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Go 카카오프렌즈 18 : 오스트리아 - 세계 역사 문화 체험 학습만화 Go Go 카카오프렌즈 18
김미영 지음, 김정한 그림 / 아울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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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귀요미 둘째는 카카오톡 캐릭터 '무지'를 무지무지 사랑해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관련 책은 모두 사서 모으는 중이다. 그냥 사주는 것은 아니고 학습지 한 권 끝낼 때마다 원하는 책 한 권씩 사주기로 약속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늘어난 집콕 생활로 학습지가 생각보다 빨리 끝난다...;; 끝나는 과목이 여러 개 겹치면 사줘야 할 책값이 만만치 않다... 그렇게 모은 책이 이런 상태... (허걱...)

<GOGO 카카오프렌즈>는 신간이 나오길 기다렸다 사는 둘째의 워너비 책이다. 이번에는 직접 구매하지 않고 서평단을 신청해 리뷰를 남겨 본다. 지난 17권 러시아에서 끝난 카카오프렌즈 친구들의 모험은 어떻게 진행될까.

 

<1> 학습만화 읽는 거... 괜찮나요?

아이들이 좋아했던 <WHY> 시리즈 과학 학습만화에 대해 함께 책을 읽는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나름 책에 대한 눈높이가 있는 엄마들이라 예상대로 학습만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학습 만화의 대표적 단점은 '만화로 유인한 얄팍한 단편 지식은 탐구욕을 충족하기에 역부족이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릴 적 즐겨보던 만화로 '탐구'를 했었던가? 출판사의 마케팅이 학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사실이나 학습을 위해 학습 만화를 사주는 부모가 있을지 의문이다. 매번 캐릭터만 바뀌어 나오는 시리즈물을 볼 때마다 이 책을 사줘야 하나 갈등하지만 결국 아이들의 성화에 지갑을 열게 되지 않나?!

개인적으로 아이들에게 학습만화를 권장하진 않지만 제한하는 편도 아니다. 큰 아이도 학습 만화에 한동안 몰입할 때가 있었는데 그 시기가 지나니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서평을 쓰기 위해 책을 꼼꼼히 살펴보니 정보 전달 목적이라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고 툭툭 끊기는 점은 여전히 아쉽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사고를 하며 스스로 지식을 쌓는다. 학습 만화에서 더는 호기심조차 충족되지 않을 때 자연스레 아이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진다. 부모가 보여주지 않는다고 안 보는 것도 아니어서 둘째 아이는 한결 편한 마음으로 만화책 읽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2> 고고카카오프렌즈 18권 '오스트리아' 편 아이와 함께 읽기

'아이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사고를 하며 스스로 지식을 쌓는다'라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 책을 읽다 보면 아이들의 눈썰미에 놀라곤 하는데 이번 편에서도 같은 경험을 했다. 오스트리아 출신 음악가로 모차르트를 빼놓을 수 없다. 아이는 이전에 잠자리에서 읽어주었던 책 속 주인공의 이름을 기억해 내며 책을 가져왔다. 고고카카오프렌즈에 나온 모차르트와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청혼했다는 일화를 재밌어했다. 화가 클림트 편을 읽을 때에는 갑자기 얼른 카드 지갑을 가져와 보라고 했다. 자기는 지금까지 화가 그림인 줄 몰랐다며 미술관에서 실제로 보고 싶다고 했다. 학습 만화라도 아이와 함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은 너무나 많다.

<3> 책 읽고 퀴즈 맞혀보기! (응~ 재미로 해보는 거야~ 공부 아니야~)

1. (난센스) 오스트리아 사이에 철길이 가로질러져 있으면 어떤 나라가 될까요? (정답: 오스트레일리아)

2. 오스트리아에 유명한 음악가는? (정답: 모차르트)

3.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금 광산이 있는 나라는? (정답: 오스트리아)

4. 오스트리아 언어는? 1. 영어 2. 일본어? ㅋ 3. 중국어?ㅋ 4. 독일어 (정답: 독일어)

5. 오스트리아를 빛낸 이 화가는 누구일까요. 그의 작품으로 <키스>, <유디트> 등이 있습니다. (정답: 클림트)

6. 오스트리아는 어디쯤 있을까요? 국기를 찾아보세요.

