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간 고등어
조성두 지음 / 일곱날의빛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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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간 고등어_조성두

 

초향, 송이, 유화를 잇는 3대의 역사를 통해 여성, 고등어, 전쟁, 믿음을 통해 삶을 조명했다. 조선, 일제 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여성의 3대를 엮은 장편소설이다. 또한 그때의 언어로 3대에 맞추어 사투리를 표현해 속도감 있게 읽기는 어렵지만, 중반을 넘어 문체가 조금은 편안해진다.

나는 이 소설을 통해 역사가 나를 관통함을 절절히 느낀다. 그 이유는 그 일본 강점기, 한국전쟁, 근대화는 사실 나의 아버지로부터 귀에 딱정이 앉도록 들은 이야기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의 배경이 남의 일만은 아니며, 그리 멀고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전쟁이 어떤 결과를, 어떤 삶을 우리에게 전하는지. 우리는 지금도 지구 반대편에서 진행되는 전쟁을 눈으로 목도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조성두 작가의 장편소설은 단순한 소설로, 이야기쯤으로 치부하기는 수많은 울림과 떨림이 있다. 수많은 죽음과 그로 인한 살아남은 자들의 아픔과 슬픔, 고통이 산으로 간 고등어작가의 숨은 의도는 아닐까. 특히 여성 입장에서 고통과 아픔, 슬픔은 절절할 것이다. 참혹한 전쟁이 남긴 것들에 관한 이야기가 산으로 간 고등어이고, 그 속에서 꽃피운 삶일 수도. 등 푸른 생선 고등어의 자유로운 유영이 눈에 선하다.

 

우리는 방앗잎처럼 세상에 거부된 자들이오나 기실은 향기를 가진 사람들로 하늘을 사모하는 사람들입니다. 또 이 고데이가 그렇습니다. 바다에 사는 이들이 어찌하여 산으로 올랐습니다. -P36

 

엄마는 고등어를 구울 때 갸들이 고진 사연을 함께 굽지. 조림할 때는 방아잎으로 녀석의 소중한 기억을 싸서 올리고. 다른 아이들도 매한가지. 사실 손님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먹는 게야. 향기를 넣어 아그들의 속살까지 배어든 각각의 바다 이야기를 먹으면서 떠올리는 게지. -P135

 

그날 가슴이 쿵! 했다. 내 짝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이성의 한 꼭지는 아뿔싸!’였다. 도망가고 싶은 마음과 함께 뭔가 마음속에서 쩍 하고 갈라지는 소리도 들렸다. -P268

 

고등어는 죽어서도 같이 한쪽을 바라봐. 그래서 한 손이야.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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