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아도 마음산책 짧은 소설
최은영 지음,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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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_최은영

 

최은영 소설가의 최근작 애쓰지 않아도짧은 소설집이다. 보통 단편소설집에 속한다. 소설집에는 짧은 소설 열 네 개가 있다. 소소한 스토리에 젊은 시절의 애틋함이 묻어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한들한들 작은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면 이 짧은 소설집을 대변하면 어떠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화폭에 엷은 수채화 물감이 스쳐 지나간 그런 느낌이다. 무겁지 않지만 분명한 자국을 남기는 기법이 이 소설에 녹아져 있다. 젊은 시절의 아득함과 향수가 곳곳에 물신 풍겨난다.

최근 최은영 작자의 밝은 밤을 읽는 지인을 보며 나도 읽어야겠다! 마음먹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신작을 먼저 읽게 되었다. 하루에 2편 씩, 일주일 내내 행복한 시간이었다. 짧은 소설은 길이가 짧아서 잠깐의 시간에 한편 정도는 무난히 읽을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이 편했고 부담감 없이 접할 수 있었다.

무더위가 물러가고 한들한들 책읽기 너무 좋은 계절, 가을이다. 이 가을 한들한들 최은영 작가의 애쓰지 않아도를 추천한다.

 

안정적인 직장을 잡고 누구에게도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노후까지 돈 걱정 없이 사는 것이 내 유일한 목표였기 때문이었다. 가족이니, 자식이니 같은 건 내게 너무 사치스러운 생각이었다. 사는 게 팍팍하니까 그런 말랑말랑할 꿈 꿀 시간 없어, 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그렇게 살 자신이 없었던 같다. 그런 삶을 원하나, 라는 질문에 나는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P45

 

시간은 손끝으로 정민의 뺨을 때리며 약 올리듯이 지나갔다. 아프지 않았지만 당황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P59

 

어머니는 침대에 구부정하게 앉아서 그림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더니 아무 표정 없는 얼굴로 그 그림을 가로로 한 번, 세로로 한 번 찢어 구겨 버리고 바닥에 던져서 발로 밟았다. 자신의 모습을 찢고 구기고 발로 밟는 어머니. 그것이 미리가 마지막으로 본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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