퀴즈는 처음에는 난센스 퀴즈로 마음을 열어주고 마지막은 나라를 찾아보는 활동으로 마무리한다. 되도록 아이가 재밌어하고 흥미로워 했던 주제를 내서 맞힐 수 있도록 한다. 문제를 맞히는 것보다 엄마랑 얘기하는 시간이 재밌고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너무 쉬운 문제만 내면 지루해하므로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문제를 내면 좋다.

국기로 나라를 찾아보는 마지막 문제는 2D로 읽었던 내용을 3D로 넓히는 활동이다. 이번 편에서는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 소개되었는데 초등 저학년이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었다. 국기로 나라를 찾다 보면 책 속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열강들의 전쟁에 대한 이유를 지리적 위치에서 좀 더 이야기해 볼 수 있다. 그동안 소개되었던 나라의 위치까지 비교해 볼 수 있어 참 좋다.

 

<4> GOGO 카카오프렌즈 애독자가 바라는 점

큰 아이에게 학습 만화의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니 ‘캐붕’이라는 말을 했다. ‘캐붕’은 캐릭터 붕괴라는 줄임말로 학습 만화라는 분야가 학습에 맞춰져 있어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행동에 일관성이 떨어져 캐릭터의 설정이 자주 바뀐다는 것이다. (정말 아이들은 참 똑똑하다) 이미 설정된 사실 속에서 캐릭터가 부수적인 존재로 전락하면 책을 보는 재미가 아~주 떨어진다. 앞으로 나올 GOGO 카카오프렌즈 시리즈는 ‘캐붕’ 없이 진행되기를 바란다. 11권에서 나온 한국이 19, 20권으로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단편적인 사실 위주보다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 해당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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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럭키넘버 - 누구나 뾰족한 수는 있다, 한민경의 타로수비학
한민경 지음 / 경다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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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타로 수비학이 뭐예요?

: 소울넘버와 럭키넘버로 세상이 던져주는 메시지를 찾아 나의 역할을 깨닫는 것입니다.

3년 전 타로카드 수업을 듣고 자료를 찾다가 '연희동 한쌤'의 타로수비학 벙커 강의를 듣고 타로수비학에 매료되었다. 내가 타로에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타로를 잊고 지낸 시간 동안 한쌤은 미루고 미루었던 책쓰기 작업을 탈고해 <무슨 고민인가요>을 출간했다. 코로나로 강제 집콕 생활이었던 작년에는 두 번째 책 <나의 소울넘버>를 내더니 작년 말 갑작스럽게 ‘경다방’이라는 독립출판사를 차려 올해 초 <무슨 고민인가요> 개정판 <나의 럭키넘버>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전 책이 절판이라 구할 수 없었기에 책 출간이 반가워 예약 구매했다.

타로수비학은 뭘까? 숫자가 가진 의미에 타로카드가 가진 의미를 더해 새로운 의미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타로카드를 배울 때 연도 카드 계산법을 배웠지만 그녀만의 연도 카드 리딩은 새로웠다. 연도 카드를 제대로 리딩 하려면 소울넘버를 알아야 한다. 소울넘버는 자신의 생년월일을 이용해 나의 고유한 숫자를 구하는 것으로 <나의 소울넘버>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이 책 <나의 럭키넘버>에서는 연도 카드만 다룬다.

예를 들어 자신의 생일이 1997년 2월 8일이라면 올해 연도 2021년과 2월 8일의 숫자를 각각 더해 0부터 21까지 숫자를 구하면 된다. 21 이상의 숫자가 나오면 각 자리의 숫자를 다시 더하는데 22는 4가 아니라 0번이라는 것에 주의하면 구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소울넘버: 9번, 연도카드:15번)

"정말 시급한 것은 내가 얻고자 하는 답이 아니라 나를 위해 꼭 필요한 질문을 찾는 것입니다."

