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
오덕렬 지음 / 풍백미디어 / 2020년 10월
평점 :

210226 수필 한 편. 오덕렬
중학교졸업 앨범에 사진과 함께 미래의 직업을 쓰도록 했다. 그곳에는 ‘수필가’라는 표시와 함께 내 이름 석 자가 있다. 이런 인연으로 아직 수필가라는 직업과 동떨어지기는 했지만 언젠가는 수필가가 되고 싶은 소망은 여전하다. 그래서 『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이 반가웠다. 시간이 날 때 마다 조금씩 아껴가며 읽었다. 무슨 소설책도 아니기에 한편 한편에 실린 내용이 나의 고향을 닮은꼴이라 애정과 추억에 젖어보았다.
[도서 정보]
『수필 한 편』 오덕렬 지음, 풍백미디어, 총 4 부 수필 45편 수록, 299페이지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 에세이
P18. 모자도(母子圖)
어머니는 정화수 상 앞에서 머리 곱게 빗고 두 손 모아 천지신명께 빌던 그런 바람으로 서 계셨다.
P34. 어머니의 치성(致誠)
어머니께서 비손을 할 때면 까칠까칠한 손에서는 마찰음이 들릴 듯 말 듯했다. 그 손이 닳고 닳도록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 빌고 빌었다. 치성을 드리던 간절한 모습, 나는 이때까지 딴 데서는 그런 모습을 대한 적이 없다.
P54. 고향 옛집
고향집은 영원히 가난한 나의 영혼을 살지게 해주며 생활에 의욕을 줄 것이다.
P65. 귀향
우리는 등 뒤에 고향이 있어 얼마나 위로를 받는가. 타관 생활에 지친 사람은 감나무 그늘에서 고향 샘물을 마실 일이다. 고단한 세월도 고향 앞에서는 스르르 녹을 것이다.
P143. 목련
떠나버린 첫사랑의 빛깔일까. 활짝 피지도 못하고 그만 지고 만 목련꽃. ‘병충에 그린 닭이 홰를 치고 울더라도’ 손을 꼭 잡았어야 했는데…….. 그날 이후 긴 그리움은 시작되었다.
P183. 12월의 달력 앞에서
연구에 의하면 구체적 인생목표를 글로 써서 가진 사람은 상위 3%에 해당하고, 그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P232. 엣세(Essais)
간단히 그 새로운 수필문학, 즉 창작문예수필의 창작 개념만 말한다면 ‘시적 정서의 산문적 형상화 문학’이라는 것 일세.
P240. 수필시학
창작수필은 동동주요, 보름달이요, 축구공이다. 창작수필은 손님의 머리를 천의 모습으로 손질하는 미용사다.
수필을 쓰고자하는 사람은 꼭 읽어 보길 권한다. 다만, 수필의 내용은 향토어가 섞여 있어 일부 내용에 고개를 가우뚱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럼에도 수필을, 한글을, 우리나라 말을 풍성하게 하는 기능을 하는 것 같다. 나중에라도 고향에 대한 아리랑을 수필 형식으로 출판하고 싶은 욕심이다.
이젠 완연한 봄이 온 치악산 자락에서 운담(芸談)이 쓰다.
····· 이 서평은 도서협찬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