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니까 괜찮다
황병심 지음 / 문학바탕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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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5 [시집] 사랑이니까 괜찮다. 황병심

 

사랑이니까 괜찮다삶의 일상과 주변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시인을 보고 말한다. 스스로에게 사랑이니까 괜찮다.”라고 위안을 하지만 그 속에는 예리한 비판과 삭혀 농익은 배려와 용서가 있다. 우리네 어머니와 같은 이해와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시인의 시어(詩語)의 깊이를 그 색깔로 가늠해 본다.

 

[도서 정보]

사랑이니까 괜찮다

/에세이 > 한국시 > 현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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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 첫사랑을 닮았다.

첫사랑을 닮았다는 그의 수작이

기분 나쁘지 않았다

뚱뚱하고 못생겼냐고

성질대로 내지르지도 않았다

그의 주름진 눈가에

아련히 부서지는 푸른 시간

그의

놓쳐버린

설렘의

새침한 소녀이고 싶었다

 

그도

나의

마지막

첫사랑을 닮았다

 

P50. 풋마늘고추장무침

아내는 오늘도

퉁퉁 부은 얼굴로

새벽이슬을 맞고 돌아왔다

 

간밤엔 무슨 일로

뒤척이며 잠을 놓친 것일까?

 

남들처럼 따가운 잔소리도 없고

남들처럼 살가운 애교도 없는 사람

 

무던한 아내가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곰의 방언으로

떼를 쓰고 온 게 분명하다

 

아침식탁에 올라온 풋마늘고추장무침

내 앞에 밀어놓고

눈치를 주는 아내

 

알싸한 맛이

근사하게 입에 붙는다

 

P79. 성장통

추억을 자해하며

손톱 끝의 수분까지

눈물로 끌어 올리던 갈증

 

다시 또

그 계절

 

P83. 그녀의 시집에 내가 산다

마흔 된 여류시인의

나이를 훔쳐보았다

그 여자의 쓸쓸한 눈빛이

그 여자의 설레는 가슴이

서른 된 나와

어찌 그리 닮았는지

 

세월이 약일 수 없다는 걸

그 여자의 나이에서

내 그리움의

정체를 읽었다

 

 

 

 

 

원주에서 운담(芸談)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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