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스러운 사이 - 제주 환상숲 숲지기 딸이 들려주는 숲과 사람 이야기
이지영 지음 / 가디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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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스러운 사이_숲이지영

 

제주 환상숲 곶자왈공원에 숲 해설사의 숲 이야기. 여러 곳에서 해설사를 간혹 만났는데, 그 해설사의 삶들이 살짝 궁금했다. 특히 자연과 숲에 관심이 커진 요즘의 대세 아니겠는가. 그만큼 현대인들의 마음이 황폐해지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숲 해설사의 처우가 기간제와 정년퇴임 후 새로운 일자리 사업으로 폄훼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도 당당히 숲의 이로움과 선한 영향력을 펼쳐나가는 저자를 보며 활력이 생긴다. 이제 반백 년이 넘어선 나도 TV 프로그램에 다큐멘터리나 자연에 대한 영상에 손가락이 먼저 간다. 숲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고 싶어서 일 것이다. 이번 기회에 제주의 숲에 대한 버킷리스트가 생겼다. 눈 감으면 숲이지영의 제주 곶자왈을 해설이 보이는 것 같다. 마음이 설렌다.



조금 아는 것 가지고 알은체했는데 듣는 이가 그 분야의 권위 있는 학자였던 적도 참 많았다. 그런데 그분들은 나를 무시하지 않으셨다. 숲에서 살아온 삶과 눈으로 보아온 경험을 존중해주셨다. -P29

나무도 서로 자리 경쟁을 하며 자랄 때 더욱 크게 자라난다. 그렇다고 마냥 경쟁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며 서로 타협하기도 하고 양보 하기도 하면서 본인들의 살아갈 공간을 만들며 궁극적으로 숲을 이룬다. 갈등이 있기에 고민이 있고 발전이 있고 화목이 생기듯, 부딪히는 것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두 형제를 통해 배운다. -P52

 

우리는 종종 착각한다. 숲이, 식물이 나를 위해서 꽃을 피운 것만 같고, 나를 위해서 향기를 뿜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꽃과 함께 아름다운 봄을 만끽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그들로서는 살아보고자 하는, 또 다른 새 생명을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한 아름 꽃을 꺾어 사진을 찍기보다는 자연 속에서 꿈틀대는 풍경을 바라보며 나 또한 살아있음을 느껴보는 하루가 되면 어떨까? -P56

 

이야기라는 건 뭔가 물과 같아서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형태가 자유자재로 바뀌는 것 같다. (중략)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품어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큰 위안이 될 때가 있다. -P85

 

행복해하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숲을 제대로 바라보고자 하는 이에게 필요한 오직 한 가지는 별거 아닌 것에도 놀라워할 줄 아는 능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 척, 배운 척, 잘난 척하다 보면 잃어버릴 수도 있는 아주 중요하고 특별한 능력 말이다. (중략) 일상이 되어버리면 못 느끼는 아름다움이 있다. 나에게 숲 또한 그런 것 같다. 매일 마주하고, 매일 똑같은 길을 걷다 보면 아름다운 숲 풍경에 감탄하는 일 또한 그 시간만큼 줄어든다. -P92

 

분명 그 마음 안에 지킬 것들이 있었고 그래서 독해지기도 하고 거칠어지기도 했던 자기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분들께 위로를 건넨다. “가시 돋친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열심히 살아왔다는 뜻입니다.” -P112

 

일에서 성공하는 세 가지 공식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각하고, 자신이 하는 일을 믿고, 자신이 하는 일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이다.” -P171

 

몸에 값비싼 명품을 두르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명품인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자연에서의 삶은 나를 그렇게 바꿔 놓고 있었다. -P192

 

물론 월급으로만 따진다면 이전 직장만 못하다. 하지만 매일 듣는 감사의 인사를 생각한다면, 그리고 걷고 산책하는 시간들을 생각한다면 참 좋은 일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P200

 

삶에는, 행복에는 정답이 없다. 남이 아무리 행복하겠다며 부러워해도, 본인이 행복하지 않으면 그건 절대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P230

 

천천히 느리게 시작해도 삶은 살아봐야 아는 거라고. 어떠한 환경에서든 유년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이 위로가 되어주고 좋은 추억이 되어줄 것이라고는 확신한다. 나는 잘난 사람을 만드는 법을 모른다. 그런데 좋은 사람을 만드는 법을 조금 알 것 같다.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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