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사피엔스 - 우주의 기원 그리고 인간의 진화
존 핸즈 지음, 김상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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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코스모사피엔스는 우주의 기원부터 인간의 진화까지 현 과학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는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다. 

1부에서는 우주의 기원과 본질을 다루면서 빅뱅이론을 비롯해 다양한 가설들을 파헤치고 모순을 꼬집으며 이야기한다. 각 이론에 대한 내용에 대해 이게 맞다 틀리다를 구분하기에 나는 과학은 문외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이론이 있구나' '이런 모순도 있구나' 정도의 마음으로 읽어내려갔다.

2부에서는 생명의 출현과 진화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다루는데 그가 말하는 생명이란 폐쇄된 개체가 자기 내부나 환경의 변화에 반응하고, 외부로부터 에너지와 물질을 추출하며, 그 에너지와 물질을 자신의 생존을 위한 내적인 활동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 내린다. 화석 기록에 근거하여 보면,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변해가는 패턴을 보이는데 원핵생물에서부터 인류에 이르기까지 살아있는 종은 대체적으로 복잡도가 증가하는 패턴을 보인다. 새로운 종의 출현의 경계선은 명확이 알 수는 없지만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변화(혹은 진화)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협력이라는 결과를 도출한다.

3부에서는 인류의 출현과 진화를 살피는데 여기서 저자는 다른 모든 종과 호모 사피엔스를 구분하는 것은 반성적 사고이며 이는 현대 인류 성인은 뭔가를 알뿐 아니라 자기가 안다는 것을 안다는 점, 그리고 이렇게 의식적 진화를 통해 인류는 철학적 사고와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된 유일한 종으로 결론 내린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위 내용을 아우르는 결론을 내리는데 애초에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우리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단지 지구상에 나타났던 최초의 생명체가 아닌 물질과 에너지의 기원에서부터 우리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에 관해서 과학이 말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이 근본적인 질문을 위해 각종 이론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파헤친 저자의 노력으로 탄생한 <코스모사피엔스>는 정통적인, 그리고 교과서적인 과학책과는 거리가 먼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전문적인 내용이 가득 실려있어 백 퍼센트 이해했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것(혹은 예전에 배웠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정보들), 정설이라고만 생각했던 이론들이 지닌 모순들, 그리고 더 나아가 어떤 집단에서든 경계해야하는 자세와 사고에 대해 일침하는 그의 냉철한 시선을 따라가는 것이 즐거웠다.

다수의 신념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견습 우주론자들을 훈련시키며 누구에게 연구직을 줄지, 어떤 연구에 연구비를 지원할지, 어떤 논문을 출판할지를 결정함으로써 학계에서 권력을 얻게 되면, 그 신념은 제도화된다. 다른 제도적 기관에서 그렇듯 앞길이 막히지 않으려면 현재의 정통 이론에 순응하라는 압력이 커진다. 그 결과 문제에 대한 또 다른 접근법이 제대로 검토되지 못하고, 이론 물리학이자 리 스몰린의 표현대로 "집단사고" 속에서 사고의 혁신은 막혀 버리며 (내가 도달한 결론에 대해 "대다수의 생각은 다르다"라는 식으로 반론을 제기하는 데서 잘 나타나듯), 과학적 진보는 정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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