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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조하는 삶 - 무위에 대하여 ㅣ 한병철 라이브러리
한병철 지음, 전대호 옮김 / 김영사 / 2024년 10월
평점 :
지금의 사회는 정신없이 바쁘게 흘러간다.
어떤 문장으로 설명을 해야할까 생각하다가 포기하고 원초적이게 적게된다.
심오하게 적어보려다가도 사회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위 문장말고는 더 덧붙일만한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했다.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 정보가 쏟아지는 이 시대에, 무언가를 실현해내야 한다는 욕구가 당연한 현실이
피로하게만 느껴지는 시기가 있었다.
가만히 그대로 둔채 흘려보내던 시절이 있었나 싶을정도로 목적성이 의무적인 때가 삶의 주를 이루다보니
한시도 멈춰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만을 반복했다.
<관조하는 삶:무위에 대하여>는 이런 삶에서 잃어버린 존재를 찾기 위한 방법으로 ‘무위’를 이야기한다.
단순히 미래를 위한 비움이라고 볼수 없는, 내일을 위해 지금의 휴식과 재충전은 진정한 무위가 아니라고 하는 말은 과연 어떤 뜻일까 장을 넘기다가 멈추고 생각에 빠졌다.
’존재 결핍은 생산 과잉을 유발한다.‘
현대의 삶에서는 보다 더 많은, 더 자주 얻어내는 과정이 발전된 삶을 살아갈 능력을 얻어낸다는 환상을 야기한다. 생산을 멈추지 않으면 무쓸모한 존재가 될 것 같은 현대인들의 불안을 그대로 꼬집은 내용 같아 괜히 마음 한구석이 찔렸다.
하이데거의 ’놔두기 : 불가능한 것을 강제하지 않으면서 가능성을 활용하는 것‘,
장자의 ’포정해우 : 장자가 소개하는 요리사는 힘을 조금도 쓰지 않고 소를 해체한다‘.
안간힘을 쓰며 무언가를 맞추기 위해 필요 이상의 힘을 들이지 않아도 고유성을 인정하는 과정부터가 무위의 시작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생기는 자연스러운 여백 속에서 이끌려가는 것이 아닌 자주적인 태도를 갖추어가는 것이 진정한 무위를 맛볼 수 있지는 않을지.
저자의 이름을 들을 때부터 역시나 쉽지 않음을 느꼈으나, 책속에서 다양하게 인용되는 철학과 관련된 내용들이 반복적인 책넘김이 아닌, 멈추어서 생각해볼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피로사회>와 <서사의위기>도 기회를 만들어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