"한 해를 알아보려면 작년은 어땠고, 올해 어떻게 보냈으며, 내년은 어떻게 나아가고 싶은지 자기 인생의 방향을 정하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연도 카드입니다."

2. 타로수비학 왜 해야 하나요?
: 모든 통찰력은 데이터에서 온다. 내 인생을 통찰하기 위한 나만의 데이터를 만들자.

모든 아날로그 지식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대다. 기업들은 앞다퉈 사람들의 라이프 사이클을 데이터화해 정보를 만들고 있다. 반면 사람들은 생활의 편리에 떠밀려 방향 없이 살고 있다. 시시각각 바뀌는 환경에 정신 차리고 살 여유가 없기도 하고, 계획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이라 현생의 일을 처리하기도 바빠서이다. 그래서인지 연초가 되면 점집이 북새통을 이룬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답을 점쟁이가 알 수 있을까?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과거는 속속들이 꿰차고 있으면서 나는 나에 대해 무엇을,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연도 카드를 정리해보면 나는 내 인생에 그 만한 시간을 들여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3. 타로수비학 안 맞는 거 아니야? 난 전혀 안 맞던데...?

: 사람들에게는 자기만의 그래프가 있으며 연도 카드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는 것은 개인의 고유한 영역이다.

어떤 지식을 학문이라고 명명하려면 검증은 필수 코스라 연도 카드를 구해 내 인생을 엑셀로 정리하고 있다. 처음에 타로수비학강의를 듣고 사람들을 상담해 줄 때에는 연도 카드에 정해진 답이 있다고 생각해 한쌤이 강의에서 했던 얘기를 앵무새처럼 따라 했었다. "올해 연도 카드가 데빌이라면 무엇인가 열정적으로 임하게 되는 시기네요. 이 시기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남들이 시키는 일을 하며 자신의 역량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블라 블라)"

3년이 지난 후 연도 카드 그래프를 업데이트하며 깨달은 점이 있다. 연도 카드 그래프의 의미를 찾는 것은 개인 고유의 영역으로 연도 카드는 대략의 윤곽을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혼을 했던 해의 연도 카드가 타워였는데 남편과 사귀는 시기는 그해 이전부터였으니 격변의 시기는 이미 내 인생 그래프에 내재되어 있었다. 이론상으로 타워의 시기에는 결혼, 이사, 이별을 할 수 있지만 이전 해에 집에만 있었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더 높은 것이다. 내가 적극적으로 운을 찾아 밖을 나서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것이 운이기도 했다.

4. 책 제목 <럭키넘버>처럼 내 인생이 럭키해지는 해가 있을까요?

: 운은 자신이 믿고 따르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은 것!

당신이 럭키하게 바라보았다면 바로 그 해가 당신에게 럭키한 해입니다.

마지막 질문은 개정판 책 제목을 보고 자문자답해 본 말이다. 럭키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운이 좋은', '다행한', '행운을 가져다주는'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행운뿐만 아니라 운이 좋거나 다행한 의미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 음과 양이 존재하는 인생 같았다. 3년 전 나의 연도 카드는 월드 카드였다. 메이저 아르카나의 마지막 카드이며 완성의 의미를 가진 카드였고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맞이했던 월드였다. 그해에 10년 동안 살았던 아파트를 팔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렸다. 준비하던 자격증에 좋은 성적을 거두어 다음 해부터 내 인생은 탄탄대로처럼 열릴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내 모습은 예전 모습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그동안 매진했던 일에 아무 성과가 없는 것 같아 작년 말부터 우울감도 심해졌다. 난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어쩌다 이런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었을까.

