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서울 인사이트 - 사람들이 몰려드는 ‘페르소나 공간’의 비밀
김난도 외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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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서 저자는 분명히 언급한다. "객관적인 분석을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현대백화점에 호의적인 서술이 많아질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책 자체가 더현대 서울을 중심으로 서술되기 때문에 이 점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읽으면서 크게 거부감을 느낄 만한 내용은 없었다. 오히려 책의 핵심 내용은 <뉴리테일 시대를 장악하는 비즈니스 전략>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하필 왜 그 많은 쇼핑몰과 백화점 중에서 더현대 서울을 서술하게 됐을까. 

더현대 서울이 입점하기로 한 공간은 원래 백화점이 아니라 쇼핑몰로 기획된 공간이었다. 이 점에서부터 큰 도전이었을 거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사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백화점이나 쇼핑몰이나 비슷비슷하지 않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크고 넓은 공간에 다양한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고, 물건을 사고 파는 행위 뿐만 아니라 식사나 군것질, 커피 등의 음료도 마실 수 있는 거면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나와 같은 독자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라도 했던 걸까 건축적인 차이점도 서술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건축적으로 쇼핑몰과 백화점은 다르다. 쇼핑몰은 개방감이 중요하고 백화점은 고객의 쇼핑 몰입이 중요하므로 벽으로 둘러싸여 아늑한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기에 기본 골격부터가 다르단다. 하지만 더현대 서울은 기본적인 골조는 완성된 상태에서 (+토지 소유주 간의 분쟁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에서) 입주가 결정되었다고 한다. 즉 이미 제약조건이 있는 상태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큰 차이점과 제약조건을 어떻게 극복하고 더현대 서울이라는, 입지 조건도 좋지 않은 곳을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도 굳이 찾아오게 만드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탄생시킬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이 궁금해진다. 


총 다섯 파트로 이루어져있는 이 책은 각각 일반적인 백화점과는 다른 세부적인 타깃 설정, 이미 제약이 많은 곳에 어떻게 환상감을 불어넣어 ‘이 곳은 나의 공간’으로 여기며 자기 정체성을 투사할 수 있는 페르소나 공간으로 만들었는지, 이미 쇼루밍 쇼핑이 익숙한 세상에 어떻게 사람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낼 수 있을 정도의 새롭고 개성있는 제품을 입점시켰는지, 백화점 없는 백화점 광고가 가능한 이야기였는지, 그리고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어떻게 다양한 기술을 시도했는지에 대해 분석과 친절한 설명을 통해 더현대 서울의 성공을 파헤쳐 간다.  


 책은 더현대 서울 지점에 대한 홍보나 칭찬이 아니라 일단 보통 유통업계의 전반적인 실무에 대해 쉽게 이해할  있도록 필요한 정의와 개념을 잡아줄 뿐만 아니라 넓게는 건축과 백화점의 역사  새로운 사실도 함께   있어 유용했다그래서 유통이나 경영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전반적인 업무에 대해 가볍게 맥락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을   있는 책이자 동시에 뉴리테일 시대에 필요한 정신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거리를 제공해주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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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사피엔스 - 우주의 기원 그리고 인간의 진화
존 핸즈 지음, 김상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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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코스모사피엔스는 우주의 기원부터 인간의 진화까지 현 과학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는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다. 

1부에서는 우주의 기원과 본질을 다루면서 빅뱅이론을 비롯해 다양한 가설들을 파헤치고 모순을 꼬집으며 이야기한다. 각 이론에 대한 내용에 대해 이게 맞다 틀리다를 구분하기에 나는 과학은 문외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이론이 있구나' '이런 모순도 있구나' 정도의 마음으로 읽어내려갔다.

2부에서는 생명의 출현과 진화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다루는데 그가 말하는 생명이란 폐쇄된 개체가 자기 내부나 환경의 변화에 반응하고, 외부로부터 에너지와 물질을 추출하며, 그 에너지와 물질을 자신의 생존을 위한 내적인 활동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 내린다. 화석 기록에 근거하여 보면,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변해가는 패턴을 보이는데 원핵생물에서부터 인류에 이르기까지 살아있는 종은 대체적으로 복잡도가 증가하는 패턴을 보인다. 새로운 종의 출현의 경계선은 명확이 알 수는 없지만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변화(혹은 진화)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협력이라는 결과를 도출한다.

3부에서는 인류의 출현과 진화를 살피는데 여기서 저자는 다른 모든 종과 호모 사피엔스를 구분하는 것은 반성적 사고이며 이는 현대 인류 성인은 뭔가를 알뿐 아니라 자기가 안다는 것을 안다는 점, 그리고 이렇게 의식적 진화를 통해 인류는 철학적 사고와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된 유일한 종으로 결론 내린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위 내용을 아우르는 결론을 내리는데 애초에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우리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단지 지구상에 나타났던 최초의 생명체가 아닌 물질과 에너지의 기원에서부터 우리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에 관해서 과학이 말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이 근본적인 질문을 위해 각종 이론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파헤친 저자의 노력으로 탄생한 <코스모사피엔스>는 정통적인, 그리고 교과서적인 과학책과는 거리가 먼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전문적인 내용이 가득 실려있어 백 퍼센트 이해했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것(혹은 예전에 배웠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정보들), 정설이라고만 생각했던 이론들이 지닌 모순들, 그리고 더 나아가 어떤 집단에서든 경계해야하는 자세와 사고에 대해 일침하는 그의 냉철한 시선을 따라가는 것이 즐거웠다.

