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직업 - 20년 차 신문기자의 읽고 쓰는 삶 마음산책 직업 시리즈
곽아람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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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직업_곽아람

 

쓰는 직업제목에서 압도하는 손에 이끌려 신문기자의 삶을 엿본다. 모든 사회생활이 어디 고단하지 않은 곳이 있겠는가. 매일 때려치운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두 딸을 본다. 사회 초년생으로 어려움을 겪으니 힘들만도 할 터이다. 그러나 고진감래(苦盡甘來). 어려운 일이 있으면 꽃 피는 봄도 오기 마련이다. 모든 것들이 과정이 있고 그 과정에서 경험을 자양분 삼아 우리는 성장한다. 대부분이 그렇다. 두 딸에게도 사회 홀로서기에 고단함을 함께 공감으로 응원해 준다. 작가는 정형화된 신문기자이면서 스스로를 찾기 위해 글을 쓴다고 한다. 신문사 기자의 글이 정형화됨을 바로 잡는다. ‘적어도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과 내공으로 이루어진으로 수정한다. 그렇게 포장하지 않은 작가, 신문사 기자의 수수한 기자일 것 같지 않은 그녀의 글에서 나름의 신문기자의 삶을 투영해 본다. 당당하고 자신을 찾아가는 그녀의 용기와 내면의 자유를 함께 응원한다.

 

이 책은 일이 싫어 울고, 힘들어서 비명 지르고, 버거워서 도망가면서도 순간순간 찾아오는 보람과 성장의 기쁨에 중독돼 20년을 버틴 나의 이야기다. 보고, 듣고, 읽고, 느끼고, 결국은 쓰는 일로 귀결되는 나의 일. 기자, 쓰는 사람이란 뜻을 가진 이 직업과 눈물과 웃음을 섞어가며 지지고 볶는 이야기. 그러므로 결국, 이 이야기는 러브 스토리다. -P7

 

흔히들 펜을 칼에 비유하지만 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칼은 벼릴수록 날카로워지지만 붓은 단련할수록 뭉툭해지기도 한다. 예리한 칼날로 난도질하는 건 글쓰기의 세계에선 하수다. 뭉툭한 필봉에는 둔중한 힘이 있다. 고수는 상처보다 울림과 여운을 남긴다. -P31

 

무엇보다도 나는 안다. 일이라는 건 대충하면 그저 월급 받는 대가에 그치고 말지만 열과 성을 다하면 그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자산이 되어 내 안에 남는다는 걸. 결국 성장하고 싶다는 이기적인 욕구 때문에 한숨을 쉬면서도 남은 책장을 세어가며 읽고 또 읽는 것이다. -P86

 

말로만 들어본 나성(LA의 음역어)에 내가 오다니. 머릿속에서는 세샘트리오의 나성에 가면첫 구절이 무한 재생되고 있었다. 이 문단을 읽자마자 나는 불량스러운 콧노래를 불렀다. 이렇게.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중간 생략 중간 생략 안녕 안녕 내 사랑. ㅎㅎㅎ P138

 

당신에게 연기란 무엇인가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Story telling입니다. 다른 누군가를 모방하기보다는 어떤 배우가 될지를 내 안에서 끊임없이 찾아 나갈 겁니다. 연기는 현실에서 벗어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예요. 배우란 좀 더 승화된 형태의 이야기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영화 킹아더의 키라 나이틀리 인터뷰 -140

 

세상의 모든 걸 다 써버리고 싶다는 파우스트적 욕망과 윤리적 금기 사이에서 나는 방황한다. -P208

 

처음으로 일이 재미있다고 느낀 건 10년 차가 되어서였다. 이상하게도 예전만큼 힘들지 않았다. 보람도 있었고 즐겁기도 했다. 신기했는데 지금은 원인을 안다. 연차가 올라가면서 남의 지시를 받지 않고 재량껏 일할 수 있는 범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 일과 일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니 사는 게 훨씬 쉬워졌다. 권력욕이 있어서가 아니라 통제광이기 때문이었다.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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