"이 현실이 구질구질해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충분히 공감합니다. 나 또한 그런 생각이 자주 드니까요. 하지만 지금 본인이 선택하려는 방식으로 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가장 구질구질한 발상일 수 있습니다. 심지어 그렇게 안일한 영혼이 꾸는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과연 그 현실은 구질구질함에서 벗어난 걸까요?" 절제 편 p.250

 

5. 소울넘버의 인연은 럭키넘버로...!

: 자신의 욕망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만이 운발의 특혜를 받을 수 있다! 단, 자신의 욕망을 구체화할 것!!

작년에 한샘 유튜브 채널 '한민경의 수비학투유' 상담 이벤트를 신청해서 <나의 소울넘버>를 구입하고 질문에 대한 한쌤의 손편지를 받았었다. 이 책을 읽었다면 운에 기대어 확답을 얻으려는 질문 따위는 하지 않았을 텐데. 당시 선택을 고민했던 일은 이제 선택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그 일은 내 욕망을 따르는 일이 아니었기에 나와 인연이 닿지 않았던 것이다. 내 목소리를 듣지 않고 주변 얘기에만 귀 기울이며 내달린 대가를 호되게 치르고 있는 것 같다.

연도 카드는 매일 직면하는 현실을 그대로 볼 용기가 없어 이상향만 좇던 초라한 내 모습을 바라보게 했다. 그리고 앞으로 내달리다 놓아버린 정신줄을 다시 다잡아 주었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연도 카드가 주는 메시지에 집중하면 다가올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돌아보니 평범한 내게도 특별하지 않았던 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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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뇌 - 모방 욕망에 숨겨진 관계 심리학
장 미셸 우구를리앙 지음, 임명주 옮김 / 나무의마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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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의 뇌는 개 이다 : 한 개 아닌가?

인간의 뇌는 하나지만 영역별로 고유한 기능이 있다. 첫 번째 뇌는 사고하는 뇌, 대뇌피질이다. 대뇌피질은 경제적 정치적 도덕적 종교적 합리성과 정당성을 제공한다. 두 번째 뇌는 원시적 뇌인 대뇌변연계, 감정의 뇌다. 대뇌변연계는 감정, 정서, 기분을 관장한다. 저자 장 미셸 우구를리앙은 "나는 오랜 성찰과 정신 치료 경험을 통해, 정신병이 발생하고 진전하는 과정에서 모방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다시 말하건대 자아 간 관계는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에 '세 번째 뇌'라는 명칭으로 따로 떼어 살펴봐야 한다."P.28라고 말하며 세 번째 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가 말하는 세 번째 뇌는 '모방하는 뇌'다. 이 책은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을 바탕으로 신경증에서 정신병에 이르는 여러 병리학적 증상을 현상학적으로 구축하는데 의의가 있다.

2. 욕구(needs) vs 욕망(desire): 삶의 풍요 속 정신의 빈곤

추운 날씨에 두꺼운 옷을 입는 것이 욕구라면, 유명한 디자이너 옷을 시즌별로 구매하는 것은 욕망이다. 기본 욕구를 해소한 인간은 무언가 하고 싶은 마음을 욕망에 점점 더 투영하게 되었다. 저자는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서 인간은 타인을 욕망하는 거울 신경이 있으며, 거울신경은 실험자의 단순한 행동이나 움직임이 아니라 움직임에 숨겨진 의도를 통해 활성화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모방의 뇌'는 사회성을 가르쳐주고 타인과의 관계를 맺게 해주며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 주지만, 모방 욕망은 '경쟁'이라는 형태를 통해 임상적으로 발현되고 있음을 관찰했다. 욕망이 없으면 우울증이 걸린 것처럼 심리적으로 무기력하다. 지나친 욕망은 집착, 경쟁, 중독, 단절, 빙의 등의 신경증을 유발한다. 현대 사회의 폭력과 불안정성도 대립적이고 폭력적인 욕망 때문이었다.

