이 다른 사람에게 최선인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다.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은 같지만 길을 가리키는 나침반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P144
㉩ 세상의 기준이 자신의 갈망을 채워 주지 못한다면 그때가 바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 다른 사람들을 잃는 것보다 더 두려운 일은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현실 적응자가 되지 말고 마법사가 되어야 한다. -P187
㉩ 웃는다고 해서 슬프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 자신에 대한 절망 없이는 자신에 대한 사랑도 없다. 결함은 아름다움으로 가는 통로가 된다. -P203
㉩ 잘못된 여행은 없으며, 모두가 각자의 여행을 통해 자기 앞의 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 각자의 길보다 옳고 진실한 여행은 없다. 목적지와 관계없이 여행은 그 자체로 보상이다. 우리가 어떤 방향을 계획하든 삶은 다른 길을 준비해 놓고 있다.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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