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소년이 온다_한강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에서 개인들이 겪어야 했던 많은 고통이 담겨 있다. 그들이 갖고 있던 신념과 사고들을 어떻게 파괴되고 인간이 어디까지 처참하고 잔혹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딸이 도서를 건네며 엄마는 안되고 아빠만 보세요.”라고 말을 했다.

폭력과 만행, 그것을 용인하고 부추기고 권장했으니, 그것만으로 끝났을까. 되돌아보면 해방 후 반민족특위의 청산 작업부터 그 뿌리가 있다고 봐야 한다. 제대로 역사를 바로 세우고 정리했어야 한다. 그러지 못했기에 그런 잔재와 대물림이 아직도, 지금도 진행형이란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한 번의 기회를 놓여버린 우리는 지금도 그 대가를 치르고 우리 삶의 곳곳에 폭력과 만행이 지속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주시하고 과거를 기억하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물림을 끊어 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의무이고 책무이다.


그 과정에서 네가 이해할 수 없었던 한 가지 일은, 입관을 마친 뒤 약식으로 치르는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이다. 관 위에 태극기를 반듯이 펴고 친친 끈을 묶어놓은 것도 이상했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듯이. -P17


부엌 머리방에서 까무룩이 잠들 때까지 너는 두 사람의 다투는 소리와 달래는 소리, 낮은 웃음소리를 점점 구별할 수 없게 되었다. -P41

 

내가 창틀에 세워놓은 칠판 지우개를 발견하고 웃었어. 한숨처럼 낮게 한번, 잠시 뒤 소리를 내 한 번 더. (중략) 누나가 내 이마를 한번, 뺨을 한번 쓰다듬고 이부자리로 돌아갔어. 좀 전에 들렸던 웃음소리가 어둠 속에서 다시 들렸어. 한숨처럼 낮게 한번, 잠시 뒤 소리내어 한 번 더. -P55

 

지난 오면 동안 끈질기게 그녀를 괴롭혀온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허기를 느끼고 음식 앞에서 입맛이 도는 것. -P85

 

엄마, 저쪽으로 가아, 기왕이면 햇빛 있는 데로. 못 이기는 척 나는 한 없이 네 손에 끌려 걸어갔제. 엄마아, 저기 밝은 데는 꽃도 많이 폈네. 왜 캄캄한 데로 가아, 저쪽으로 가, 꽃 핀 쪽으로. -P192


#소년이온다


#한강작가


#창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