3. '왜' 가 아니라 '어떻게': 희생양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집단 지성으로 나아가는 모방 플랫폼

함께 모여 책 모임을 할 때 한 사람보다 여러 사람이 얘기를 나누었을 때 이야기가 풍성해지고 다채롭다. 인간이 거울신경으로 타인을 욕망하게 된다면 더 많은 모델은 한 가지 모델에 중독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둘 이상의 여러 사람을 가깝게 연결시킨 자아 간 관계는 '자아'라고 지칭될 만한 것을 각자에게 심어준다. 이렇게 새로 등장한 '자아'는 평소의 '자아'가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창의력과 새로운 지능을 가진다. 그리고 하나의 목적을 위해 통합된 욕망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자아들'은 '기적처럼' 집단 지성을 탄생시킨다." p.92 그렇지만 집단 지성의 전제는 각자의 지성이 온전하게 살아있을 때 가능하다. 자신의 욕망과 타인의 욕망을 알아챌 만한 자아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상이 일어난 이유보다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4. 모방은 정신에 어떻게 작용할까: 세 번째 뇌를 통해 보는 질병 분류 체계의 이해

2장 '모방은 정신에 어떻게 작용할까'라는 책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세 번째 뇌가 타인이 모델이었을 때, 경쟁자였을 때, 장애물이었을 때를 사례별로 분류해 정신병이나 신경증의 원인이 세 가지 뇌의 상호 작용에 의해 발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세 번째 뇌에서 일어나는 정신 병리적 현상의 보편적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일의 중요성을 다시 이야기한다. 책의 서문에서 "정신과 의사들이 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때 그들의 사회인류학적 관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라는 주장을 실제 사례로 확장한 장이라 볼 수 있다.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문화적 변수들을 고려한 보편적 정신병리학 체계 수립에 대한 저자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

5. 3-3-3: 욕망의 삼각형(주체-대상-모방) - 삼단논법 - 세 번째 뇌

삼단 논법은 전제에 따라 결과가 참이 아닐 수도 있으나 문제를 다시 원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두 번째 뇌인 감정의 뇌에서 답을 찾았던 기존의 논리에서 벗어나 세 번째 뇌에서 문제가 시작된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면 문제의 모델이 경쟁자인지, 장애물인지 평가해 새로운 진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얼핏 보면 처방전이 하나 더 늘어난 듯 보이지만 문제가 시작되고 발현되는 지점에 따라 다양한 처방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세 번째 뇌는 사춘기 아이의 거식증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모델이 경쟁자가 되어 경쟁 자체에 몰입한 신체 상황이라는 현상을 이해하니 기준 없이 불안정한 욕구에 휘둘리는 아이의 욕망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항상 타인을 욕망을 욕망하고 있다.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한 아이들의 불안감과 우울감은 쉽게 게임중독이나 섭식 장애와 같은 가벼운 신경증으로 나타난다. 작년 후반부터 살을 빼기 시작한 아이가 거식증 단계에 이르는 모습을 힘들게 지켜봤다. 인터넷의 발달로 AI 알고리즘은 욕망이 원하는 지식을 끊임없이 쏟아냈고, 아이는 여과 없이 그것을 따랐던 것 같다. 아이는 음식을 보면 칼로리부터 계산했고 살을 빼는 것 외에 다른 기본 욕구(먹는 욕구, 자는 욕구, 배설 욕구)는 사라졌다. 코로나로 단절된 인간관계는 더욱 한 가지 생각을 부채질했던 것 같다. 정상적으로 먹는 욕구를 되찾기까지 힘든 시간을 보낸 후, 인간의 불안감과 초조함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점점 막막해졌다. <세 번째 뇌>는 인간의 욕망이 타자에 있다는 전제로 쓸데없는 희생양을 만들지 않도록 해 주었고, 욕망의 대상이 무엇이며 과정에 따라 경쟁자나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이해는 감정의 뇌가 제 기능을 발휘해 진정한 공감의 문을 열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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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의 의미 - MBTI는 과학인가?
박철용 지음 / 하움출판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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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활동보다 디지털 활동이 익숙한 MZ세대에게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상대를 진득이 탐색할 여유가 없어 몇 가지 사실만으로 상대를 파악했다 생각하지 않을까? 감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대면활동이 힘들어진 코로나 세대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세대는 MBTI로 서로를 이해하는 것 같다.