다수의 신념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견습 우주론자들을 훈련시키며 누구에게 연구직을 줄지, 어떤 연구에 연구비를 지원할지, 어떤 논문을 출판할지를 결정함으로써 학계에서 권력을 얻게 되면, 그 신념은 제도화된다. 다른 제도적 기관에서 그렇듯 앞길이 막히지 않으려면 현재의 정통 이론에 순응하라는 압력이 커진다. 그 결과 문제에 대한 또 다른 접근법이 제대로 검토되지 못하고, 이론 물리학이자 리 스몰린의 표현대로 "집단사고" 속에서 사고의 혁신은 막혀 버리며 (내가 도달한 결론에 대해 "대다수의 생각은 다르다"라는 식으로 반론을 제기하는 데서 잘 나타나듯), 과학적 진보는 정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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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아이즈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엄지영 옮김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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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아이즈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는 전 세계 다양한 인물들이 각기 다양한 동물 형태의 인형, 

즉 반려가전이라는 이름하에 출시된 인형 켄투키를 소유하는 주인, 

혹은 켄투키(그 주인을 관찰하는 사용자)가 되어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준 소설이다.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둡고 건조하다. 

주인이 되어 켄투키의 눈(카메라)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상대가 누구인지 

일절 모르는 상태로 자신의 사생활을 '보여주게'되거나 

혹은 사용자가 되어 랜덤으로 배정된 타인의 사생활을 

카메라를 통해 관찰하는 일종의 소비문화의 이면에 대해서 작가는 

현실적인 상상력으로 독자들에게 일상의 공포를 느끼게 한다. 

이 소설은 내가 처음 상상했던 허상의 공포와는 달리 

현재 우리 삶에 증식하고 있는 다양한 SNS로 인해 현 시대가 갖고 있는, 

혹은 앞으로 닥칠 법한 미래에 대해 경고성 짙은 공포심을 안겨줬다. 

온라인 세계에서 익명의 존재가 되는 것이 최대한의 자유이자 사실상 거의 바랄 수조차 없는 조건인 마당에, 타인의 삶 속에서 익명의 존재가 된다는 건 대체 어떤 느낌일까?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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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수사학 - 반전 스피치
허만섭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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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학>이란 사상이나 감정 따위를 효과적, 미적으로 표현할 있도록

문장과 언어의 사용법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특히 정치라는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책의 본론으로 들어가기 저자는 

설득의 기술 명명된 고대 그리스 아리스토텔레스의 레토릭부터

2020년대 논문까지 방대한 양의 문헌을 검토했다고 밝히며 

책에 등장하는 예시와 근거의 정확성에 대해 언급한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료에서 얻은 지식의 결과로 저자는

<대통령들이 자리에 오리기 위해 그리고 자리에서 통치하기 위해

어떻게 말하는가?> 관한 11가지 원리와 적용을 소개한다. 


11가지 원리 중에서 기억에 남는 <로고스> 대해 

간략히 이야기를 해보자면,

로고스란 보편적인 법칙 혹은 법칙을 따르는 이성의 활동을 의미하는데

이는 수사학에서 연설의 뼈대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설득 도구라고 한다. 

로고스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예시로 든다.



부자들에게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세금 제도를 바꾸려고 했으나

의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공화당의 반대로

법제화가 막혔을 때의 일이다.

이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워런 버핏의 비서는 버핏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받아선 됩니다.”

라는 은유를 사용하여 여론을 움직이는 도움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세제개혁을 단행할 있었다.



위와 같이 명확한 사실과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수사학의 원리와 적용에 대해

간결한 문체로 서술하고 있어 


연설이나 정치적 메시지가 아리송한 독자들에게는

해석의 방법을 알려주고,

청중에게 효과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는 독자들에게는 다양한 예시를 통해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며,

수사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들도 

편하게 읽을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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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연애할까 - 황영주 북에세이
황영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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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황영주 작가의 신작 북 에세이이다.

제목만 보고 예상했던 사람 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작가가 읽은 책을 간략히 소개하며 그 책과 연관된

자신의 경험과 거기서 느꼈던 감정을 무겁지 않게,

솔직 담백하게 풀어낸 책이다.


책에는 총 67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는데

그 중 한 편을 소개하고 싶다.


<여름, 아프게 뜨겁게> 중에서 

<우리 앞에 누가 있었지>라는 글에서 작가는

인도에서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났지만

신분 차별을 넘어서 국제적인 경제학자로 자리 잡은

나렌드라 자다브의 책을 소개한다.


이미 인도 헌법에서 

1950년에 불가촉천민의 폐지를 선언했다고 하지만

그 차별은 이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한다.

이런 차별의 벽을 넘어 ‘인간답게’ 살기 위해

나렌드라 자다브의 아버지는 

자신과 자신의 후손을 위해 오랜 시간 묵묵히 

자신의 목소리를 냈고, 행동에 옮겼다고 한다.


이 에세이를 통해 교육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고

진정한 어른의 행동, 그리고 목소리가 가진 힘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어른의 무게와 어른의 책임.

나는 ‘어떤 어른’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까.




수필에 크게 관심이 없던 내가 

처음으로 제대로 읽어본 수필집, <우리 연애할까>

이 수필집을 읽으며 나는 페이지 너머로 따뜻한 위로를 받기도 했고,

공감을 주고받기도 했고, 생각해 보지 못했던 관점을 깨닫기도 했으며

더 알아보고 싶은 정보와 읽어보고 싶은 책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책을 사랑해서 책과 연애하는 기분을 담은 에세이” 라고 

작가는 말한다.

내게는 책을 사랑하는 작가로부터 다양한 책을 소개해준 책이며

동시에 수필에 관심이 없던 내게 

“수필은 이런 글입니다.”라고 알려준 책이었다.


새로운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떤 책이 좋을까 고민될 때, 

남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궁금할 때,

수필은 도대체 어떤 문학일까 궁금할 때

<우리 연애할까>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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