MBTI 성격유형검사란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로 캐서린 브릭스와 이사벨 마이어스 모녀가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을 이론적 기반으로 하여 개발한 성격유형이다. 최근 아이들 독서지도와 관련해 MBTI를 배우며 관련 자료를 찾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대인 관계에서 상대를 파악할 때 MBTI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로나 취업 문제로 검사했던 터라 언제 적 MBTI인가 생각했지만 인터넷에서 쉽게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 편리하고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준다는 장점으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16가지 유형으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아보자는 마음에 책을 읽게 되었다.

1. 유형은 없다: 사실 외향형 내향형부터 잘못 알고 있었다..

MBTI 관련 강의를 들어보면 외향형 내향형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인식 기능과 판단 기능을 자세히 설명하는 편이다. 외향형은 활발하고 사교적이며 내향형은 조용하고 얌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검사 결과에서 내향형이 외향형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궁금하던 찰나, 쾌의 감정이 보상의 순환고리를 만들고 연결 고리가 강한 사람이 외향적인 사람이 된다는 현대 심리학자들의 의견을 읽고 외향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인간 자체가 좋다기보다는 관계에서 오고 가는 칭찬이나 인정의 보상에 쾌의 감정을 강하게 느끼는 것이었다! 내향형은 보상에서 자유로운 유형으로 보상을 위해 행동하는 경향이 덜했다. 내가 MBTI를 제대로 알고 있었던 것일까. 갈 길이 멀었다.

2. 부록 A의 신선함: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고, 직관 없는 개념은 공허하다'

이 책이 여느 책들과 다른 점은 칼 융의 '심리유형론'과 과학적인 '현대 심리학'에 철학. 인식론에 기반한 이론서라는 점이다. 저자는 칸트의 순수이성비판과 심리유형론의 감각-직관-사고의 과정과 유사하다는 것에서 출발하여 칸트의 인식론과 융의 유형론이 두 종류의 이성을 상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 밖에도 인간이 도덕률을 선험적으로 알고 있으며, 그것을 따르려는 무조건적인 의지를 융의 추상적 감정의 이성적 기능과 공통분모라 보았다.

MBTI가 철학자들의 사상과 공통분모가 있다는 점이 유형 속에 갇힌 시야를 넓혀주었다. 감각이 사고로 연결되는 과정을 통해 그동안 분철되고 고착된 16가지 유형의 특징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각자 분리되어 고유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이전보다 선명해졌다.

3. MBTI의 개선에 관한 제언: 다섯째 지표 추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는 사고형(T)이다. '사고'라는 말로 정서가 부족하고 딱딱한 사람이라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 훨씬 정서적인데 결과지의 평가는 내 감정을 왜곡하는 기분이었다. 마이어스와 선더는 편안-불안 척도를 발달 수준이라 생각해 유형지표로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심리 문제는 정서적 불안정성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고 기질상 불안을 타고난 사람도 정말 많다! 그래서 신경성(정서적 불안정성)에 관한 내용을 다섯 번째 지표로 추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어떤 규칙이나 법칙에 새로운 제언을 한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반박의 여지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방대한 자료와 지식에 박수를 보낸다. 저자의 모든 제언에 지지를 보내고 싶다.

4. 감각형을 만족시키는 그래픽: 평이하고 지루한 편집은 트릭이었다?

이 책의 편집은 단조롭고 지루한 편이다. 매일 유튜브의 현란한 영상물을 보고 이해하기 쉽게 편집된 책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매우 딱딱하게 느껴질 것이다. MBTI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볼 수 있는 책이라 했지만 내용도 쉽다고 말하긴 어려워 더욱 그런 기분이다. 하지만 16가지 유형을 설명하는 원형 그래프를 보니 그런 생각이 사라졌다. 각각의 유형이 무엇을, 어떤 비중으로 담고 있는지 한눈에 들어왔다. 함축적인 단어로 나타내거나 상징적인 그림으로 표현하는 책은 보았지만 언어나 그림은 쓸데없이 확장되고 상상해 왜곡하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원형의 그래프와 색의 비중으로 표현한 유형은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는 감각형인 사람에게 최적의 설명이었다.

 

5. MBTI는 과학적이지 않다: 그래도 MBTI!

MBTI는 과학적이지 않다는 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어떤 대상을 보고 우리는 과학적이다고 정의할까? 과학적이라는 것은 절대 뒤집어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실험을 통해 검증하고 수정할 수 있고 비판을 수용할 수 있을 때 과학적이다고 말한다. MBTI는 사람들을 일정 범주로 유형화해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논리적으로 논박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에 과학적이다 말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과학적이지 않기에 혈액형으로 성격을 판단하는 류의 가십거리 콘텐츠로 폄하되는 것은 안타깝다. 현대 심리학과 철학의 공통분모를 찾고 수정사항을 제언한 저자의 노력은 MBTI가 가진 장점을 성격심리학과 함께 진일보 시키고 싶은 바람일 것이다.

책 내용이 방대해 이 책이 가진 인상적인 내용만 몇 가지 간략하게 서술해 보았다. 사실 MBTI의 과학성 여부를 떠나 하나의 결과를 토대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성격 특성을 내 성격으로 간주하려는 바넘효과일 수도 있고, 이성적이고 지적인 분석을 통해 문제를 대처하려는 주지화의 방어기제를 강화시킨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간단한 검사를 통해 사람의 선호도를 범주화할 수 있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상대의 생각을 추정하고 기대하며 쓰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잘 활용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적의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유튜브에 관련 영상만 찾아봐도 수없이 많은 자료가 나오지만 수박 겉핥기 식의 편협한 시각이 아니라 나만의 언어로 MBTI를 소화하기 원한다면 기본서 하나쯤 가지고 있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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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2022-02-10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와 정리 잘 하셨네용!! 소통하고싶어요!!
 
나무의 말이 들리나요? - 숲으로 떠나는 작은 발견 여행 지식은 내 친구 18
페터 볼레벤 지음, 장혜경 옮김 / 논장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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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코로나로 사람들이 바깥 활동이 줄어들자 새소리가 조용해졌다고 한다.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가 잦아드니 크게 울어 자신의 영역을 주장하지 않아도 된단다. 나무는 어떨까? 소리 낼 수 없는 나무도 말할 수 있을까?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궁금증인데 <나무의 말이 들리나요?>라고 물으니 생각하게 된다. 줄기차게 나무에 대한 책을 펴내며 나무의 언어 통역자를 자청하는 페터 볼레벤의 어린이를 위한 나무 책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나무는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어떤 동물이 나무껍질이나 잎이나 가지를 베어 물면 그 상처로 동물의 침이 들어가게 되는데 그 침이 동물의 종류에 따라 다 다르거든요. 그래서 나무는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정확히 알아낼 수 있는 거예요. 나무는 상처가 난 자리로 쓴맛이 나거나 독성을 띤 액체를 흘려보내요.

침엽수는 상처가 난 곳으로 송진을 밀어 보내요. 물론 나무는 입이 없으니까 이 말을 향기로 전해요. 그 향기가 주변 나무한테 닿으면 친구들이 알아차리고 딱정벌레의 공격에 대비해 미리 송진을 만들기 시작하지요.

<나무의 말이 들리나요?> 30쪽

 

나무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말할 수 있다는 사실도 새로웠지만 무엇보다 일방적인 의사 표현이 아니라는 점에 고무되었다. 잎을 먹는 것을 막을 수 없지만 잎을 먹는 동물의 침으로 존재를 파악하고 쓴맛을 내보내는 것으로 자신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다. 부드러움 속에 단호함이 느껴졌다. 자신의 위험을 알려 다른 나무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부분도 따뜻하다. 가만히 서 있는 듯 보여도 제각각의 모습으로 조화롭게 살아간다.

활엽수는 나뭇가지의 마디 하나가 한 살이었다. 바깥쪽으로 시작해서 세어 나가는데 마디가 뚜렷한 너도밤나무가 적당하다고 한다. 나이테로 나무의 나이를 짐작하는 방법은 알고 있었지만 나뭇가지 마디로 나이를 알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아쉽게도 침엽수의 가지는 겹겹이 자라 확인하기 어렵다고 한다. 아이랑 숲 놀이 갈 때 나무 나이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잘 조성된 공원이 여러 동물을 데려다 둔 동물원과 다름없다는 얘기가 조금 충격이었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을 볼 때 가졌던 측은지심이 왜 나무에게는 생기지 않았을까. 늘 제 자리에 있기에 배경화면처럼 느껴질 뿐 나무의 생활을 들여다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책을 읽어보니 공원의 나무들은 다양한 수종이 각각 한 그루씩 심어져 있어 외롭다고 한다. 책을 읽고 공원에 심어진 나무들을 보니 잘 정돈되어 있지만 허전했다.

나무도 제각각 성격이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겨울에 깊은 잠을 위해 조심성이 많은 나무는 10월 초만 되어도 잎을 버리지만, 용감한 나무는 조금 더 기다린단다. 재밌는 사실은 아기 나무들은 겨우내 깨어있다는 사실이었다. 원래 숲에서 자라는 어린 나무는 엄마 나무의 그늘 밑에서 햇볕을 쬐지 못하고 천천하고 튼튼히 자라는데 잎을 떨어뜨리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엄마가 자는 동안에는 햇빛을 맘껏 받을 수 있단다. 갑자기 첫눈이 내리면 잎을 떨어뜨릴 수 없어 허리가 휠 수 있는데 줄기의 탄력이 좋아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니 읽을수록 사람 육아와 어쩜 이렇게 닮았는지 하고 생각한다. 그래서 잘 관리받은 공원의 나무는 빨리 자라지만 오래 살지 못하는 것 같다.

초등 고학년 아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버섯의 이중성이었다. 나무의 연락을 도와주는 동시에 나무를 죽게 만들 수도 있다고 하니 컴퓨터랑 똑같다고 했다. 버섯이 인터넷망 사용료로 나무가 만든 당분 1/3을 청구한다는 부분에서는 서로 얼굴을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상 공짜 없네’라고 말해 웃음을 터트렸다. 버섯이 나무와 당분을 나누며 나무의 소식통 역할을 하면서 나무에 기생하다 결국 나무의 상처에 파고들어 메말라 죽는 부분은 엄숙한 기분이 들었다. 관을 끌어올리려 힘을 내는 여름에는 어떤 얘기를 하는지, 메말라 죽어갈 때에는 어떤 말을 하는지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보고 싶다.

코로나 때문에 강제 집콕 생활을 하다 보니 인간이 보호받기 위해 자연을 보호했나 싶을 정도로 자연이 그리웠다. 여름내 내리는 비로 축축하고 상쾌한 나무의 땀 냄새를 맡아본지도 오래된 것 같다. 외국 작가의 책이라 우리나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나 꽃으로 꾸민 책도 보고 싶다. 학교 하굣길에 잠시 공원에 들렀다. 잘 관리되어 있는 공원의 나무들은 아이들이 잎을 먹어볼 수도 없고 쓰다듬어 볼 수도 없어 장식품에 지나지 않은 것 같아 이내 마음이 쓸쓸해졌다. 우연히 올려다 본 하늘 아래 소나무와 감나무가 나란히 가지를 드리운 모습이 책을 읽고 나니 참 안쓰러웠다. 서로 햇볕을 차지하기 위해 부지런히 가지를 드리운 것 같은데 사람이 다툼을 조장한 느낌이랄까.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아이들과 숲 놀이부터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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